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 소나무부터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비인간 생물들과의 기묘한 동거
곽재식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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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부터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비인간 생물들과의 기묘한 동거를 살펴본다.

 

북트리거에서 출판한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은 아파트에 서식하는 소나무, 철쭉, 고양이, 황조롱이와 같은 주변 환경에 맞추어 진화한 생물에서부터 빨간집모기, 애집개미, 집먼지진드기, 지의류와 같은 같이 살고 싶지 않지만, 사실은 동거 중인 생물과 곰팡이, 아메바, 미구균,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만든 세계를 소개한다.

 

저자인 곽재식 박사님은 화학 및 기술정책 전공한 공학 박사로 화학 회사에 다니면서 한편으로는 작가로도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다. 2006년 단편 토끼의 아리아[MBC 베스트극장]에서 영상화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SF를 중심으로 여러 장르에 걸쳐 다수의 단편소설집과 장편소설집을 출간했다.

 

그를 대중에 널리 각인시킨 사례는 tvN의 프로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과학 전달자로 활발히 활동하며 유쾌한 입담을 선보인 때이다.

진행자인 유재석 씨에게 끊임없이 궁금할 수 있잖아요!”를 쏟아내며 외고에서 중국어 전공 이후 카이스트 공학 박사로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경력과 괴물 박사로 알려진 이유를 소개한다. ‘괴물 박사라는 별칭에 대해서도 왜 그런지 살펴보니 우리나라의 전통 괴물을 조사하고 집대성한 <한국 괴물 백과>를 저술해 괴물 박사로 불린다고 한다.

 

이번에 그가 궁금해 한 점은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의 아파트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생물들의 삶이다. 한 생물의 삶은 다른 생물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받은 생물이 또 다른 생물에게 영향을 줘서, 처음에 영향을 준 생물과 얽히고설킨 관계를 보여준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관심사는 동서양의 공간적인 면이나 현재와 과거의 기록을 아우르는 시간적인 면에서 폭넓고 광범위한 자료를 인용하고 있다. 저자의 관심사가 얼마나 다양한지 그의 인터뷰에서 보여준 유쾌한 말에서 드러난 지적 호기심을 느낄 수 있었다.

 

화학업계에 17년 동안 종사해 생물의 특징을 화학반응과 연계해 설명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소나무가 겨울을 앞두고 잎을 한꺼번에 떨어뜨리는 점도 잎 속에서 햇빛을 받아 물, 이산화탄소와 함께 광합성이라는 화학반응을 최적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철쭉의 학명이 러시아 학자인 로도덴드론 슐리펜바키가 된 사연은 1827년 오스만제국으로부터 그리스가 독립하려는 전쟁을 영국, 프랑스, 러시아가 지원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함대의 장교로 활약했던 예프피미 푸탸틴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전투에서 공을 세우고 해군에서 승진을 거듭한다. 푸타틴은 동아시아에 관심을 가지고 함대를 이끌고 동아시아로 향한다. 푸탸틴은 두 차례에 걸쳐 조선을 방문했고 한반도에 해안 지역에서 핀 아름답게 핀 붉은 꽃나무를 발견해 그 표본을 러시아로 보낸다. 러시아 과학계가 처음으로 철쭉을 세계에 소개하고 학명을 직접 붙였다.

 

201510월 경기도 안양 시내 한복판의 공원에서 1,000만 마리 이상이 하나의 집단을 이루는 개미집을 발견했다. 베르베르의 개미를 소설로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개미 전문가라면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개미를 연구해 온 학자인 최재원 당시 국립생태원 원장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당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약속이 있어 약속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 주변을 산책하다 유난히 개미가 많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동일한 집단의 개미인지 간단한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모든 개미가 한 집단을 이루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발견했다.

 

문득 올해 초 브라질에서 발견된 대한민국 면적에 비할만한 흰개미집이 발견된 사실이 떠올랐다. 우리가 생활하는 아파트에는 다양한 개미가 살지만, 특히 애집개미의 확장성을 놀랄만하다. 1mm를 조금 넘는 작은 체구의 애집개미는 추운 곳에서는 살 수 없지만, 인간의 거주지에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고 세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을 통해 내 주변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곰곰이 생각하면 내가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무수한 생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곽재식 작가님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대와 예측은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학을 기반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그의 해박한 지식과 유쾌한 입담은 마치 빌 브라이슨의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그가 지금까지 저술한 책을 읽어 보고 싶고 앞으로 나올 책을 응원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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