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 - 세계일주 단독 항해기
알랭 제르보 지음, 정진국 옮김 / 파람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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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오디세우스’, ‘잃어버린 세대의 마지막 댄디로 불린 남자

프랑스의 국민 영웅 알랭 제르보가 남긴 세계일주 단독 여행기

 

파람북에서 출판한 알랭 제르보의 <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은 세계항해일주 여행에세이다.

 

나는 산호로 둘러싸인 보라보라 섬을 벗어나 모피티 섬에서 가벼운 남동풍을 타고 오던 작은 외돛배 곁을 스쳐 지났다. 이때 바람에 떠밀려 엄청 빠르게 움직이는 크고 시커먼 구름이 보였다. (12)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진 보라보라를 그는 사랑했다. 알랭 제르보는 1893년 프랑스 라발에서 태어난 1941년 동티모르에서 사망한 프랑스의 국민 영웅이다. 알랭은 테니스 선수로 젊은 시절 대회에서 우승했고, 1차 대전 때는 전투기 조종사로 독일 전투기를 격추시킨 에이스로 뛰어난 무공을 세웠다.

 

알랭은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그는 1892년 초소형 요트로 세계일주 단독 항해를 해낸 인물이다. 1923년에 칸 항구를 출발해, 작은 돛배로 대서양을 홀로 건너는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이후 1929년 르아브르 항구로 돌아올 때까지 지구의 바다를 한 바퀴 일주하는 단독 항해를 유럽인 가운데 처음으로 해냈다.

 



책은 그가 세계일주 여정을 보여준다. 지금도 요트를 타고 세계일주 항해를 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과 위험을 동반한다. 하물며 100년 전은 목숨을 건 모험이었을 것이다. 그는 대서양을 건너 남태평양을 거쳐 인도양을 건너 희망봉을 돌아 프랑스로 돌아왔다.

 

피레크레는 강풍과 폭우를 견뎌냈다. 가는 도중 수리를 하며 다시 여정을 이어갔다.

 

그가 사랑한 곳은 폴리네시아였다. 자신의 요트 피레크레에서 책을 읽기 좋아했던 알랭은 피지, 타이티, 보라보라에서 원주민과 격의 없이 어울렸다. 알랭이 살던 시절 제국주의 열강이 그러했듯 강국 프랑스는 남태평양 지역의 많은 섬을 식민지로 경영하고 있었다. 식민지에는 총독과 유럽인들이 지도층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부분의 식민지 총독을 백인의 문명을 원주민에게 빠르게 채택하려 노력했다. 물론 영국령 누벨기네 총독은 알랭과 의견을 같이하고 원주민 문화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일찍이 프랑스에서 국민 영웅으로 불린 알랭은 대부분의 유럽인과 달랐다. 원주민 옷차림으로 아이들과 어울리고 다른 유럽인과는 달리 원주민들의 사라져가는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노력했다.

 

알랭이 좋은 좋아하고 기록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유럽인의 문화가 폴리네시아에 유입되면 원주민의 문화가 없어질 거라 예상할 수 있었다.

 

난 너무 슬펐다. 혼자 행복했고, 누가 있었다 해도 견디지 못했을 테니까. 자연과 사람들 모두가 그토록 가난했던 그 섬에 있는 무엇이 나를 그토록 붙잡아두었을까? 그런 가난과 햇빛이 아니었을까남아도는 것을 모두 없애버리고서, 나는 가난하게 해 아래에서 소박하게 살며, 남의 재물을 탐내지 않고 자기 운명에 순종하며 사는 사람들의 사회를 좋아했다. 이런 사람들이 더 행복해 보였다. 시샘이나 미움을 모르는 사람들.

[ 알랭 제르보 ]

 

알랭은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었다. 12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암흑과도 같은 우울을 경험하지만 절친한 친구 피에르를 만난다. 알랭이 불행한 시절을 피했던 방법은 구석에 혼자 처박혀 몇 시간씩 책을 읽는 습관이었다. 소설 보다 작가의 경험을 묘사한 산문집을 좋아해 잭 런던의 <스나크호 항해>는 항상 그의 곁에 있었다.

 

잭 런던이 대한제국 시절 제물포에 들어오다가 일본인 관리에게 카메라를 빼앗겼다는 일화가 <불타는 한국>에 있다고 하니 읽어보고 싶다.

 

알랭은 키플링, 콘라드, 스티븐슨의 소설에 탐닉했고, 1차 대전의 전쟁 중에도 전쟁이 끝나면 사모아, 피지, 보라보라 섬에 가고 싶다는 꿈으로 전쟁을 견뎠다.

 

알랭은 항해에 나가면 3달에서 2년 정도 바다에 머물렀다. 세계의 바다를 경험하며 폴리네시아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항해일지와 여행기를 펴내며 그에게는 ‘20세기의 오디세우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알랭의 마지막 항해는 동티모르에서였다. 갑작스러운 급사로 동티모르에 가매장된 알랭은 후일 절친한 친구인 피에르에 의해 알랭이 가장 아름답다고 열광했던 보라보라섬으로 유골과 유고를 옮긴다.

 

<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을 읽는 동안 타이티, 보라보라, 피지, 사모아 등 남태평양에 펼쳐진 아름다운 산호섬의 모습이 떠올랐다. 순백의 아름다운 해변과 바닥을 들여다볼 수 있는 깨끗한 물빛은 풍덩 빠져 물고기와 바다거북을 만나고 싶었다.

 

100년 전 알랭 제르보의 삶과 그의 항해기는 아름다운 폴리네시아와 원주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시간이 되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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