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84
조지 오웰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조지 오웰의 생명을 걸고 증언한 전체주의 : 인간 본성을 말살하는 절대권력의 본질과 위험성을 날카롭게 통찰한 걸작!
우리는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직감하게 되면 필생의 과업에 대해 생각한다. 더욱이 작가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지금 읽고 있는 ‘토지’의 박경리 선생도 일제 강점기의 증언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 암덩어리와 사투를 벌이며 작품을 완성한다.
조지 오웰이 지병인 폐결핵을 악화하고 자신의 생명이 꺼져간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그가 마무리하려는 과업은 전제주의의 위험성을 고발하는 것이다.
그는 1903년 영국의 식민지 버마에서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 영국으로 돌아와 이튼스쿨에 입학하지만, 성적이 우수하지 않았으며 불행한 학교생활을 경험한다. 다른 급우들처럼 부유하지 못했던 오웰은 차별과 멸시, 모욕과 구타로 상처 입었다. 학비 문제로 다시 버마의 경찰공무원으로 지원해 부임한다. 영국 제국주의가 저지르는 무자비한 만행을 목격하고 자신의 그 일원임을 부끄러워했던 오웰은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확인했다.
오웰이 천착한 이데올로기는 민주적 사회주의였다. 무정부주의에도 일시적으로 관심을 가지나 당시에는 온갖 이데올로기가 판을 쳤던 세상이다. 제국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 사회주의, 무정부주의, 군국주의, 전체주의, 독재주의...
오웰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해 프랑코의 파시스트 정권과 싸우는 동안, 전체주의가 가장 위험한 적이라는 걸 확인했다. 자신의 동료들이 공산주의자로 돌변해 사회주의자와 무정부주의자들을 탄압하는 모습을 보고 공산주의와 파시즘이 닮은 점이 많고,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전체주의라는 결론이다.
<1984>는 <동물농장>의 성공으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지만, 아내의 죽음과 자신의 고질병인 폐결핵이 악화하는 가운데 필생의 과업으로 남긴 작품이다.
<1984>년 총 3부와 부록인 신조어 원리로 이루어진다.
1부는 빅브라더가 통제하는 오세아니아, 2부는 오세아니아에 대한 저항과 골드스타인, 3부는 체포 후 빅 브라더에 굴복으로 이루어진다.
주요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39세의 윈스턴 스미스와 사랑하는 여인 줄리아, 그리고 핵심당원인 골드스타인이다.
소설 속 1984년은 세계은 3개의 거대한 제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러시아가 유럽을 병합한 유라시아, 미국이 영국을 지배하고 오세아니아와 다른 국가를 아우르는 오세아니아 지구, 중국과 이하 아시아 국가로 이루어진 동아시아가 세 개의 지구이다.
윈스턴이 사는 곳은 오세아니아 지구의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에어스트립 원’의 중심 도시 런던이다. 정부의 기구는 네 개의 부처로 이루어져 있다. 진실부는 뉴스와 오락, 교육, 예술을 다루고, 평화부는 전쟁을 맡고, 다정부는 법과 질서의 유지를, 복지부는 경제를 담당한다. 부처의 이름은 신조어로 각기 ‘진부’, ‘평부’, ‘다부’, ‘복부’라고 한다.
신조어를 만드는 이유는 어휘를 줄이고 말을 줄여 사고의 확장을 막고 길들이기 좋고 세뇌하기 좋은 국민으로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언어를 통제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로 기록을 조작해 이를 지속해 반복하며 증오와 혐오의 존재로 개인이 가진 욕망을 자라지 않고 감정을 배설하게 한다.
사회 전체는 텔레스크린이 개개인 모두의 사생활과 음성을 지켜보고 녹화한다. 수시로 헬리콥터와 경광등이 비추고 복도와 층계에는 ‘빅 브라더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문구와 함께 까만 눈이 지켜보고 있다. 사상경찰은 언제 누구를 도청하는지 알 수 없다.
