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 물들다 - 세상 서쪽 끝으로의 여행
박영진 지음 / 일파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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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도시에 깃들 역사·문화·음식·예술·인문학

저자의 따스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경험한 포르투갈 이야기

 

일파소에서 출판한 박영진 대표님의 <세상 서쪽 끝으로의 여행포르투갈에 물들다>는 포르투갈 여행기이다. ‘세상 서쪽 끝으로의 여행이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여행 에세이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인 박영진 여행그림 대표님에게 유럽은 사색의 샘이다유럽 여행을 통해 얻는 인문학적인 깨달음과 세상과 나에 대한 실존적 성찰과 형이상학적인 물음은 진지하고 겸손한 인격의 창으로 저자를 인도한다아프리카의 강렬한 색을 갈망했던 들라크루아처럼괴테의 여행기에 매료되어 이탈리아로 떠났던 헤르만 헤세처럼스페인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찬양했던 카잔차키스처럼삶을 향한 사랑낯선 길에 대한 설렘선명한 열정심미적 인식모험충동호기심이 저자를 포르투갈로 이끌었다.

포르투갈에 물들다 책날개 중 ]

 

거위를 타고 세상을 여행하는 어린 소년 닐스와 같은 마음으로 동화처럼 아름다운 포르투갈 곳곳을 6개월간 여행했다.

저자는 브라질에서 5칠레에서 5스페인에서 5년을 거주했고여행으로사업으로주재원으로 해외에서 20년 가까이 살면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여행 가이드'라는 것을 깨닫고서울로 돌아와 오랜 기간 준비한 여행사를 창업했다.

 

포르투갈은 유라시아 대륙의 최서단인 카보 다 호카가 있다유라시아 최동단이 울산의 간절곶이라 그곳에서 만난 카보 다 호카의 조형물을 포르투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스페인 여행 당시 포르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입성하려 했으나우리 가족은 안달루시아와 포르투갈은 다음 기회에 묶어서 여행하자는 계획과 함께 스페인의 동쪽으로 이동했던 적이 있다.

 

유럽 여행 전문 카페 유랑에서 리스본과 포르투를 다녀온 여행객의 만족도가 높아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 속의 여행지가 포르투갈이었다.

그런 와중에 박영진 대표의 <포르투갈에 물들다>는 나의 기대를 충분하게 만족시켜 주었다.

 

저자는 해박한 인문학 지식으로 여행지의 역사음악미술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책에 수록된 사진도 전문가 솜씨가 물씬 풍기는 우수한 사진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의 특징 중 한 가지는 여행지 표기를 한글과 영어로 같이 표기하고 있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목적지의 영어명을 알지 못해 제대로 검색해보지 못한 경험을 가진 분은 이 점이 얼마나 편리한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여행자로서 좌충우돌하는 고생담보다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 느낌이었다이 책을 통해 포르투갈은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대항해 시대의 주역으로 오랜 성공의 역사를 간직한 포르투갈은 저자의 사진에서 느낄 수 있듯이 100여 년의 시간이 변함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책 한 권을 읽고 나면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는 페르난도 페소아와 함께 여행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28번 트램을 타고 시내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어두운 밤이 되면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파두 음악에 심취한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작가는 페르난도 페소아와 주제 사라마구이다리스본에서 활동한 페소아가 머물렀던 카페 자리까지 리스본에는 그의 행적이 곳곳에 남아있다페소아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사랑을 받지 못했다어머니는 재혼했고 새로운 가족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갔다.

그곳에서 새아버지는 외교관으로 기득권을 가진 분이었고 덕분에 페소아는 사립학교에 다녔다어렸을 때부터 글을 잘 썼던 페소아는 빅토리아 여왕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 리스본으로 돌아와 출판사를 경영했지만생각과는 달리 운영을 어려움을 겪었고 재정난에 빠지게 되었다그는 여러 필명으로 작품 활동을 했으며 많은 글을 남겼다그의 필명이 드러나게 된 계기는 그가 사망할 당시 운전했던 차의 트렁크를 열었을 때 여러 명의 이름으로 된 원고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국민 작가 페소아는 그렇게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했다.

