인문학의 숲 - 세상을 바꾼 인문학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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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인문학 33

 

평단에서 출판한 송용구 교수님의 <인문학의 숲>은 동서양을 뛰어넘은 세기의 명저들에 관한 소개로 이루어져 있다. <인문학의 숲>은 말 그대로 인문학을 조망하고 안내한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속담처럼 매년 쏟아지는 책들과 지금까지 출판된 책은 셀 수도 없을 정도이다책은 우리의 삶은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책을 읽으면 좋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럴 때 고전을 먼저 읽으면 일단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고전은 오랜 시간을 견디고 무수한 사람의 평가를 이겨내고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책이다많은 나라와 교육기관은 독자에게 필독서라는 이름으로 고전에 관한 소개를 한다내가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망설여지면 필독서 목록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스탠퍼드대학교서울대학교 필독서를 바탕으로 우리가 읽어야 할 인문학 고전 도서 목록을 서술하고 있다그중 철학과 사상 분야의 명저사회와 역사 분야의 명저문학 분야의 명저 중 소설과 드라마시 등 네 개 주제로 특히 주목할만하고 세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도서 33권을 엄선했다.

 

철학과 사상 분야에서는 동서양의 사상을 대표하는 도서를 소개한다.

 

동양의 유교 철학을 대표하는 공자의 <논어>, 맹자의 <맹자>, 노자의 <도덕경>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다주목할 만한 점은 동서양의 철학과 사상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서양 철학을 집대성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노자의 <도덕경>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칸트는 동양 철학의 정수인 <도덕경>을 읽고 자신의 철학에 영향을 받았다.

 

노자의 말에 따르면 는 보이지 않는 진리다도는 눈에 보이는 만물을 낳는다도는 만물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근본이다만물은 도에서 태어난다만물은 보이지 않는 도가 밖으로 나타난 가시적 현상이다. (35)

 

칸트의 철학에서는 인간의 이성을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기관은 오성이다칸트는 인간의 오성으로는 사물의 본질인 실체를 인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오성의 힘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즉 실체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현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위대한 사상가들로 다른 사람의 저술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모르고 있던 점을 알게 된다.

 

독일인이 사랑하는 프리드리히 실러의 <빌헬름 텔>은 스위스의 독립정신을 일깨운다주인공 빌헬름 텔은 압제당하는 민중과 나라를 해방하는 투사로 등장한다합스부르크 왕가에서 파견한 총독의 지배에 항거하는 영웅을 그린 작품이다.

 

그의 작품 <환희의 송가>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의 가장 절정에 이른 부분에 합창으로 등장한다베토벤은 실러를 존경했으며 자신이 좀 더 일찍 두각을 나타냈더라면 실러에게 <합창>을 헌정할 수 있었을 것이다베토벤은 <합창>을 완성하고 고인이 된 실러를 대신해 실러의 부인에게 헌정했다고 한다생전에 실러에게 바치지 못한 존경을 부인에게 대신 전했다.

 

 

호메로스가 기원전 9세기 혹은 8세기 지은 작품으로 알려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지금도 수많은 이야기의 원형으로 남아있으며 많은 변형된 버전을 가지고 있다.

 

모든 이야기가 기원전 13세기 청동기에 일어난 사실이란 것은 놀랄만하다이는 우리 역사와 비교해봐도 이런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대단한 것이다호메로스가 만든 <일리아스>라는 세계관은 등장인물의 수많은 외전으로 당대 그리스 작가에게 영감을 준다.

 

제우스는 테티스를 인간과 결혼시키려 한다결혼식이 열리던 날 초대받지 못한 에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고 새긴 황금 사과를 잔칫상에 던지는데 이것은 트로이 전쟁의 씨앗이 된다.

 

헤라아테네아프로디테가 서로 그 사과는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여 인간 중에 제일 미남인 파리스에게 심판받자며 그를 찾아간다파리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건네고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헬레네를 트로이로 데려간다.

