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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와 시장의 본질
배민 지음 / 지식발전소 / 2021년 11월
평점 :
개인주의의 개념과 역사를 집단주의를 통해 알아보자.
지식발전소에서 출판한 배민 선생님의 <개인주의와 시장의 본질>은 개인주의를 조망하고 있다. 서구 중심의 개인주의는 다소 이기적이라는 평가와 공동체의 구성하는 타인에 무관심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배민 선생님은 연세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공중보건의사로 3년간 복무했다. 그 후 다시 홍익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한 후 서울 숭의여자고등학교 역사교사로 현재까지 일해오고 있다. 2014년에 서울대학교에서 인문의학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14~2018년 영국 유학으로 UNIVERSITY OF ST ANDREWS에서 근대사 전공 박사과정을 했으며, 논문 내용 중 핵심 챕터는 2020년 영국 ROUTLEDGE 출판사의 연구 단행본 〈IN PURSUIT OF HEALTHY ENVIRONMENTS〉에 출간되었다. 최근 1년여간 국내 다양한 매체에 한국 사회의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관한 다수의 칼럼과 기고문들을 자유롭게 써오고 있다.
[ 개인주의와 시장의 본질 책날개 중 ]
저자의 이력 중 의료계와 역사를 전공하고 역사 교사로 일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의료계, 교육계에 몸담고 있어 저자는 이들 분야에서 개인주의가 현재 처한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현대 개인주의의 역사가 너무도 짧다는 점과 오늘과 같이 개인이 자유를 누리고 사적 소유권을 확보하기까지 수많은 철학자, 정치가, 경제학자가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뜻밖이었다.
최근 한국 사회가 보이는 국가의 역할이 늘어난다는 점은 누군가가 나를 보호하고 책임져 준다는 것은 나의 권리와 자유가 그만큼 이양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안전과 보호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
개인주의는 당신이 조련된 말의 인생을 살아서도 안 되지만, 자유롭게 풀을 뜯는 야생 속 얼룩말의 삶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는 사상도 결코 아니다. 개인주의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필수적이다. 사자처럼 얼룩말을 잡아먹지도 않고 얼룩말처럼 사자에게 잡아먹히지도 않으며, 대신 사자에게 사자가 원하는 것을 돈을 받고 팔고 얼룩말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9쪽)
개인주의는 나와 다른 선호와 인격을 가진 타인을 존중하는 것의 의미한다. 개인주의는 시장과 책임 및 권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자유는 그러한 과정의 결과이다.
저자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천착하고, 이 두 이데올로기가 인간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활용되는 일종의 생각 전략이라고 판단한다. 이 책은 개인주의를 철학적, 경제적, 역사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대단히 의미 있는 도서이다.
개인주의가 주요 사상으로 떠오른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저자는 철학자를 통한 개인주의의 정립과 발전이 시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확인한다.
인식론, 존재론, 규범론적인 개인주의를 알아보자.
인식론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 논리적인가 아닌가를 판단해 나가는 것이다.
존재론적 개인주의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가 개인을 중심으로 해석된다.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개인만이 실재하는 것이고 사회는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다.
규범론적 개인주의는 실재하는 존재는 사회가 아닌 개인이라고 보는 존재론적 개인주의의 연장선상에서 사회의 모든 개인을 가치 판단의 중심에 둔다.
서구의 근대 정치사에서 개인주의 개념과 정치 철학적으로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은 자유주의다. 자유주의 원리는 민주주의 제도와 19세기에 결합하여 현대 자유민주주의로 이어져 오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개인의 자유로운 시장의 원리 속에서 개인주의가 구현될 때 진정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유민주주의는 일종의 혼합된 개념인데, 이를 구성하는 두 부분인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반드시 병행되지는 않는다. 사실 이 두 개념은 종종 상충한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국가권력의 법적 제약의 원칙을 일컫지만, 민주주의는 평민 주권과 다수의 통치 원칙에 따른다. 국가 지도자가 국민투표를 통해 공직을 확보하면 민주주의이지만, 법치와 정부의 권력에 대한 입헌적인 견제가 부재한 예도 있다. 이를 “비자유적 민주주의 (illiberal democracy)”라고 일컫는다.
그리고 오늘날 이러한 형태의 정권은 러시아, 이집트, 터키 같은 나라들에서 발견된다. 역으로 국가가 자유주의적 특성인 법치와 입헌주의를 지녔지만, 후보자들이 선거를 통해 서로 경쟁하는 민주주의가 부재한 예도 있다. 싱가포르가 바로 이러한 유형으로 기울어 있다.
그러나 근대시대에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적어도 최근까지는 병행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공화정”이라는 명칭이 붙든 아니면 “자유민주주의"라는 명칭이 붙든 상관없이 이러한 정치체들은 대의민주주의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국가의 힘을 제한하는 제도 간의 균형을 모색한다.
개인주의가 지금은 사회적으로 매우 보편적이고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의외로 이 단어의 역사는 짧다. 개인주의는 유럽에서 19세기 전반에서야 용어가 비로소 만들어지고 대중적으로 사용되었다. 세계사적으로 볼 때 200여 년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개인이 인격성에 대해 자각한 것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끝난 17, 18세기에 들어서고 변화를 맞이한다. 개인은 자신에게 속한 재산, 자신의 신체와 건강, 더 나아가 자기 생각에 관해 관심을 기울인다.
개인은 경제적 소유권에 관심을 가졌고, 상업자본의 발전은 자본가들이 재산권에 대한 보장을 강렬히 원하게 했다. 프랑스 혁명은 개인의 사적 소유권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가장 극렬하게 분출된 사건이다.
역사적으로 근대에서 현재에 이르는 개인주의에 대항하는 민족주의와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개인주의와 시장의 본질>은 우리가 잊고 지낸 개인주의의 정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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