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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토템과 터부 ㅣ 미래지식 인문 고전 1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원당희 옮김 / 미래지식 / 2021년 12월
평점 :
미개인과 신경증 한자의 영적 생활에서 몇 가지 일치점
미래지식에서 출판한 지그문트 프로이트 박사의 <토템과 터부>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완성하는데 청사진이 되는 4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토템과 터부>(1912~1913)는 1912년에 창간한 잡지 <이마고>에 발표한 네 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진다. 네 편의 논문은 <근친상간 기피 현상>, <터부와 감정 사이의 양가성>, <애니미즘, 주술과 생각의 만능>, <토테미즘의 유아기적 회귀>이다. 230페이지 분량의 짧은 책에 네 편의 논문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거로 기대했는데 프로이트 박사의 사상 체계는 심오했다.
음… <토템과 터부>는 프로이트 박사의 <꿈의 해석>과 <정신분석학 입문>의 중간 역할을 하는 책이라 두 편 중 한 편이라도 읽었더라면 더 이해가 쉬웠을텐데, 기회가 닿으면 <꿈의 해석>과 <정신분석학 입문>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Photo by Ryan Stone on Unsplash
이 책을 저술한 당시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 체계를 정립했으나, 좀더 구체적인 사례로 자신의 이론을 완성하고자 했다. 자신이 후계자로 믿었던 칼 융의 이탈과 그의 이론인 <리비도의 변화와 상징>에 대해 완벽한 이론으로 우세를 점하고 싶었던 마음이었으리라.
19세기 무의식을 강조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매료된 칼 융은 그를 찾아가 13시간의 대담을 통해 프로이트의 인간 기저의 무의식 이론을 공감한다.
시간이 지나 융은 프로이트의 이론들 중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생기는데, 유아도 성욕을 느낀다는 유아 성욕론과 모든 무의식의 기저에는 성 충동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스승과 제자는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융은 정신분석학회를 탈퇴하고 분석심리학회를 설립한다.
나 역시 평소 프로이트 박사가 말하는 성인의 우울증과 성격을 좌우하는 어린 시절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기인하는 어린시절 성적인 행동의 영향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린 시절의 성적인 행동이 성인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공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프로이트 박사는 신경증 환자와 원시 부족인 미개인의 성향에서 일치하는 점을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직접 원시 부족을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고 해당 부족에 체류하며 그들의 습성과 사회생활을 관찰한 도서를 보고 자신의 연구를 지속한다.
첫 번째 논문인 <근친상간 기피 현상>은 근친상간 금지와 족외혼에 관하여 다루면서 궁극적으로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대한 인류학적 증거를 찾으려고 한다. (5쪽)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시 부족 중 같은 토템을 섬기는 사람은 서로 성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서로 결혼해서도 안 된다는 규칙이다.
토테미즘에 따른 터부는 오늘날 강박신경증 환자의 접촉 기피나 정화로서의 씻기 행위와 유사성을 지닌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주장이다.
두 번째 논문인 <터부와 감정 사이의 양가성>은 터부와 강박신경증을 구체적으로 비교한다.
우리에게는 금지라는 의미로 잘 알려진 터부는 한편으로는 ‘신성한’이라는 의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무시무시한, 위험한, 금지된, 부정한’이라는 의미이다. 터부의 의미는 상반되는 양가성을 가지고 있다.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터부 금기는 토테미즘의 두 가지 기본 법칙이다. 즉, 토템 동물은 죽여서는 안 되고, 같은 토템을 섬기는 종족의 이성과는 성관계를 피해야 한다. (59쪽)
강박신경증 환자에게는 어떤 특정한 사람에 대한 감각적 애착이 강렬할 영우 애틋한 사랑의 배후에 무의식적 적대성이 엿보인다. 미개인의 죽은 자에 대한 터부는 강력하게 작동하지만, 죽은 자의 애도에는 적대성이 숨겨져 있다.
Photo by Mohamed Nohassi on Unsplash
세 번째 논문인 <애니미즘, 주술과 생각의 만능>은 원시 미개인과 신경증 환자에게 쉽게 나타나고 우리도 흔히 접할수 있는 현상이다. 생각의 만능을 믿는 미개인들의 경향은 정신분석적으로는 나르시시즘의 단계에 해당하고, 생각의 만능을 신에게 양도하는 단계는 종교적인 단계에 해당한다.
네 번째 논문인 <토테미즘의 유아기적 회귀>는 인간의 문화가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해 왔는지를 설명한다. 토테미즘 아래에서의 족외혼은 현대의 가족 구성원이 가지는 공동체에 대한 결속보다 강했다.
프로이트 박사의 결론은 종교, 윤리, 사회와 예술의 시초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로 결론짓는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모든 신경증의 핵심을 형성한다는 정신분석학의 확증과도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프로이트 박사는 판단했다.
현대인에게 가장 커다란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사상가 중 한 명인 프로이트 박사의 정신세계를 탐험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토템’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는 구성원의 공유와 결합으로 나타나고, ‘터부’의 의미도 금기보다 신성한 의미의 적대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인간성의 본질을 규명하는 새로운 시각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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