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이준구.강호성 엮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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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조선의 상도商道를 만난다

 

스타북스에서 출판한 이준구 교수님강호성 작가님의 <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는 조선의 부자를 다룬다역사를 주제별로 파악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조선의 부자를 주제로 살펴보는 일은 더 흥미롭다아무래도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기 힘든 신분제 사회였고책에서 소개하는 부자들은 다양한 신분 출신이기에 이들의 성공담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심지어 여성으로 부를 일궈 사회에 환원한 최송설당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홍순언이다그는 중국말을 잘해 통역관으로 뽑혀 선조 초년에 사신의 일원으로 중국에 갔다그는 북경 인근 통주의 기생집에서 한 여인을 만난다그녀는 부모가 모두 염병에 걸려 사망했으나고향으로 장사지낼 돈이 없어 몸을 판다는 것이었다.

 

                 Photo by SingSing Wade Kim on Unsplash

 

홍순언을 이에 아무 말 없이 필요한 돈을 주고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그녀는 성명을 알려줄 것을 청하고 헤어진다.

후일 조선에서는 명나라와 종계변무라는 외교적 현안이 문제였다명나라 <태조실록>에 조선 국왕 이성계는 고려 권간 이인임의 아들이다.’라고 적혀 있는 것이었다.

 

이인임은 고려 시대 권세를 휘두른 간신이었고이를 바로잡기 위해 여러 차례 사신을 보냈으나 명나라를 실록을 고칠 수 없다고 버티던 참이었다마침 명나라 예부시랑 석성은 홍순언에게 이를 도와줄 것을 다짐했다알고 보니 홍순언이 도와주었던 여인이 석성의 아내였다.

 

사람들은 홍순언이 사는 동네를 보은단동이라 불렀다이를 한자어로 바꾼 이름은 미동이 되었고 오늘날 서울 을지로 1가와 남대문로 1가에 걸쳐 있다.

 

 

             Photo by Crystal Jo on Unsplash

 

조선 시대 거상을 대표하는 인물은 거상 임상옥이다우리에게는 최인호 작가님의 상도와 MBC 드라마 상도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임상옥은 IMF로 기업인에 대한 실망과 실의에 빠진 국민을 위해 참다운 부자를 조선 시대에서 찾았고 그가 인삼 무역상 임상옥이다.

그는 조선 23대 임금 순조 시절 활약한 상인인데당시 조선의 상권은 국경지대 세 곳에서 좌우되었다쓰시마의 일본 장삿배를 상대하던 동래 왜관여진족의 담비 가죽을 사들이던 회령경성지대 그리고 조선과 청나라 사이 밀무역 시장인 책문후시를 들락거리던 의주 지방이다.

 

이 중 최고는 천하의 중원 한복판이라는 중국 비단을 상대로 했던 의주 상인이다임상옥은 아버지 임봉핵을 따라 인삼 보따리를 지고 연경으로 장삿길을 밟았다.

 

임상옥은 홍경래보다 한 살 위였고두 사람을 서로 만날 수밖에 없었다홍경래는 군자금이 필요했고그는 임상옥의 집에 변장하여 들어가 서생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임상옥은 홍경래가 범상치 않음을 알아보고 당신의 그릇이 커서 우리 집의 서생이 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상옥은 순조 시절최고의 권력가인 이조판서 박종경의 후원을 입고 있었다박종경은 순조의 외삼촌으로 순조의 친모인 수빈 박 씨의 오라비였다순조 초기 정순왕후의 수렴청정과 김조순의 딸과 혼인으로 김조순의 권력이 정점에 있었고친정을 한 이후 조만영이 딸을 세자빈으로 맞아서 풍양조씨 일가를 중용한다.

 

박종경이 상이 났을 때임상옥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를 위해 5,000냥의 부의금을 주어 박종경을 놀라게 한다후일 박종경은 그에게 인삼 무역을 독점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그러므로 홍경래의 반란군과 정부군 측이 임상옥은 다른 길을 걸었다.

 

임상옥의 인삼 독점권을 바탕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베이징 상인들이 불매동맹을 펼쳐 인삼값을 낮추려 했을 때 이에 그는 가지고 간 인삼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하여 원가의 10배로 팔았다.

 

임상옥은 곽산 군수가 되었다고 홍수로 의주 백성들이 죽을 지경에 이르자 많은 곡식을 내놓아 수재민을 구제했다.

 

 

조선 부자를 대표하는 집안은 경주 최부자 댁이다최부자는 조선 초 최진립이 가문이 경주 최씨 가문이 17세기 초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약 300년 동안 부를 이어온 집안이다. 12대로 집안의 가훈인 육연을 지켜 부를 쌓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대표적인 집안이다.

 

최부잣집에는 진사 이상의 벼슬을 금했고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라고 했다찾아오는 과객은 후하게 대접하고흉년에 남의 논을 사들이지 못 하게 했다며느리는 3년 동안 무명옷을 입고 사방 100리 안에 굶어서 죽는 사람이 없게 했다.

 

12대 최부자 최준은 한일합병조약이 되면서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백산무역 주식회사를 세워 안희제와 운영하며 임시정부 재정부장을 맡아 독립운동 자금줄 역할을 했으며해방 후엔 전 재산을 털어 대구대학과 계림학숙을 세웠다.

 

경주에 가게 되면 경주 최부잣집을 방문할 수 있다백산 안희제 선생이 설립한 백산상회는 후일 영남지역의 지주들이 최준윤현태의 주도로 모여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하는 백산무역 주식회사로 중요한 곳이 되었다백산상회는 현재 남포동에 백산기념관으로 재탄생해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는 개인 소유의 선박을 가지고 있던 해상왕 최봉준오산학교와 종로 태극서관를 설립하고 놋그릇과 유기회사를 운영한 이승훈명월관의 주인 안순환조선 최초의 백화점인 동아백화점을 설립한 최남과 같이 조선 시대 부를 일군 이들이 행적과 당시 사회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경주 최부잣집의 가훈인 육연六然을 살펴보자.

 

첫째자처초연 自處超然스스로 고요하고 초연하게 살아라.

둘째대인애연 對人靄然남에게는 항상 온화하게 대해라.

셋째무사징연 無事澄然일이 없을 때는 맑고 투명하게 지내라.

넷째유사감연 有事敢然결정할 때는 과감하게 실행하라.

다섯째득의담연 得意淡然뜻을 이뤘다면 담담하게 행동하라.

여섯째실의태연 失意泰然뜻을 잃어도 태연하게 행동하라.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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