하지만 헬레네는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의 동생 메넬레우스의 부인이었다분노한 아테네는 트로이를 침입할 수밖에 없었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 10년 중 마지막 순간을 기록하고 결국 아테네의 신의 뜻에 따라 트로이에 승리한다.

 

목마의 지혜로운 전략으로 트로이 정벌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원정을 마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바닷길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 <오디세이아>이다.

 

이 두 작품은 역사학과 고고학의 발전에도 영향을 주었다독일이 낳은 세계적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들었던 <일리아스이야기에 심취했다거상이 되었던 슐리만은 <일리아스>의 역사적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직접 발굴에 나서 마침내 트로이의 유적 발굴에 성공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역사학자를 꼽으라면 에드워드 카와 아널드 토인비를 떠올리게 된다에드워드 카는 그의 대표적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통해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아널드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란 도전과 응전의 기록이라고 했다.

 

토인비는 괴테의 희곡이자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 <파우스트>에서 도전과 응전이라는 역사 발전의 원리를 발견했다. ‘진리’ 탐구에 매진하려는 파우스트 박사의 의지를 꺾으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도전과 이에 대응하는 파우스트의 응전을 그려낸 <파우스트>의 <천상의 서곡편에서 토인비는 역사 해석의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114)

 

 

우리는 책을 통해 참된 자아를 찾을 수 있다개인적으로도 어린 시절 읽었던 앨빈 토플러의 미래 3부작은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 <3의 물결>을 읽고 다가올 미래 사회의 변화에 놀랐고내가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할지 아무 생각이 없었을 때, <권력 이동>에 등장하는 고도의 과학적 지식과 전문적 기술을 가진 기술관료라는 테크노크랫을 보고 이런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아쉽게도 테크노크랫이 되지는 못했지만책을 통해 어떤 영향을 받은 첫 번째 일이었다.

 

분야별로 저자가 소개하는 인문학 고전의 깊이 있는 해설은 이 책의 장점이다저자는 독일의 시 연구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은 터라 독일 사상과 문학에 관해 깊이 있는 해설이 돋보인다.

 

책을 먼저 읽을지 고민하는 분에게 <인문학의 숲>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명저는 아래와 같습니다.

 

 

1장 철학과 사상 분야의 명저

 

1. 인간다운 인간의 성품인 공자의 <논어>

2. 인의 근본은 인간의 선한 본성 맹자의 <맹자>

3. 자연을 닮아가는 인생 노자의 <도덕경>과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4. 겸손에서 시작되는 진리 탐구의 길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5. 동반자의 길을 걷는 이성과 신앙 블레즈 파스칼의 <팡세>

6. 대화의 소통에서 함께 누리는 자유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2장 사회와 역사 분야의 명저

 

1. 문화의 벽을 허무는 지식인의 리더십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2. 그 어디에도 없지만 그러나 꿈꾸어야 할 세상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3. 역사는 창조의 스승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아널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4. ‘자유의 제단 위에 바친 젊음의 피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5. 자유를 결박하는 욕망의 올무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6. 소통과 상생의 사회, ‘프랙토피아를 향하여 앨빈 토플러의 <3의 물결>과 에른스트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3장 문학 분야의 명저 소설과 드라마

 

1. 압제의 철벽을 넘어 자연의 품으로 프리드리히 실러의 <도적 떼>와 <빌헬름 텔>

2. 무한한 해석의 바다에서 상상의 돛을 올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과 월트 휘트먼의 <풀잎>

3. 인간성의 생명나무를 찾아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와 <신약성경>

4.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인생의 가치 라인홀드 니부어의 눈으로 바라본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5. 모두의 행복을 바라는 자의 절규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의 착한 사람>

6. 알의 껍질을 부수고 성숙의 하늘로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4장 문학 분야의 명저 

 

1. 세대를 초월한 서양의 잠언적 서사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2. 시인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 프리드리히 횔덜린의 <빵과 포도주>와 <독일인의 노래>

3. 시인은 민중의 대변자 하인리히 하이네의 <슐레지엔의 직조공들>과 <시궁쥐들>

4. 정의와 사랑의 변주곡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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