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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 세계사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12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e/reimmagen/IMG_world_history_00_1.jpg)
사랑과 욕망의 포로가 되어 의도치 않게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기상천외한 사람들 이야기
사람과나무사이에서 출판한 호리에 히로키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 세계사>는 28명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을 조망한다.
평소 역사 블로거 히스토리님의 포스트에서 읽었던 인물의 이야기가 다수 포함돼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세계사를 영향을 주었던 사건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흔히 인간은 본성을 잃어버리게 하는 세 가지 요소는 나 자신의 사랑을 위한 것, 돈을 위한 것, 그리고 욕망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중 사랑과 욕망에 관한 내용은 가장 흥미로운 주제다.
‘사랑’과 ‘욕망’은 인생과 역사를 움직이는 톱니바퀴이며 축이다. 톱니바퀴가 정교한 기계를 작동하게 하고, 바퀴 축이 자동차를 달리게 하듯 ‘사랑’과 ‘욕망’은 인생을 움직이고 역사를 추동한다. (4쪽)
어린 시절 즐겨봤던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등장했던 페르센 백작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사랑해 막대한 권력과 재산보다 그녀와 루이 16세의 탈출을 위해 모든 준비를 한다. 그중에서도 사랑과 욕망은 사람의 행위를 결단하는 원동력이 된다. 프랑스대혁명의 종지부를 찍었던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바렌 도주 사건의 자초지종과 앙투아네트를 사랑했던 페르센 백작의 준비와 그를 질투한 루이 16세의 식욕이 탈출을 실패로 만들었다.
사랑과 욕망을 이야기하면 이자벨 아자니가 주연한 영화 <여왕 마고>의 주인공 마고를 빼놓을 수 없다. 마고는 프랑스 왕 앙리 2세와 왕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에게 내재한 ‘음란한 본성’은 십대가 시작하며 꿈틀거렸다고 한다.
마고는 세 살 연상의 기즈 공작과 사랑에 빠지지만, 결혼은 개신교 가문인 나바르 가문의 앙리 드 나바르와 결혼하고 카트린 왕비는 사위가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수많은 위그노파 교도가 파리를 방문했고, 카트린 드 메디시스는 이날을 기회로 ‘성 바돌로매 축일의 학살’을 일으킨다.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가장 참혹한 사건 중 하나로 알려진 학살 사건은 위그노의 복종이 아니라 적대감만 일으켰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사랑과 욕망 세계사>에는 나폴레옹이 유언에 의해 자신의 심장을 보내지만 이를 거절하는 마리 루이즈와의 사랑 이야기, <군주론>의 모델인 체사레 보르지아와 여동생 루크레치아 남매의 사랑 이야기 등 기독교 신앙에 어긋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랑 이야기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벌어진 백년전쟁의 불씨가 된 알리에노르 다키텐 왕비 이야기이다. 다키텐은 1137년 프랑스 왕 루이 7세와 결혼식을 올렸다. 루이 7세는 다키텐의 막대한 재산을 보고 결혼했다. 그가 사랑한 사람은 ‘다른 여자’가 아니라 ‘신’이었다. 결혼생활에 만족할 수 없었던 다키텐은 당시로서는 어려웠던 교황에게 이혼 승인을 받고 결혼 지참금 전액을 돌려받았다. 프랑스 왕국에 합병되었던 그의 영지도 모두 반환되었고 재혼할 수 있는 권리도 얻게 되었다.
그녀가 다시 재혼한 사람은 다름 아닌 영국 왕세자 헨리였다. 영국 왕자 헨리와 혼인한 뒤 다키텐은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여러 명의 왕자에게 프랑스에 있는 자신의 광대한 영토를 상속했다.
이 영지는 훗날 영국과 프랑스 양국이 무려 ‘1세기’에 걸쳐 전쟁을 벌이는 ‘백년전쟁’의 빌미가 되었다.
또 기억할만한 인물은 프랑스 최후의 황후로 불리는 외제니이다. 그녀는 스페인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수많은 귀족 남성의 프러포즈를 거절해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스물두 살이 된 외제니가 파리 엘리제궁에서 만난 루이 나폴레옹은 열아홉 살 연상이었지만 루이 나폴레옹은 노골적으로 그녀에게 접근했다.
외제니는 자신의 순수함을 무기로 루이에게 돌진하자 나폴레옹 3세는 결혼을 승낙했다. 남편 나폴레옹 3세는 여전히 방탕한 생활을 했고, 외제니는 자신의 쓸쓸함을 견디기 위해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왕비에 오른 앙투아네트를 추억하게 된다. 외제니는 자신의 인생을 앙투아네트에게 투영하고 그녀가 썼던 물건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후일 남편 나폴레옹 3세가 폐위되고 제3 공화제가 시작되자 외제니는 여성 참정권 운동에 헌신한다. 지금도 루브르 박물관에서 외제니가 썼던 진품 왕관이 전시 중이다. 212개의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왕관은 프랑스 왕조의 품격을 보여준다.
세계사를 기억하는데 ‘사랑과 욕망’이라는 주제는 언제나 흥미롭다. 사람이 이성을 내려놓고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에 영향을 준 인물을 살펴보는 것은 세계사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준다. 방대한 세계사 흐름 속에서 기억할 만한 28인의 이야기로 세계사의 흥미를 느껴보자.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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