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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어떻게 번영하고 풍요로워졌는가 - 생산ㆍ소비ㆍ과학ㆍ기술의 세계사 강의
김대륜 지음 / 돌베개 / 2021년 8월
평점 :
지난 300년간 이루어진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기술 혁신, 인류가 누리는 번영과 풍요의 세계는 어떻게 출현했을까?
돌베개에서 출판한 김대륜 교수님의 <세계는 어떻게 번영하고 풍요로워졌는가>는 근대 이후의 세계사를 생산, 소비, 과학, 기술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300년 동안의 폭발적 경제 성장은 역사상 처음 있는 사건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가정에서는 남아도는 물건을 사용하고 처리하지 못해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근대 이후 자본주의 사회를 살펴보며 미래 사회를 전망해보자.
저자인 김대륜 교수님은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18세기 영국 정치경제에 관한 연구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공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기초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 세계는 어떻게 번영하고 풍요로워졌는가 책날개 중 ]
저자의 주요한 관심사는 영국의 근대적 경제 성자과 국가의 관계, 근대 초 영국과 북아메리카 식민지의 정치 문화, 영제국의 기원과 발전에 관한 내용이다. 영국에서 시작한 산업혁명이 근대 자본주의 체제의 등장과 확산에 미친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근대의 성취와 한계를 검토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전망하는 작업에 도움을 주는 일을 공부의 목표로 삼고 있다.
<세계는 어떻게 번영하고 풍요로워졌는가> 는 서양과 동양, 한국을 구분하지 말고 ‘세계사’를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작한 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1부는 세계는 어떻게 번영하고 풍요로워졌는지 생산 증대와 경제 성장의 역사 관점에서 바라본다.
깊이 있는 세계사 강의를 친절하게 전달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운 물질문명은 산업혁명 이후 폭발적인 생산에 기인한다. 영국의 산업혁명에는 이를 혁명으로 볼 수 있는지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농업사회를 산업사회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혁명으로 보는 점이 타당하다. 생산력의 향상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인구와 GDP의 성장이다. 인구는 사회의 생산력이 먹여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알려진 추정에 따르면 1만 2천 년 전에 세계 인구는 대략 400만 명 정도였는데, 1800년에는 10억 명이 되었으므로 세계 인구는 매년 0.04퍼센트 정도 증가한 셈이다. 인구 그래프는 1800년 시점을 기준으로 기울기가 수직으로 상승한다.
인류가 등장한 후 세계 인구가 10억 명에 이르는 데 걸린 시간은 20만 년이 넘었는데, 그 인구가 20억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한 세기였다. 20세기에 들어와 60억에서 70억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2년이었다.
이와 상응하는 1인당 국내총생산의 변화 추이도 주목할만하고, 세계 총생산도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성장했다.
1500년 세계 총생산은 4,300억 달러였다. 대항해 시대라고 불리는 1500년 이후 300년 사이에 성장은 좀 더 빨라졌고, 1750년 물벼에는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1820년 세계 총생산은 1조 2천억 달러에 이르렀고, 1913년에는 4조 7,400억 달러,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50년에는 9조 2,500억 달러로 1913년보다 두 배가 되었다.
2015년 세계 총생산이 108조 달러를 넘어섰으니, 1950년부터 60년 정도 만에 열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1820년부터 2015년 사이, 산업혁명이 일어난 결과 세계 경제 규모가 100배 이상 커졌다. 이를 통해 산업혁명이 가지는 중요성과 산업혁명이 세계사의 분기점이 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럼, 중국은 왜 산업혁명을 이루지 못했는가?
중국이 영국처럼 식민지라는 거대한 영토와 석탄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이용할 수 있었다면 19세기 초에 닥친 생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화의 원정 이후 바닷길을 막았던 중국이 갑자기 식민지 개척에 나설 수는 없었다. 산업혁명의 에너지원인 석탄은 중국에도 많이 매장되어 있었다. 문제는 석탄 주산지가 중국 경제 중심지인 남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석탄 산지인 북서부에서 직물업 중심지인 강남이나 농업 중심지인 양쯔강 남부까지 석탄을 실어 나르는 데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
위기가 찾아오자 중국 농민은 이전에 발전했던 분업체제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밭은 갈고 여자는 실을 짓는 관습이 널리 퍼지는 상황에서 산업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2부에서는 과학 기술은 어떻게 오늘의 세계를 만들었는지 조망한다.
오늘날 과학과 기술의 발전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같은 하드웨어에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거의 종일 무선 인터넷망을 연결해 어디서든지 일을 처리하거나 물건을 구입하고, 음악과 동영상을 감상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개인용 컴퓨터가 우리 사회에 널리 보급된 게 1990년대 초부터이니, 불과 한 세대 사이에 정보 통신 기술이 우리 생활방식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는지 알 수 있다.
과학과 기술의 결합은 다양한 산업 발전을 이끌었고 생산력 증대와 인간 삶의 질을 크게 개선했다.
3부에서는 소비가 지배하는 사회를 조망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대량소비 풍조에 얽매여 소비의 노예가 되기 쉽다. 개인은 다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물건을 가정에 가지고 있다. 최근 일부에서 유행하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 운동은 과도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자본주의 풍조에 대한 반성으로 나타난 운동이다.
저자는 소비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지 질문한다.
201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은 소비와 행복의 관계를 연구했다. 티턴의 연구에 따르면, 소득이 늘어날 때 사람들은 확실히 좀 더 행복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소득이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감은 더 늘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소비도 비슷하게 작용할 것이다.
소비로 인한 물질이 많으면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계속해서 물건을 쌓아두다 보면 더 이상 행복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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