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작가의 첫 책
토머스 울프 지음, 임선근 옮김 / 걷는책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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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니어스>를 본 사람은 주드 로가 연기한 천재 작가 토머스 울프의 모습이 기억날 것이다. ‘작가란 어떤 사람인가?’ 그들은 지식 노동자이다어느 날 뚝뚝하고 글이 써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 토머스 울프가 남긴 자전적인 소설 <무명작가의 첫 책>의 영어 제목은 ‘The Autobiography of an American Novelist’이다난 당연하게 이 책이 자서전이라 생각하고 이야기를 따라갔다자서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울프는 자신이 첫 소설을 출간하고 나서의 자신의 경험하는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

 

이 책은 두 편의 소설과 그의 첫 번째 소설 <천사여고향을 보라>의 서문을 싣고 있다.

 

첫 번째 소설이 어떤 장편소설 이야기이고두 번째 소설은 글쓰기살아내기이다그는 프랑스에 여행하는 2년 밤 동안 고향에 대해 조국에 대해 제 생각을 쏟아내고 35만 단어의 원고를 가지고 귀국한다. 200자 원고지 기준으로 5,000매 이상이라고 하니 실로 방대한 양이다귀국 후 여러 출판사에 출간을 의뢰했지만어느 곳도 그의 원고를 검토하지 않았다.

 

당시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의 편집을 맡아 유명 작가로 만들었던 스크리브너의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는 울프의 원고에서 뛰어난 작품이 될 거라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문제는 방대한 원고를 잘라내고 걷어내는 과정이다두 사람은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성격과 작업 방식은 판이하다.

 

울프는 퍼킨스를 교활한 여우라 여긴다.

 

교활한 중에 어쩌면 그리 순진하고순진한 중에 어쩌면 그토록 교활한지어찌나 영악하면서도 솔직하고 영악하고도 솔직한지매사에 얼마나 별스럽게 기만적인지너무나도 별스럽게 기만적인 와중에도 얼마나 단도직입적인지! (198)

 

퍼킨스는 원고의 가치를 알아보고 처음 만난 자리에서 계약금 500달러짜리 수표와 계약서를 작성한다두 사람의 여정이 시작하는 순간이다울프는 첫 번째 소설 <천사여고향을 보라>을 출간하고 문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이후 사람들은 그의 다음 작품은 언제 나오는지 당연한 듯 물어보고 평론가는 그의 작품에 비평을 가한다특히 고향 사람은 그를 배신자로 여긴다울프의 작품의 자전적 경험을 녹여내었기 때문에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건의 관련자와 고향 사람은 그를 비난했다.

 

이 책은 그러한 순간에 자신의 느낌을 쏟아낸 글이다프랑스에 있는 동안 제임스 조이스마르셀 프루스트의 영향으로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집필한 소설은 그의 자서전이라 해도 무방하다.

 

그는 조사와 탐구에 오랜 시간을 보내며 한 작품을 출간하기까지 실제로 겪어내야 하는 온갖 일과 저질렀던 실수와 실패와 성공에 대해 독자를 위해 기록을 바탕으로 소설로 남겼다.

 

1924년 떠난 첫 유럽 여행에서 런던 체류 중이던 1926년에 처음으로 커다란 장부책에다 어떤 작정도 계획도 없이’ 몇 달 동안 밤낮으로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머릿속에 있는 것들은 쏟아내는 특유의 화법은 조이스보다 친절하다나에게는 늘 걸리는 조이스프루스트……이번에도 마주한다.

 

울프는 소설가란 노동자라 생각한다어찌 보면 스티븐 킹이나 무라카미 하루키를 보아도 작가는 노동자라는 말은 작가라는 직업의 특성을 한마디로 표현한다소설을 읽는 동안 영화 지니어스의 주드 로의 모습이 재연되어 왜 그렇게 연기를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토머스 울프는 이렇게 말한다.

 

실은 내가 책을 썼다고 말할 수도 없다내 책은 한마디 한마디한 줄 한 줄한 챕터 한 챕터 써 내려간 책이 아니다화산의 분화구에서 용암이 분출하듯이 나에게서 터져 나왔다단어들이 천 단위가 아니라 백만 단위로 저절로 구축되어 갔다작업이 나를 휘어잡고 지배했으며 내가 작업을 다 마치기 전에다시 말해 내가 마침내 첫 완성본을 탈고하기 전에 그것이 스스로 완성되었던 것만 같다. (52)

 

내가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생각핵심적인 이야기는 처음부터 변함이 없었다절망과 회의로 허우적거릴 때도 내 신념을 굳게 다지기 위해 상기하곤 했던 그 핵심적 이야기는 이것이다사람이 살면서 가장 절실하게 추구하는 것어쨌든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버지 찾기단지 육신의 아버지나 어린 시절에 잃어버린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의 필요와 무관한자신의 배고픔보다 중요한자기 인생의 신념이나 힘과 결합시킬 수 있는 힘과 지혜의 상징으로서 아버지 찾기라는 것. (55)

 

격동의 20세기를 살아낸 울프는 잃어버린 세대. 1차 대전을 경험했고대공황으로 나라 경제가 폭망하고 주위에 실업의 여파가 미치는 걸 보았다그는 국민에게 문학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전하고 싶었다.

우리가 이제껏 우리 삶을 바쳐야만 했던 투쟁의 본질이다천태만상의 미국야만적 폭력과 밀집한 복합성의 이 군중의 삶으로부터이 땅과 우리의 삶이라는 독특하고도 유일한 재료로부터 우리는 우리 삶의 동력과 에너지를우리 고유의 명확한 표현법을우리의 문학을 끌어내야 한다. (106)

 

울프는 20세기 미국 문학에서 서정적이고 세련된 문장으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다그가 38세라는 젊은 나이에 뇌종양으로 사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그의 방대한 원고는 이후 다른 편집자에 의해 울프의 이름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불꽃 같은 천재 작가 토머스 울프의 작품을 위대한 작가가 그렇듯 잭 케루악필립 로스와 같은 후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토머스 울프의 작품과 그의 생각을 만나고 싶은 분에게 <무명작가의 첫 잭>을 소개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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