 

저자는 페소아와 카프카를 비교해 두 사람의 공통점을 소해하고 있다. 5살 연상인 페소아가 카프카의 <변신>을 읽었다면 많이 공감했을 것이다.

 

저자는 포르투갈어를 완벽하게 구사한다아니 브라질에서 오래 체류해 브라질에서 사용하는 포르투갈어이다이런 점에서 포르투갈어가 현지와 브라질에서 어떻게 다르게 발음되는지 소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면 ‘L’을 발음할 때 포르투갈에서는 로 발음을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로 발음한다그래서 Ronaldo의 경우에 포르투갈에서는 호날두라고 발음하지만브라질에서는 호나우두로 발음하는 것이다크리스마스라는 뜻의 Natal을 포르투갈에서는 나탈’, 브라질에서는 나타우라고 발음한다. -p.27

 

그래서 같은 영문이지만 호나우두호날두가 되는 거였군.

 

 

저자가 들려주는 미술가 이야기 중 마네모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마네가 베네치아에서 그림을 그리다 파리로 돌아와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고 모네는 마네를 질책했다그림을 제대로 보고 마무리를 해야지 왜 생각으로 마무리하냐고 꾸짖는 모네의 말에 마네는 크게 공감했다.

저자 역시 모네의 말에 공감해 여행지에서 여행에세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르투갈을 생각하면 대지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지진이 난 1755년 11월 1일 만성절이어서 가톨릭 신자들을 예배를 보고 있었다이 지진의 강도는 너무 세서 400㎞ 떨어진 세비야 대성당의 천장은 금이 갔고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도 여진이 느껴졌다.

 

당시 수상이었던 퐁발은 희생양이 필요했다그는 가톨릭 신자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그날은 볼테르가 리스본에 도착한 날이었다도착하자마자 지진을 경험한 볼테르는 <캉디드>를 통해 당시 상황을 소개한다.

 

리스본에 막 도착했을 때땅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바다가 부풀어 올라 항구에 정박해 있던 배들을 덮쳐 일거에 부숴 버렸다불꽃과 재의 회오리가 거리와 광장을 휩쓸었다집이 무너지고 지붕이 뒤집혀 바닥에 떨어지고 바닥이 갈라져 사라졌다남녀노소 합쳐 3만 명의 주민이 건물 잔해에 깔려 죽었다.

캉디드는 울부짖었다.

이게 바로 이 세상 최후의 날이야!” -p.25

 

볼테르 캉디드 낙관주의 소설에 나오는 말이다볼테르는 3만 명으로 추산하지만 실제로는 6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사망했다.

 

벨렝지구에는 53m 높이의 <발견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발견기념비는 엔히크 왕자 서거 500주년을 기념해 1960년에 세워졌다저자는 제일 앞에 자리한 엔히크 왕자를 시작으로 주요 인사 16명의 소개한다.

 

인근에 자리한 제로니무스 수도원에는 페르난도 페소와의 묘가 있다그의 묘는 1985년에 이장했다.

수도원 내 석관 두 개는 바스코 다가마와 포르투갈의 국민 시인인 루이스 카몽이스의 묘이다.

 

은근히 루이스 카몽이스의 작품과 그에 관한 이야기가 책 곳곳에 등장한다.

 

리스본 국립고대미술관에 입장한 저자는 미술관 내 카페로 간다그는 미술관박물관도 좋아하지만그곳에 부속된 정원이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사랑한다.

 

미술관에 전시된 살로메유디트의 그림에 관한 이야기와 알프레드 뒤러의 이야기도 흥미롭다뒤러는 뉘른베르크 성안에 살았다중세에 성안에 살았다면 그는 남부럽지 않은 재산가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스본 미술관에는 비슷하게 생긴 살로메와 유디트의 그림이 있다.

