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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이집트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작가 안드레 애치먼의 어린 시절 회고록
오늘 소개할 책은 잔에서 출판한 안드레 애치먼 지은이, 정지현 옮긴이의 <아웃 오브 이집트>이다. 안드레 애치먼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작가로 유명하다. 3년 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주연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이탈리아 로마가 아닌 크레마에서 촬영되었지만, 내리쬐는 이탈리아 여름 햇빛 아래 가족 별장에서 펼쳐지는 소년 엘리오와 올리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티모시의 눈빛 연기가 너무 강렬해서 이번 영화 듄도 기대하고 있다.
이 영화 주인공 엘리오는 안드레의 회고록에 등장하는 이탈리아 로마 시절의 이야기이고 <아웃 오브 이집트>는 안드레 가족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하는 1905년에서 1965년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안드레는 1951년 생이니 <아웃 오브 이집트>는 그의 조부모 이야기에서 시작해 안드레가 태어날 때부터 15살 때가 알렉산드리아 시절을 이야기한다.
이 회고록에서는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따뜻한 여름, 바다, 내리쬐는 햇빛, 문학, 음악이 어우러진 삶을 펼쳐 보인다.
저자인 안드레 애치먼은 소설가로 1951년 1월 2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터키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1965년 이집트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가족과 함께 로마로 망명했고, 1968년 다시 뉴욕으로 이주해 정착했다. 뉴욕시립대학교 리먼칼리지에서 영문학과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대학에서 작문을 공부하고 프린스턴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가르쳤다.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는 한편 뉴욕시립대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며 가족과 함께 맨해튼에 살고 있다.
[ 아웃 오브 이집트 책날개 중 ]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유대인의 큰 갈래와 디아스포라에 관해 알아보자.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 이스라엘 왕국은 기원전 8세기 아시리아의 침입으로 멸망하며 고향을 떠나게 되었다. 유대인인 가장 많이 거주한 지역은 로마, 안티오키아, 알렉산드리아였다.
유대인은 크게 독일 유대인을 뜻하는 아슈케나지, 스페인 유대인인 세파르디, 중동 유대인 미즈라흐 유대인으로 나뉜다.
안드레 가족은 세파르디 유대인이다. 그들은 이자벨 여왕이 스페인 왕국을 통일했을 때,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추방당했다. 그들이 정착한 곳은 네덜란드였다. 세파르디의 네덜란드 이주는 네덜란드의 부강과 스페인 국력 저하를 가져왔다. 세파르디는 다시 한번 남미의 네덜란드 영토인 수리남과 뉴암스테르담(현재 뉴욕)으로 집결한다.
1차 대전을 기점으로 독일에서 유대인 차별 정책이 일어나고 히틀러 치하에서 유대인 학살이 일어나 아슈케나지는 다시 한번 대규모 이주에 나선다. 이들이 뉴욕으로 유입되어 미국의 주도세력이 되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안드레의 가족은 세파르디지만, 할아버지는 아슈케나지이다. 덕분에 할아버지는 아내의 가족에게 속아서 콘스탄티노플의 사업을 정리하고 알렉산드리아에서 당구장을 열게 된다.
그리스와 오스만제국의 전쟁이 심해지자 1905년 안드레의 큰할아버지인 아이작의 주도로 안드레 가족 모두는 콘스탄티노플에서 알렉산드리아로 이주한다. 아이작은 같이 공부한 친구가 이집트의 왕 푸아드가 1952년 이집트 혁명으로 폐위되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 왕정을 유지한 이집트의 혁명은 안드레 가족에게도 불행으로 찾아오고, 1956년 제2차 중동 전쟁, 수에즈 위기는 그들의 가족을 더욱 곤란으로 몰아간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가족의 일부가 추방되기 시작하고, 나세르의 집권으로 영국과 프랑스인 유대인의 재산 몰수와 추방이 이루어지게 되어 안드레 가족은 1965년 모두 이집트를 떠나게 된다.
이야기는 안드레를 중심으로 할머니 형제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허풍을 떨지만 장사 수완과 권력을 가지고 여러 나라의 이권을 위해 활동하고 영국의 스파이가 된 빌리 할아버지 이야기로 시작한다.
큰 할아버지 아이작, 할머니인 에스더와 남편인 아슈케나지 알베르토, 작은 할머니인 클라라와 마르타를 시작으로 찬란한 지중해 햇빛이 반짝이는 알렉산드리아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머니 공주와 외할머니 성녀의 갈등과 우정은 안드레에게 자기 가족의 다양한 정체성에 관해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외할아버지는 시리아 알레포 출신의 아랍인 자전거 상이어서 안드레가 아랍인의 행동을 보일 때마다 할머니는 끔찍하게 생각한다.
안드레의 어머니는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 안드레는 어머니의 귀가 되어 유별난 주목을 받는다.
증조할머니의 100세 파티에 모든 가족이 모이고 전쟁으로 등화관제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안드레의 아버지는 섬유 공장을 운영해 부유층이 되어 영국 빅토리아 칼리지에 다니지만, 영국인은 모두 떠나고 중동 부유층과 아랍 부유층의 자제가 다니는 학교로 변하였다. 안드레의 언어 교육과 학교 교육을 맡아주는 가정교사는 그리스 정교회, 그리스도교, 콥트인, 아랍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등장한다.
어린 안드레의 눈에 비치는 알렉산드리아는 찬란한 기억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안드레 가족은 장수하시는 분들이 많아 90세 전후로 사는 분들도 많고, 할아버지 할머니 형제분들이 많아 친척이 모이게 되면 대가족을 이룬다.
작품 곳곳에서 안드레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뜨거운 여름, 바다,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음악 또한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슈베르트의 피아노곡으로 사랑을 속삭이고 브람스를 거쳐 알렉산드리아의 마지막 날의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로 마무리한다.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추방당하는 삶에 익숙한 유대인이 생존하기 위해 교육에 전념하고 권력의 고리를 찾아서 상류층 사회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자못 인상적이다. 또한 그들은 다른 나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를 해외에 이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참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가족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는 권력과 재산을 모으고 상류층이 되어 한순간 모든 것을 박탈당하고 추방당하는 유대인의 삶이 드러난다.
안드레 애치먼의 최초의 장편소설이자 작품의 근원이 되는 <아웃 오브 이집트>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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