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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 낯선 곳에서 생각에 중독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e/reimmagen/IMG_inmun_traverller_00.jpg)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잔잔한 사유가 등대의 불빛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쌤앤파커스에서 출판한 김경한 대표님의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는 유럽, 미국, 아시아 곳곳의 대표 도시와 숨겨진 지역의 인문 이야기를 소개한다. 코로나 시국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많은 사람에게 저자가 소개하는 여행지의 역사 이야기와 인문 이야기는 현지 가이드에게 소개를 듣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저자인 김경한 대표님은 오랫동안 각종 현장을 누빈 언론인이다. 그동안 MBC 기자, CBS 국제부장, YTN 경제부장과 뉴스앵커, 이코노믹리뷰 편집국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컨슈머타임스≫ 대표이며 한화자산운용 사외이사, 한국메세나협회 감사, 미래에셋생명 이사회 의장, LG하우시스 경영위원, 서울여대 언론정보학과 겸임교수 등을 거쳐 지금은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이사, IBK투자증권 감사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 책날개 중 ]
그의 취재 철학은 현장에 가보지 않고는 글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능하다면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기록으로 남겼기 때문에 저자는 50개국에 발자국을 남겼고, 특히 가까운 일본에 다수의 여행으로 남긴 글들은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1부 유럽 미국 인문 기행은 영국의 항구 도시 리버풀에서 시작한다. 나에게는 축구팀 ‘리버풀’로 각인된 도시지만 많은 이들에게 리버풀은 비틀스의 도시다. 세계 음반 시장의 기록을 세운 전설의 그룹 비틀스는 리버풀의 동굴 같은 지하 펍에서 활동했던 4명의 10대 소년들이었다.
그룹에 해체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들의 노래는 세계인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r/e/reimmagen/IMG_inmun_traverller_01.jpg)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을 세계에 알린 사람은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 사무엘 베케트와 ‘더블린 사람들’의 제임스 조이스다. 부조리극을 대표하는 ‘고도를 기다리며’는 고도가 누구인지에 관한 격렬한 논쟁을 남긴 채 베케트는 고도가 누구인지 알고 싶으면 등장인물에 물어보라는 말로 영원한 미스터리를 남겼다.
22살의 청년 시절 더블린을 떠난 조이스는 더블린의 모든 것이 싫었다. 기숙학교, 선생의 회초리, 무능한 아버지, 더블린은 그를 옥죄는 그물이었다. 조이스는 더블린을 떠난 37년간 망명객으로 살았고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율리시스’라는 더블린 3부작으로 더블린을 세계에 알렸다.
포르투갈은 이베리아반도 서쪽 끝의 작은 나라다.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여왕이 이슬람 세력을 몰아낸 레콩키스타 과정에서 어렵게 독립했다. 포르투갈이 나아갈 방향은 대서양이 있는 서쪽에 있었다.
주앙 1세의 셋째 아들 엔히크 왕자는 유럽대륙의 땅끝 사그레스에서 항해학교를 세우고 인재를 끌어모았다. 그는 범선을 만들어 대양에 대한 인간의 첫 도전장을 던졌다.
리스본의 벨렝지구에는 53m 높이의 <발견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발견기념비는 엔히크 왕자 서거 500주년을 기념해 1960년에 세워졌다. 저자는 제일 앞에 자리한 엔히크 왕자를 시작으로 주요 인사 16명이 있다.
그는 ‘장미의 이름’으로 잘 알려진 멜크 수도원과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가 살아 숨 쉬는 크레타섬, 프란츠 카프카가 사랑한 보헤미안의 도시 체스키크룸로프를 소개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율 브리너와 조선과의 인연이다. ‘왕과 나’의 주연배우 율 브리너의 아버지 보리스 브리너는 광산업자였다. 보리스는 대한제국의 벌목권을 따낸 사업가였다. 큰돈을 벌었지만 부부는 이별했고, 율 브리너는 외할머니를 따라 연해주로 갔다. 연해주 한인들이 일본압제에 맞서 싸울 때 조선인들과 섞여 그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미국은 연방 정부를 설계한 알렉산더 해밀턴과 현대를 거부하고 18세기를 고집하는 아미시, 위대한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링컨 대통령을 소개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곳은 금각사, 철학자의 길과 윤동주 시인에 관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윤동주는 한글 사용이 금지된 식민지 시대에 한글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갔다. 교토의 관할 재판소가 후쿠오카였기에 그곳 형무소에 수감되었고 1946년 옥사했다. 규슈대학 부속병원은 당시 조선인 수형자들에게 약물 주사 실험을 여러번 자행했고 그 때문에 시은은 절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동주 시인의 시비는 교토 도시샤 대학 교정에 차가운 비석으로 남았다.
저자의 인문학 이야기와 함께하는 여행지에서 색다른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일본을 대표하는 츠타야 서점,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의 오키나와에 얽인 이야기, 지구라고는 믿기 힘든 계림 산수, 지금 읽고 있는 열하일기의 기착지 베이징, 서도역에서 불타오르는 혼불 등이 다채롭다.
진시황의 불로초를 찾기 위해 떠난 서복이 머물렀던 곳은 우리나라의 제주도, 대만, 일본의 사가현 세 곳이다. 특히 정방폭포에는 추사 김정희 선생이 발견한 서불이 다녀갔다는 한자 표시가 있어 중국 관광객에게 서복공원은 필수 관광지라고 한다. 진나라 서복의 함대가 출발한 곳이 지금의 저장성 닝보여서 저장성 공산당 서기를 지닌 시진핑 주석은 서복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한국의 고위급 인사를 만나면 서복 이야기를 꺼내며 건배를 제의한다고 한다.
우리가 생활하는 곳에는 역사와 함께 인문학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여행지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여행하고 싶은 분에게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를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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