살로메는 칼이 없고유디트는 칼을 가지고 있다이스라엘 왕인 헤롯의 생일을 맞아 살로메는 춤을 추었고의붓딸의 춤에 기분이 좋아진 헤롯은 살로메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살로메는 세례 요한의 목을 달라고 요청하고 헤롯은 어쩔 수 없이 세례 요한을 죽인다.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에는 화가 자신을 직접 그려 넣었다.

 

 

리스본에서 들을 수 있는 파두는 기억에 남을 것이다포르투갈인의 정서를 반영한 음악인 파두는 바다에 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다그래서 다소 슬픈 느낌이 든다파두는 지정된 무대가 없고 공연 시간도 따로 없다.

 

 

다음 여행지는 신트라다.

 

신트라 지역의 헤갈레이라 별장에는 보티첼리가 그린 단테의 <신곡 지옥도>가 있다이 그림은 영화 <인페르노>의 사건을 풀어가는 중요한 그림으로 등장했던 바로 그 그림이다.

 

신트라를 대표하는 것은 동화 속에 등장하는 성같이 생긴 페나 성이다.

 

 

카보 다 호카는 우리나라 간절곶과 자매결연을 맺었다카보 다 호카의 기념비 아래에는 카몽이스의 글귀가 있다.

 

 

 

오비두스의 골목은 제일 아름다운 곳 중 한 곳이다이곳은 체리주가 유명하고 문학이 도시이다서울은 디자인 도시부산은 영화의 도시부천시가 문학의 도시원주시가 문학의 도시이다.

 

저자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을 좋아한다세르타의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과 가는 도중 오렌지 나무에서 오렌지 나무를 따서 가려고 했으나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가 더 많은 오렌지를 챙겨줬다.

 

세르타에서 축제도 구경하고 순례길을 소개받은 여자분의 알베르게에도 들리게 된다.

 

 

 

나자레의 푸니쿨라를 타고 가면 위쪽은 마을이다에펠의 제자가 푸니쿨라를 제작했다나자레는 사실 서핑의 성지로도 유명한 곳인데세계에서 가장 높은 파도를 탄 서핑 기록을 세운 곳이 바로 이곳이다이곳이 파도는 10층 건물 높이에 맞먹는 25m 이상의 파도가 치는 곳이다영화 인터스텔라’ 속의 파도가 눈앞에서 넘실거리는 곳이 나자레이다.

 

 

 

스페인과 달리 일 년 내내 알베르게를 운영하지 않는 포르투갈에서 저자는 3월에 순례에 나섰고 숙박에 어려움을 겪는다알베르게는 주로 4~10월까지 운영한다순례에 나선 저자는 핀란드 건축하는 친구를 만나 서로 순례 동반자가 된다문제는 친구가 너무 많이 걸어 무릎이 아팠다는 점이다알베르게를 찾지 못한 두 사람은 소방서로 찾아가고 그곳 소방관이 소개한 수녀원의 수녀님은 그들에게 숙박과 식사를 제공한다.

 

 

파티마에는 100여 년 전 가톨릭 성지가 된 곳이 있다이곳에 사는 어린 세 자매에게 성모 마리아가 모습을 드러냈고자매는 이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처음에는 믿지 못했던 사람들은 매월 13일에 모습을 드러내는 성모 마리아가 발현하는 모습에 수많은 신자가 몰렸다.

 

성모는 세 자매에게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두 명을 먼저 하늘로 데려간다고 했고 루시아에게는 세상의 구원을 위해 묵주기도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마리아는 루이사에게 세 가지 비밀은 전하는데 첫 번째는 세상이 온통 불바다로 변하고 수많은 사림이 불 속에서 고통받는 모습이었다두 번째 비밀은 러시아의 공산주의가 무너지고 세계평화가 온다는 것이다.

세 번째 비밀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교황에게만 따로 전해졌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교황의 선종에 관한 내용이었다.