윈스턴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빅토리 맨션 7층에 산다. 헤이트 위크를 대비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직장은 300미터나 높이 솟아 있는 피라미드 구조물에 있는 진실부에서 근무한다. 건물 전면에는 당의 3대 슬로건이 적혀있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구속
무지는 능력
윈스턴은 과거의 기록을 조작하는 일을 한다. 기록의 조작은 신조어로 ‘이중사고’라 표현하며 이는 많은 의미를 표현한다.
오세아니아는 현재 유라시아와 오랜 시간 전쟁 중이지만, 4년 전에는 동아시아와 전쟁중이었다. 윈스턴이 기록을 조작해서인지 줄리아는 그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윈스턴은 빅브라더가 통제하는 오세아니아의 모순에 의구심을 가진다.
의구심을 가지고 처음으로 일탈된 사고를 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일기의 작성이다.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줄리아가 전하는 메모를 보고 그는 당황한다. 메모에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윈스턴은 아내 캐서린과 이혼을 원하지만, 당에서는 별거를 강요한다. 줄리아와의 밀회를 즐기며 그녀가 다른 당원과 본능에 충실한 행동을 해왔다는 사실에 윈스턴은 빅 브라더의 대해 적극적으로 의심한다.
윈스턴은 오브라이언을 통해 골드스타인의 책자를 소개받는다. 책 제목은 <소수 집단주의의 이론과 실제>이며, 윈스턴이 믿었던 오브라이언은 실은 사상경찰이었다.
오브라이언은 윈스턴은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윈스턴을 고문하고 때로는 친절하게 이야기하며 그를 설득한다. 손가락을 네 개를 펴고 이것은 다섯 개라고 강요한다.
예전 전체 정치 시절의 명령은 ‘하지 말라’였네. 전체주의의 명령은 ‘해야 한다’였지. 우리가 내리는 명령은 ‘그렇게 되거라’라는 것일세. 우리가 이곳에 데려온 어떤 사람도 우리에게 맞서지 못하네. (390쪽)
논란이 많은 결론은 윈스턴의 꿈 속의 장면을 묘사한다.
그는 다정부로 돌아왔고 모든 일을 용서받았고 영혼은 눈처럼 순결했다. 그는 공개 재판 피고석에서 모든 것을 자백하고 모든 사람을 연루시켰다. 오래도고 바라던 총알이 그의 머릿속을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여기까지 웨이터가 술을 가지고 오는 동안 윈스턴의 꿈이다.
골스스타인이 손가락에 대한 진술은 윈스턴이 받아들이지만, 결코 그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은 빅 브라더에 대한 증오이다.
마지막 문장인 “그는 자신과의 쌍무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는 빅 브라더에 완전히 세뇌된 윈스턴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비단 전체주의가 아니더라도 무수한 세뇌를 경험한다. 작게는 다단계 업체에서 매일 외치는 구호속에 긴가민가하는 일상이 지속되면 우리는 세뇌되고, 매일 듣는 정치 선전을 지속해 접하면 긴가민가 하면서 어느새 자신의 두뇌는 세뇌당한다.
거시적으로는 국가가 전략적으로 국민을 세뇌한다. 가까운 일본의 역사 정책, 가장 대표적으로는 북한 주민과 동구권에서 생활한 국민은 세뇌당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1984>를 관통하는 마지막 문장은 전제주의 노선과 개인에 대한 탄압과 고문, 당근과 채찍을 지속해서 주입하면 결국 세뇌당하는 개인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오웰은 죽기 얼만 전 병상에서 가진 BBC와의 인터뷰 영상에서 현재 세계가 빠져들고 있는 위험에 대해 경고하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들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빅 브라더의 전체주의가 이름을 달리할 뿐 현재에도 주효한 문제라는 점이다. 세계가 극찬하는 조지 오웰의 생명과 같은 작품 <1984>를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984 #조지오웰 #한기찬 #소담출판사 #디스토피아 #세계문학 #영미문학 #빅브라더 #책좋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