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 - 최재훈의 다양성 영화 걷는사람 에세이 10
최재훈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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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영화, 조금 다르고 아주 똑같은 우리의 이야기

 

걷는사람에서 출판한 최재훈 작가님의 <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24편의 다양성 영화를 다루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혼자 영화관에서 보았던 벌새가 해외 수상과 관객의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고 혼자 뿌뜻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다양성 영화가 용어가 낯설었다. 다양성 영화는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시네마워크 사업계획안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등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상업영화와 달리 소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은 영화들을 총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17)

 

기존에 독립영화라 불리던 말이 좀 더 넓은 범주에서 다양성 영화로 사용되나 보다. 나는 영화에 대해 확실하게 선호하는 장르가 없어 상업영화, 블록버스터, 마블 시리즈에서 독립영화, 예술영화에 이르기까지 가리지 않고 즐기는 편이다.

 

<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에는 내가 그동안 몰랐던 작품이 절반이 넘어 다음에 챙겨보고 싶었다.

 

다양성 영화를 보면 상업영화와는 다르게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친근한 소재가 자주 등장한다. 그런 면에서 영화를 통한 더 공감대를 가지고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성 영화의 특징이 있다.

 

여러 영화 중에서 우리들이 눈에 들어온다. 딱히 잘못한 것도 없이 왕따를 겪는 선의 감정으로 깊이 들어가 편을 먹지도, 누군가를 괴롭혀 끝내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보라에게 딱히 적대감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그렇게 윤가은 감독은 끝내 누구 편도 들지 않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법도 없이 11살 소녀들의 이야기를 건조하게 훑어낸다.

 

우리들에서 보여주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들이 왕따를 시작하고 새로운 친구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모습은 너무 안타깝고 안쓰럽게 느껴진다.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덕분에 아이들의 세계를 엿보고 온 느낌이 들었던 아이들이 가장 먼저 소개되어 반가웠다.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는 꾹꾹 눌러쓴 러브레터 한 통으로 삶의 별을 얻은 한 여인의 삶을 담담하게 격려하는 영화다. 윤희에게 도착한 쥰의 편지에 이끌려 윤희는 딸과 함께 온통 물기로 가득한 눈 덮인 일본의 오타루로 떠난다.

 

60년대 태어난 윤희가 고등학교 시절 느꼈던 감정은 당시 사회 분위기에는 인정받기 어려웠다. 윤희는 사회의 시선과 가족의 강요로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평생 간직하고 숨겨왔던 과거의 그리움은 쥰을 만나 위안을 얻게 된다.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는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몸을 팔아 근근이 살아가는 60대 박카스 할머니 소영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죽여주게 잘하는 여자로 입소문을 얻어 동네 박카스 할머니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소영이 세 들어 사는 집에는 중년 트랜스젠더, 장애인, 아비를 찾아 한국으로 온 코피노가 뒤엉켜 혈육처럼 서로를 안아주며 살아간다.

 

제목에 담긴 중의적인 표현은 독거노인이 겪는 외로움과 그들이 겪는 처지는 우리의 미래 모습이라는 점은 보여준다. 소영이 보여주는 서울의 뒷골목과 노인들이 모이는 공원을 보며 우리는 낯선 감정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녀가 정말 죽여주는 것은 우리는 더욱 놀라게 한다.

 

다양성 영화를 보면 마음속에 남겨진 여운이 커서 저자가 소개하는 다른 영화도 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많이 다루고 있어 개인적으로는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다. 평소에는 다양성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잘 없어 혼자 생각하고 말았는데 이 책에서는 여러 편을 다루고 있었고, 심지어 아직 안 봤고 몰랐던 영화도 다수 있었다. 혹시 다양성 영화를 보려는 사람은 최재훈 작가가 소개하는 <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에서 소개하는 영화 목록을 먼저 봐도 좋을 듯하다.

 

요즘 코로나 시국으로 무엇보다 영화 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 집 인근의 대기업 멀티플렉스도 영업을 종료했다. 상영관이 이 정도면 상업영화나 다양성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겪는 고충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이 다양성 영화에 관심을 가지길 응원하며 <나는 아팠고, 어른들은 나빴다>를 소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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