 

세 번째 비밀을 알기 위해 비행기 납치 사건을 벌이는 이도 있었고실재 1984년 우리나라에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터키의 청년이 쏜 총탄에 쓰러진다다행히 심장에서 살짝 비켜난 곳에 총알은 박혔고 요한 바오로 2세는 자신을 저격한 청년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자신을 살린 분이 바로 파티마의 성모 마리아라고 말하며 자신의 가슴에 박혔던 총탄을 파티마에 봉헌하고 감사 기도를 드렸다.

 

파티마에는 성모 발현 예배당이 설립되었고세 번째 비밀은 후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된 라칭거 추기경에 의해 공개되었다.

 

 

아베이루는 포르투갈의 베니스다베니스의 부라노 섬과 같은 아름다운 마을이 인상적이다.

 

포르투갈은 닭이 많다닭에 얽힌 사연은 다음과 같다순례자 중 한 사람은 귀족이 물건을 잃어버려 그가 훔쳤다는 누명을 썼다그 사람은 사형을 선고받았고사형을 집행하려던 관리는 자신의 점심을 먹어야 하기에 빨리 말하라고 한다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이 정말 무죄이고 그 증거로 식탁 위에 요리된 닭이 울어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 줄 거라 했다.

믿지 않았던 관리는 식탁 위의 닭이 울면 무죄를 인정하겠다고 했으며 놀랍게도 닭이 울어서 살았다고 한다.

 

 

포르투갈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코임브라에서 수학하고 포르투에서 돈을 벌고리스본에서 노후에 살아야 한다.

 

코임브라는 예전에 포르투갈 최초의 대학이 세워진 곳이다왕을 비롯한 포르투갈의 유명인사가 이 대학 출신이다코임브라 구대학이 바로 그곳이다.

 

리스본으로 이전했다 다시 코임브라로 돌아온 대학은 이전할 동안 사용된 왕궁이 대학이 되었다이곳 도서관은 정말 유명한데 그 중 조아니나 도서관이 특히 유명하다.

 

포르투갈 왕실에서 직접 관리하던 아우구스티누스의 <계시론>,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이 이곳에 비치되어 있다.

 

이 도서관에는 놀라운 비밀이 한 가지 있다벽장 틈에 숨어 있는 박쥐가 인적이 드문 시간에 밤에 나와 책에 있는 벌레를 먹는다사서는 아침에 박쥐 똥을 치워야 한다.

 

 

포르투는 항구라는 뜻이다포르투에는 해리포터 도서관이 있다.

포르투에는 유명한 다리가 있다루이스 다리는 에펠의 제자가 만들었고옆에 있는 마리아 피아 다리는 에펠이 만들었다.

 

루이스 다리는 일 층과 떨켜가 도착하는 곳이 다르다일 층은 히베이라 지구떨켜는 성벤투역이 있는 구시가지로 연결된다.

 

 

벨몬트 지역은 유대인이 많다저자는 유대인을 몰아낸 정책이 포르투갈의 정치 경제에 영향을 미쳤지 않나 생각한다스페인을 통일한 이사벨 여왕은 유대인을 몰아냈고 포르투갈도 같은 정책을 취했다.

 

이들은 네덜란드로 가 상업을 꽃 피웠고다시 남미를 거쳐 뉴암스테르담으로 이주했다뉴암스테르담은 영국이 지배한 후 뉴욕으로 바뀌었다.

 

 

남부의 알가르브 지역의 베나길 동굴은 멋지다.

 

마데이라는 호날두의 고향이다이곳은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위쪽에 있다우리도 치면 독도만큼이나 포르투갈 본토에서 떨어진 섬에서 호날두는 태어났다이곳은 러시아 사람이 많이 오는 휴양지이다호날두는 스포르팅 리스본맨체스터 유나이티드레알 마드리드 거치면 스타 선수로 발돋움했다마데이라에는 호날두의 가족이 운영하는 호텔이 있는데리스본마드리드와 함께 마데이라에도 체인을 운영 중이다.

 

포르투갈의 역사와 문화음식예술 등 포르투갈의 다양한 모습을 저자의 따스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다.

 

포르투갈을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나 포르투갈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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