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신혼여행이라고 했다 -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두잇부부의 대책없는 신혼봉사!
김현영.홍석남 지음 / 키효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리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도 아프리카에서 화장실을 지을 줄은 몰랐는데요!”

 

오늘 소개할 책은 키효북스에서 출판한 김현영(사만사), 홍석남(자말) 두잇부부(doit bubu)<분명히 신혼여행이라고 했다>이다.

 

세계 일주를 꿈꾸는 이는 많이 있지만 실천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신혼여행을 세계 일주로 계획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홍석남(자말)은 대기업을 퇴사한 경우이고, 김현영(사만사)KBS 여행 리포터 출신이다. 그들은 화려한 신혼여행 대신 신혼 봉사를 택했다.

 

사만사는 여행 리포터 출신이라 국내 여행에 대해서라면 일가견이 있다. 신혼 봉사여행이라고 해도 세계 일주 여행이 가져다주는 이미지를 생각하고 남편의 프로포즈로 제안한 세계 봉사여행에 같이하자고 망설임 없이 대답한다.

 

첫 번째 여행지인 인도에서 그녀는 모든 것이 생각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덥고 습한 날씨에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냄새나는 아이들. 처음 아이들은 만나면 와락 껴안아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녀도 모르게 멈칫 멈춰 섰다.

 

자신이 생각한 이상과 현실이 괴리를 깨달은 사만사는 한국의 친구들과 연락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자말은 몰디브라는 비장의 무기를 앞세워 그녀를 달랜다.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신혼여행지 몰디브.

 

그곳의 바다 빛깔은 두잇부부의 마음을 빼앗는다. 새옹지마는 이럴 때 쓰이는 말일까? 몰디브의 리조트도 경험하고 아름다움에 취해있을 때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조카가 몹시 아프다는 말과 함께 병원 중환자실로 입원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그런 상황이 닥치면 여행이고 뭐고 당장 귀국하고 싶지만, 사만사의 가족은 그녀가 여행을 계속하길 강력히 권하고 대신 조카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전해달라고 한다.

 

그녀 역시 조카를 대신해 봉사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조카처럼 사랑해 줄 거라 다짐한다.

 

다음 여행지는 그들의 계획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아프리카다.

 

탄자니아 아루샤지역의 날씨는 아프리카치고는 너무 서늘해서 놀라게 된다. 해발고도가 1,400m 정도 되는 곳이라 다른 곳보다 서늘하다.

이곳에서 만난 아이들은 쉽사리 버려진다. 출산을 억제하는 기술이나 방법이 퍼져있지 않아 여자가 임신하면 남자는 떠나버리고 출산한 아이는 보육원에 맡겨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17살 셀리나라는 여자아이와 갈등이다.

계란판을 다시 사용할지 모르고 쓰레기인 줄 알고 찢어서 라면을 받치는 데 사용한 사만사에 대해 셀리나는 화를 내고 사과하는 그녀를 외면하고 다시는 못 본 척한다. 그녀 역시 사과 한마디면 끝날 일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프리카에서는 사과하는 말이나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 노예 제도가 있을 때, 미안하다고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사형에 처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만큼 나와 내 가족의 목숨이 오고 가는 일이기 때문에, 사소한 잘못에도 절대 미안하다고 하거나 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직원이 잘못해도 사장에게 굽히지 않으며 사장이 손님에게 실수해도 손님에게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다. (56)

 

우리는 미안하다는 말과 사과하는 것이 겸양의 미덕인 것처럼 자주 사용하지만, 아프리카에서 미안하다는 의미는 과거 목숨이 걸린 일이기도 해서 지금까지 그런 끔찍한 기억이 전해지는 것 같다.

 

두잇부부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일지 계획하다 하쿠나마타타계획을 통해 모금 운동을 벌이고 돈을 모아 부족한 식량도 사고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생각하다 급기야 화장실을 짓게 된다.

 

정말 실천력 하나는 놀라울 정도다. 일손을 구하기 힘들다 보니 본인들이 직접 화장실 공사를 하게 되고 완성된 모습을 보고 그들은 감격한다.

 

봉사 비자의 기간은 3달로 제한되어 있어 이제는 떠날 날이 다 되었다.

 

이제 이들은 유럽으로 향하게 된다. 북유럽 라트비아 리가에서 여행하는 동안 <집시맨>에 출연하게 되었다. 애청하는 프로 중 하나였던 집시맨은 차박이 처음 시작될 때 캠핑카를 사서 여행을 하자는 나의 제안에 가족들은 집시맨을 못 보게 할 정도로 세계 일주를 캠핑카로 떠나는 것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물론 이제는 계획을 수정해서 캠핑카를 구매할 생각을 단념했지만, 두잇부부는 캠핑카를 임대해 여행을 계속했다.

 

해외여행에서 K-POP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청소년을 보면 기분이 뭉클해지곤 한다. 이들 부부는 자신이 직접 K-POP 가수 음악을 틀고 춤을 출 수 있는 학생들과 즉석 공연도 하고 모금도 한다.

 

두 사람의 끼가 대단하다. 인도와 아프리카 봉사가 끝나고 북유럽 라트비아를 시작으로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그리고 서쪽 끝의 포르투갈까지 유럽 일주 여행을 시작했다. 하루하루 즐거운 여정이지만 부부는 계속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오른다.

 

이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시 세계여행 중 봉사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제는 남미의 페루다. 페루 쿠스코는 도착한 순간 또 다른 세계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낀다. 고산 증세로 숨이 제대로 안 쉬어지기 때문이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는 증세. 히말라야에서 고산증세가 오기 시작하는 해발고도가 3,400m 정도였는데 쿠스코의 해발고도 역시 3,400m 정도이다.

 

이들 부부는 고산증세를 완화해 주는 약부터 준비하고 봉사 일정을 시작한다.

 

가정 폭력과 학대 그리고 비위생적인 환경 등에 노출된 페루의 아이들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일반적인 수업 외에도 실질적으로 생계 전선에서 필요한 교육을 받는다. 컴퓨터, 뜨개질, 요리와 집에 오면 손 씻기, 화장실에 다녀오면 손 씻기와 같은 예절과 교육을 배운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다가왔지만, 시간이 지나고 같은 경험을 공유할수록 나중에는 먼저 인사하고 이별을 아쉬워한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고 약속한다.

 

 

이들 부부의 여행을 생각해보니 직장이나 몸담은 조직이 있다면 그러기 쉽지 않겠지만 부부가 괜찮고 여건이 된다면 결혼식을 축소하고 신혼여행을 장기간으로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여행만큼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고 상대방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도 드물다. 흔히 술을 취하게 해서 주사를 살피곤 하는데 사실 살아가면서 그 정도로 술을 먹는 경우는 거의 없고 차라리 여행을 같이 떠나 힘든 상황에 닥치면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고 본다.

 

두잇부부가 세계 일주 봉사 여행을 성공리에 마친 것도 두 사람의 성격과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전해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세계 일주 봉사 여행이 궁금한 사람은 부록에 어떻게 봉사 일정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지 별도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났지만,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얻었다는 부부의 말이 인상적이다.

 

특별한 신혼여행을 그리고 있는 <분명히 신혼여행이라고 했다>를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분명히신혼여행이라고했다 #김현영 #홍석남 #키효북스 #두잇부부 #여행에세이 #해외여행 #집시맨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