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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 - 바이올리니스트의 인생 플레이리스트
김수연 지음 / 가디언 / 2021년 7월
평점 :
바이올리니스트의 인생 플레이리스트
가디언에서 출판한 김수연 클래식 포유 대표님의 <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은 클래식은 인생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선정한 주제에 맞는 클래식 곡과 작곡가에 대한 설명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담고 있다.
아침의 기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곡은 에드바르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1번> 중 ‘아침의 기분’이다. 우리에겐 하루키 소설에 등장해 유명해진 곡이기도 하지만 <페르귄트>는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노르웨이에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를 모아 만든 희곡이다. 헨리크 입센은 본인의 작품에 음악을 붙이기를 원했고, 그의 요청을 받아 작곡가 그리그가 만든 것이 바로 <페르귄트 모음곡>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곡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눈물이 흐르는 감동했던 곡은 2곡이 떠오른다. 하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다. 이 곡은 그의 교향곡 1번 초연의 혹독한 실패로 작곡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려 3년 동안 아무 곡도 쓰지 못했다. 사촌이자 동료 피아니스트였던 나탈리아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려 했지만,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수소문 끝에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 박사를 찾아가 심리 요법으로 피아노 협주곡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기까지 3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는 이 곡을 니콜라이 달에게 헌정하였다.
다른 한 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이다. 위대한 작곡가가 청력을 잃어가며 완성한 합창은 지휘자로 초연할 때 자신은 정작 청중의 함성도 듣지 못한 채 완성한 곡이라 생각하니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저자인 김수연 대표는 바이올리니스트로 그리고 음악인으로 지난 30년 이상의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의 감정에 맞는 음악으로 위로받고 공감했다. 저자가 정한 주제에 따라 선정한 곡을 첨부된 코드를 통해 듣고 있으니 어떤 감정이었을지 공감할 수 있었다.
어린이가 좋아할 수 있는 카미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는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곡이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물을 표현한 곡이라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이 곡은 예수님이 수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기 전까지 시기인 40일간 금식과 절제의 생활을 기념하는 사순절을 보내기 전에 마음껏 즐기고 먹자는 생각을 동물의 모습으로 나타낸 곡이라 한다.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은 해군 생활을 한 그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는데 육지에서부터 따라온 벌떼를 기억하고 만든 곡이라 한다. 빠른 음형이 정신없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별들의 날갯짓에서 들리는 윙윙거림과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모습이 곡 안에 잘 담겨 있다.
사랑을 나타내는 가장 많이 요청되는 기타곡 중 하나는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에 등장해 섬뜩함을 알리는 곡으로 사용되었지만, 실제 이 곡은 타레가의 실연의 아픔을 담고 있는 곡이라 한다.
타레가가 이 곡을 작곡할 당시 그는 자기 제자를 사랑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여인은 이미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고, 당연히 타레가의 사랑은 거절당했다고 한다.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팠던 타레가가 홀로 이곳에 여행을 와서 가슴 아파하며 작곡한 곡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고 한다.
특히 저자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인상적인 곡은 재즈를 클래식과 결합해 만든 곡을 클래식 공연 무대에 올린 조지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이다. 거쉰은 학교에서 정식으로 음악 공부를 한 적이 없었고, 모리스 라벨의 제자가 되길 희망했다. 라벨은 그의 음악을 접하고 “당신의 음악을 샘처럼 솟아나는 음악성을 가졌으니 일류의 거쉰이 되는 것이 이류의 라벨이 되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입니다.”라는 충고를 했다.
톡톡 튀는 개성으로 미국의 재즈 음악을 재탄생시킨 거쉰의 재즈를 들으니 조쉰의 독창성을 인정해야 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저자가 소개하는 <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의 내용을 기쁜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클래식 곡과 작곡가에 관한 이야기와 곡이 만들어질 당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이야기 소재가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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