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중국 - 21세기 중국인의 조각보
조문영 외 지음 / 책과함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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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중국인의 조각보

 

책과함께에서 출판한 <민간중국>은 중국 전문가들이 다루는 인민에 관해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문은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결속 관계이다. 도대체 14억 인구를 구성하는 56개 민족이 어떻게 조화롭게 지내는지 개혁개방 이후 도시로 모여든 중국인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책의 골자다.

 

중국 전문가 13명은 12편의 논문 형태로 각 주제에 맞게 중국인을 돌아본다. 기존의 도서들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동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이 도서의 특징은 중국 인민의 모습과 문화, 특징을 세밀하게 살펴본다.

 

 

 

 

이 책은 4부에 나눠 중국인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을 소개한다.

 

1부는 소수민족에 관한 글을 소개한다.

 

규모의 방대함과 인구의 다양성을 고려했을 때, ‘민간중국을 들여다보는 것을 결국 조각보를 깁는 작업이다. 대한민국의 96배에 달하는 면적에 14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인구는 14억이 넘고, 공식적으로 56개 민족이 모여 사는 다민족 국가. 한족을 제외한 55개 민족이 1억 명을 훨씬 넘는데도 소수민족이라 불리고, 이들 소수민족의 자치가 시행되는 지역이 나라 면적의 64%가 넘는다.

 

국경 너머 제 민족이 독립된 국민국가를 갖추고 있어 주류 민족인 한족과 불화를 빚기도 하지만, 어떤 소수민족은 이 영토적 긴장을 더 많은 자원을 활용할 기회로 삼기도 한다.

 

책에서는 소수민족인 다이족이나 회족의 삶을 통해 한족에게 흡수되지 않고 자기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2부는 개혁개방 이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경험하고 만들어온 변화를 톺아본다. 거대 전환에 대한 국가 서사와 때로 엇갈리고 때로는 합류하는 시선과 대응을 살피고 있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아는 지인의 삶의 궤적을 소개하며 농촌에서 시골에서 도시의 중산층으로 편입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점이다.

 

한 사례로 개혁개방 시대의 신결혼 풍속도에 따라 칭칭이 동북 지방의 펑롱현의 주민이 되어 자수성가하는 과정은 흥미롭다. 중국에서는 혼인 시에 신랑의 신부의 가족에게 보내는 신부대라는 관습이 있다. 딸을 시집보낼 때 부모는 농촌에서는 쉽게 구하기 어려운 많은 돈은 신랑 쪽 집안으로부터 받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는 집안에 딸을 시집보내려고 한다. 또 대를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가난한 농민일 경우 딸을 시집보내면서 받은 돈으로 며느리를 얻어 아들을 혼인시키려고 한다.

 

칭칭은 신부대를 받지 못해 시집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의미라 서운하고 섭섭했지만, 자신의 수완을 발휘해 음식점을 차려 성공의 계단을 밟아간다.

 

음식점을 날이 갈수록 성황을 이루어 토지도 사고, 아파트도 구입하고 새로운 건물도 사고 음식점을 다른 사장을 들여 운영하고 있다.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무료함이었다. 중국 남성의 경우 부자가 되면 얼나이(어린 여자 애인)를 두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이지만, 칭칭은 자신의 남편이 그럴 줄 몰랐다.

 

두 부부는 사이도 좋았고 남편을 믿었던 칭칭은 남편이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났다고 하자 너무나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이혼하게 된다. 그 후 안타깝게도 그녀는 뇌종양을 앓고 있다.

 

경제 환경이 변하면서 이혼도 이제는 낙인이 아니라 자유로운 선택의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여성은 독자적인 인생을 사는 것을 선택한다. 재혼도 흔한 일이 되었다.

 

 

3부는 개혁개방 과정에서 가장 현란한 변화를 보여준 남방 도시 선전을 중심으로 민간의 역동과 곤경을 들여다본다.

 

선전은 중국 경제의 심장부인 상하이와 달리 남쪽 변경에 있는 인구 3만 명의 한적한 어촌에 불과했다. 설사 시장주의 개혁이 실패하더라도 사회적 파장이 거의 없는 외진 실험장이었다.

 

때문에 1980년 중앙정부는 별다른 경제적 지원 없이 선전에 자율권만 주었고, 선전시는 중국 최초의 특구라는 지위에서 파격적으로 홍콩식 자본주의를 배워가면 1979년부터 2017년까지 40년 사이에 GDP가 만 배 증가하는 기적을 이루어냈다.

 

상주인구 천만 명의 대도시가 된 선전은 1인당 GDP가 중국 전체 도시인의 평균 수입의 세 배이고, 이미 2017년에 한국의 1인당 GDP를 추월했다. 이처럼 파격을 통해 자력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룬 선전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모델이었으며, ‘가장 성공한 특구라 할 만했다.

 

그러나 선전을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폭스콘 노동자의 잇달 투신자살사건이다. 전 세계 애플 스마트폰의 90%를 생산하는 선전의 외국 기업인 폭스콘은 2010년에 미국의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11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바로 그해 폭스콘 공장의 노동자 18명이 연달아 투신자살했고, 2016년까지 총 30명이 투신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는 없었으며 폭스콘은 중국의 20개 도시에 100만 명의 노동자를 거느린 제국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선전은 최첨단 과학지식을 지닌 두뇌들이 꿈의 경연장이자,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고된 육체노동자들의 일터가 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공존하는 곳이다.

 

 

4부는 중국과 대만, 중국과 한국을 가로지르면서 경계에서 민간을 읽는 글을 담고 있다.

 

가장 가슴 아픈 점은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에서 자리 잡고 생업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이전과는 다른 반한 감정을 느끼고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는 청도, 위해의 총경리 급으로 스카우트 되어 떠나는 사람이 보고 건승을 빌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고 전한다.

 

한국 장사와 한족 장사 편에서 중국인은 사드 사태로 한국이 신뢰를 저버리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확산하였다고 전한다. 이를 부채질한 중국 언론과 한국 언론의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는 양국 간의 신뢰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전하다.

 

2017년 사드 사태는 양국 정상이 조금 더 교감을 나누고 사전에 정보를 교환했다면 이렇게까지 악화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여파로 책에서는 사업을 진행하던 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에 없었던 방역 검사, 식품 검사, 디자인 검사가 시행되어 과징금이 부과되거나 영업 정지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롯데에 대한 불매 운동과 함께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과 연예인의 출연 정지의 사태를 생각하면 사태의 심각성이 다가온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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