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도시 - 공간의 쓸모와 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규빈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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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건축가 이규빈이 전하는 세계의 인상적인 건축과 도시 이야기

 

샘터에서 출판한 이규빈 건축가님의 <건축가의 도시>는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의 주요 건축물에 관한 그의 경험을 글, 사진, 그림으로 기록한 책이다.

 

같은 공간을 보아도 보는 사람에 따라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저자가 소개하는 중 이전에 다녀온 곳은 반갑기도 하고 그곳 건축의 의미를 이번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저자인 이규빈 건축가님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건축가 승효상의 사무실 이로재에서 건축과 검도를 수련 중이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스페인 마드리드건축학교에서 수학했고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건축가협회로부터 젊은 건축가 펠로십을 받았다. ‘새들의 수도원’, ‘부산 롯데타워’,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 ‘성뒤마을등 다수의 설계를 담당했다. 2021년부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 출강하여 건축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30여 개국을 일과 여행으로 오고 가며 낯선 도시에서의 생각과 경험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해오고 있다.

[ 건축가의 도시 책날개 중 ]

 

부산의 롯데타워 설계에 참여했다는 약력이 주의를 끈다. 현재 부산의 상징하는 이미지는 광안대교 뒤편에 자리 잡은 해운대 아이파크아파트와 해운대 두산 위브 더제니스, 더샵 아델리스의 모습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회사가 참여해 해운대의 파도와 부산의 상징인 동백꽃 등 아름다운 한국의 자연과 곡선을 형상화했다.

 

싱가포르와 상하이를 다녀오면 같은 디자인을 한 건물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고, 싱가포르는 이를 정부에서 규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란다. 결과는 장소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나타낸다.

한국의 건축물이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획일적으로 지어졌다는 평가가 많아 남포동 일대의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 롯데타워의 모습이 기대되었다.

 

 

저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중 한 분인 승효상 건축가의 이로재평면도를 시작으로 일본의 건축물을 소개한다.

 

신주쿠와 시부야를 지나 길을 걷는 중 외형이 범상치 않은 건물이 나타났다. 스위스 태생의 건축가 자크 헤어초와 피에르 드 뫼룽이 설계한 미우미우 아오야마였다.

미우미우는 프라다 창업자의 막내 손녀딸 미우치아 프라다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이 부티크 숍은 같은 건축가가 10여 년 앞서 설계한 프라다 아오야마맞은편에 있다. 그러니 작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 건축가가 같은 브랜드의 건축을 두 번이나 작업한 셈이다.

 

프라다 아오야마는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고, 미우미우는 불투명한 금속이 주재료다. 누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도무지 같은 건축가의 작품이라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애플 스토어는 디테일에 대한 애플의 집념이 건축으로 발현된 사례이다. 전 세계 25개국 약 500여 곳에 들어선 매장들은 단순히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점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애플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일종의 커뮤니티 공간에 초대된 느낌이다.

 

애플 스토어 오모테산도의 전면 파사드의 높이는 무려 9.5m. 아파트 세 개 층에 달하는 높이지만 이를 떠받치는 기둥은 없어 천장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블루보틀과 도쿄 스카이 트리, 요코하마 페리 터미널을 이어 츠타야 서점을 소개한다.

 

츠타야 서점은 1983년 오사카에 1호점을 열 때만 해도 비디오테이프 등을 빌려주는 아주 작은 가게에 불과했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서점 중 한 곳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제일 부러운 공간 중 한 곳이 츠타야 서점이다. 일단 서점에 사람이 많고 책을 많이 읽는 듯한 일본 사람의 모습과 독서 문화가 일상에 접점을 이루는 모임 장소를 제공하는 츠타야 서점이 발전하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건축이 도시를 대표하는 곳은 가우디의 바르셀로나이다. 하지만 건축이 도시의 효율을 높인 곳을 꼽으라면 브라질의 쿠리치바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 대부분의 현대 도시들은 쿠리치바를 벤치마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쿠리치바는 브라질 파라나 주의 주도이며 인구는 200만 명이 조금 안 된다. 이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 시장이자 전 주지사, 도시계획가이자 행정가인 제이미 레르네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971년에 제70대 쿠리치바 시장이 된 그는 제73, 76대 재임 이후 파라나 주지사까지 역임했다. 묘하게 시간 간격을 두고 공직을 이어나간 덕분에 1970년대부터 2000년 초반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30년간 쿠리치바의 모든 것에 관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쿠리치바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간선급행버스체계, BRT(Bus Rapid Transit) 때문이다. BRT지상에서 버스를 지하철처럼 달리게 하자는 취지의 대중교통 정책이다. 이 말은 버스 운행에 정시성신속성이 보장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간선급행버스체계가 바로 쿠리치바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저자는 프랑스 여행 시 수도원을 찾아 아내와 서둘러 공항에서 환승하고 렌터카를 빌려 유튜브로 샹송을 들으며 르 코르뷔지에를 만나러 간다. 건축가인 그에게 르 코르뷔지에를 만나러 가는 게 어떤 느낌일지 조금은 공감할 수 있을 듯하다. 아내와 함께 시간에 쫓기듯 성지를 탐험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만나러 라 투레트 수도원, 유니테 다비타시옹, 롱샹 성당을 방문한다.

 

건축 관련 도서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 20세기 현대 건축을 상징하는 인물이 르 코르뷔지에(1887~1965)이다. 그는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을 남긴 건축가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건축 관념을 깨고, 오늘날 현대 건축에 적용되는 많은 이론을 만들어낸 건축 이론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르 코르뷔지에를 빼놓고는 현대건축을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현대 건축에 끼친 그의 영향은 막대하다.

 

건축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규빈 건축가님의 <건축가의 도시>를 통해 건축가가 바라보는 도시와 건축 이야기를 접해보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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