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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 에세이
김은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8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811/pimg_7474312953059449.jpg)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남의 일 같지만은 않은 요즘 우리의 이야기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김은아 작가님의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는 프리랜서 플로리스트의 섬세함으로 지나치는 일상의 찰나를 포착해 글로 옮겨내고 있다.
돌이켜보면 많은 사람이 퇴사와 이직을 반복하곤 하는데, 그녀도 같은 경험을 했고 서른 즈음에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30대 후반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 비정규직 김 아무개 씨로, 얼떨결에 김 과장으로, 서비스직 여성으로, 그리고 팬데믹 시대에 생존하는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4쪽)
그녀의 이야기는 인별그램에서 많은 이들에게 수많은 공감과 찬사를 받았고, 이야기를 모아서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라는 에세이 집으로 묶었다.
1부. 여사원의 봄
2부. 왜 그 일을 하나요?
3부. 슬픔에 대한 존중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상황에 맞은 꽃과 의미를 소개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를 비교해보는 재미를 준다.
장미
꽃처럼 느리면 어때
서서히 피어나는 꽃잎처럼
깊게 물들어가는 얼굴처럼
오롯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고백하자면 꽃과 식물에 대한 문외한이다 보니 항상 궁금한 분야가 자연에 관한 것이다. 동물과 식물이 우리가 바라보는 모습을 가지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역경을 이겨낸 결과일 텐데, 앞으로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고 싶다.
장미가 서서히 피어나는지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고, 저자는 승무원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말쑥한 유니폼, 세계 여행, 호화로운 호텔 같은 것을 상상하면 황홀감에 빠져들곤 하지만 나름의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승무원이 되기 위한 면접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한낮의 햇살은 무언가를 들쑤시기라도 하듯 따가워 눈살을 찌푸리게 했는데, 그렇게 구겨지는 게 얼굴만은 아니었다. 스프레이를 잔뜩 뿌려 비스킷처럼 딱딱해진 머리카락과 두꺼운 화장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17쪽)
졸업을 눈앞에 두자 승무원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외국계 담배 회사의 계약직 리셉셔니스트로 입사해 경력을 쌓기로 했다. 어느 날 식탁 한편에 놓인 붉은 장미 한 송이가 그날따라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전 입사 환영식에서 받은 뒤 작은 컵 속에 아무렇게 담가둔 꽃이 그새 만개했다.
‘느려도 좋다. 오롯이 피어날 수만 있다면.’
안개꽃
작게 빛나는
무수한 삶들이
눈처럼 사륵사륵 피어나는
눈부신 꽃밭
이 맑은 얼굴 가운데
애쓰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게 있을까
안개꽃을 보게 되면 꽃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을지 생각할 것 같다. 우리도 안개꽃처럼 애쓰고 자신의 삶을 꽃피우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한여름 전철에 탄 사람들은 땡볕의 식물처럼 맥없이 축 늘어져 보였다. 그 속에서 손잡이만 간당간당 붙들고 있던 나는 몰려오는 인파에 휩쓸려 몇 차례 휘청거리다 물렁한 뱃살과 널찍한 등판 사이에 끼어버렸다. (23쪽)
이제는 웃으면서 회상할 수 있는 과거의 회사 이야기라 그런지 소개하는 내용에 비해 묘사하는 내용이 너무 실감하고 웃음을 자아낸다. 출근길 전철에서 다른 이와 눈길을 부딪치는 무안함을 피해 시선을 누군가의 신체를 하릴없이 쳐다보는 모습은 누구나 한번 경험하는 순간이다.
저자가 다니던 회사에 친한 언니가 어느 날 해고 통고를 받는다. 이직률이 높은 회사인지 많은 이들이 오래 근무하지 못하고 퇴직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저자 역시 두 번째 직장인 외국계 투자 은행의 파견직 사원으로 이직하게 된다.
자신의 경력을 생각해 영국 유학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고 입국 후
우여곡절을 거쳐 꽃과 관련한 일을 하게 된다.
글을 읽는 동안 저자가 경험한 많은 일들이 너무도 공감하게 되고 내 경험을 떠올리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경험한 순간을 글로 표현된 것을 보니 회사에 다니던 시절이 중첩되었다.
여성이라 회사 생활하는 동안 겪는 어려움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애와 이별 이야기, 여성이라 겪는 질병에 관한 이야기,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의 이야기, 이 모든 것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 가는 경험이었다.
우리의 모든 순간은 꽃을 피우기 위해 애쓰는 순간이었다.
에크메아
삶을 향해
활짝 뻗은 기지개
어디로 나아가는 것일까
뻗어가는 손짓만큼
삶이 한 뼘 자랐네
희망은
멈추지 않는 자리에
새록새록 피나 봐
사회생활을 앞둔 사람은 솔직한 회사생활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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