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혜남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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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포르체에서 출판한 김혜남 선생님의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과거 지병이 생기기 전 영화를 보며 분석한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물론 최근의 영화도 있지만올해로 발병한 지 20년이 지나다 보니 다루고 있는 영화는 90년대 2000년대 영화가 많이 있다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선생이 분석한 영화의 내용을 보며 그 영화가 담고 있는 영화가 그런 내용인지 새롭게 알게 된 작품이 많았다.

 

영화라는 매체가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의 정도는 다양하고 작가와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내용도 다를 수밖에 없다.

 

김혜남 선생님은 뭐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대표하는 분이기에 영화를 보면서도 환자를 대하듯 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Photo by Samuel Regan-Asante on Unsplash

 

일례로 가위손의 손이 상징하는 것은 성적 상징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소년의 발달과정이 미숙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한다저자가 설명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기인한 남성성의 상징이 덜 자란 모습이란 사실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정신분석학을 집대성한 프로이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사람의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나는 이게 어느 정도 늘 궁금했다이런 관점은 정신분석학과 분석심리학의 파생되는 원인 중 하나라고 하니 프로이트의 이론이 궁금하다.

 

 

김혜남 선생은 우리에게 <서른 살 심리학에게 묻다>, <오늘을 산다는 것>,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라는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상처받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많은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그런 그녀에게도 루게릭병이라는 치유하기 힘든 병이 40대 초반에 찾아와 미국으로 유학을 하러 갈 예정이었지만공부를 포기하고 대신 선택한 길이 자신의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고 한다.

 

의사가 가장 멋있어 보일 때는 자신의 지식으로 다른 이에게 도움을 줄 때이다그런 점에서 이제는 현장에서 진료하는 것도 은퇴하시고글을 쓰는 것도 손이 떨려 더는 집필도 할 수 없다고 선언한 선생의 마지막 선물이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는 작품이다.

 

요즘은 우리나라 지성인이라고 불리던 분들의 지병 소식과 건강으로 절필하게 된 소식을 접할 때면 가슴이 저려온다.

 

영화를 보면서도 그녀는 인간 본질의 심리학적 요소를 등장인물을 통해 파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Photo by Jakob Owens on Unsplash

 

몇 년 전 선생의 인터뷰에서 기억에 남은 구절이 있다.

 

현재는 조금 불편할 뿐이고미래는 조금 불확실할 뿐인데 미래의 일로 현재를 망칠 필요는 없다.”

 

현재의 나를 감사하고 현재를 즐겨라

 

우리는 모두 지금 이 순간 가장 빛나고 있는 존재이다.”

 

<귀여운 여인>의 백만장자 루이스는 거리의 여인 비비안을 만나 그녀를 우아한 귀부인으로 탈바꿈시킨 후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27그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상대를 지배하고 소유하려는 사랑을 보여준다이는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에서 유사한 성향을 찾을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우울증에서의 구강-가학적 환상이 잘 묘사된 작품이라고 한다우울증은 구강기적 증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우울증에서의 리비도는 구강-가학적 시기로 퇴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즉 생후 첫 1~2년 동안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가 문제가 있을 경우아이가 구강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고착될 수 있다고 한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매그놀리아>는 소년이 어머니와 밀착되었기 때문에자신의 오이디푸스 적 욕망 때문에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해 오히려 어머니를 증오한다그는 모든 여자의 인간성은 무시하고진실한 인간관계를 회피하며모든 여자는 단지 정복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 레터>는 과거에 갇혀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히로코는 죽은 약혼자의 기억에 갇혀 현실에 안착하지 못한다여자 이츠키는 아버지의 죽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물이다주목할 점은 3주기를 지내는 일본의 제례 문화다그들은 아무도 슬퍼하거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감정을 절제하고 슬픔을 삭히는 것이 일본 고유의 문화인지 궁금하다또한 일본의 제사 문화도 우리와 비슷한지 늘 궁금한 터였다.

 

두 노인의 죽기 전 남은 시간을 보내는 로브 라이너의 <버킷리스트>는 죽음을 대하는 태도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던진다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의 감정의 변화를 포착한 샘 멘데스의 <아메리칸 뷰티>, 부부의 성적 판타지를 다룬 영화 스탠리 큐브릭의 <아이즈 와이드 샷>에 관한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영화에 관한 색다른 분석으로 우리 내면의 상처와 고통을 위로하는 김혜남 선생의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제목 자체가 많은 시사할 점을 던진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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