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틸 - 줄 위의 남자
다니엘 켈만 지음, 박종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7월
평점 :

독일인의 느끼는 한을 공감할 수 있는 작품.
<해리 포터>를 제치고 <향수>이래 가장 많이 읽힌 베스트셀러 작가 다니엘 켈만 최고의 소설
다산책방에서 출판한 다니엘 켈만의 소설 <틸 (줄 위의 남자)>는 17세기 30년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역사의 주인공을 만나볼 수 있다. 현대 독일의 역사 교육은 1차, 2차 세계대전에 관해 철저하게 반성과 정확한 피해 사실을 인지하려 노력한다.
독일이 지금은 유럽을 이끌어가는 강국이지만, 가장 뒤늦게 국가 체계를 완성한 나라 중 하나였고, 그들 역시 과거 힘이 없을 때는 자신의 영토를 강대국의 전장으로 내어줬다.
1618년에서 시작해 1648년에 끝나는 30년 전쟁은 인류 역사 최대의 종교 전쟁이자 최초의 근대적 국제전이며 800만여 명이 희생된 가장 참혹한 전쟁 중 하나다.
지금으로 따지면 세계대전에 못지않은 큰 충격을 독일과 유럽에 주었다. 독일은 1,800만여 명의 인구가 700만여 명으로 급감했다.
오늘날 독일에 해당하는 신성로마제국은 십자군 전쟁 이후 제대로 중앙집권 국가로 발전하지 못했고, 로마 교황과 합스부르크 왕가의 착취 대상에 불과했다. 심지어 ‘교황청의 젖소’라는 별명이 있었다.
종교개혁이 독일에서 시작한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종교개혁의 거센 물결은 1555년 아우크스부르크 협약으로 일말의 종교의 자유를 허용했다. 신교인 루터파에 대해 지방의 영주에 대해 신앙의 자유를 허용했다. 이는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된다.
교세의 추스르기 위한 구교의 이그나티우스 로욜라와 프란시스코 자비에르는 가톨릭의 세력 만회를 꾀하는 전투적인 집단인 ‘예수회’를 결성하였다. 소설 속 악역의 역할을 하는 예수회 테시먼드 박사와 키르허 박사는 30년 전쟁 시기를 대표하는 마녀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준다.
테시먼드 박사는 <브이 포 벤데타>의 ‘가이 포크스’로 유명한 런던의 ‘화약음모사건’을 주도한 사람이다. 모든 관련자는 처형당하고 홀로 영국에서 탈출에 성공한 주도자가 테시먼드 박사였다.
테시먼드 박사의 종교적 신념은 마년 재판으로 향한다. 마녀재판으로 주인공 틸의 아버지 클라우스도 희생당한다. 마녀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니면 만들어질 때까지 고문으로 완성하면 그뿐이다. 오로지 예수회의 종교 심판관의 마음에 달려있을 뿐이다.
“곡식 더미가 언제부터 더미이며 언제부터 더미가 아닌지의 문제와 같고, 심지어 똑같이 생긴 두 장의 나뭇잎을 구분하는 방법과 같다.”
전쟁은 참혹하다. 독일의 지방 도시에 사는 주인공 마을 사람은 전쟁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한순간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목숨을 잃고 참혹한 결과를 맞이한다.
주인공 틸은 빵집 딸 넬레와 함께 가까스로 몸을 옮겨 탈출에 성공하고 광대로 성장한다. 그는 여러 지역을 다니며 전쟁의 실장을 경험한다.
틸이 첫 번째 장면에서 보여주는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을 소개하는 외줄 공연을 바라보는 관객의 신발을 벗어 던지고 다시 자기 신발을 찾아가는 모습을 대단히 인상적이다.
소설의 주인공 프리드리히의 왕비 리즈(엘리자베스)를 발견하는 것은 즐거움이었다.
영국왕 제임스의 딸이자, 덴마크 왕의 질녀이자, 처녀왕 엘리자베스 여왕의 종손녀이자, 스코틀랜드 메리 여왕의 손녀지만 넬레와의 대화를 통해 내보이는 두 여인의 마음은 다르지 않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는 7명의 선제후의 추천으로 선출되고, 당시 7명의 선제후 중 프로테스탄트 선제후는 3명이었다. 이중 가장 높은 서열의 팰츠 선제후 프리드리히와 결혼한 리즈는 영국에선 볼 수 없었던 일을 경험한다.
가톨릭교도인 페르디난트가 보헤미아의 왕위에 오르자 이름도 말하기 어려운 보헤미아의 귀족은 왕관을 가져와 남편인 프리드리히에게 전달한다. 이는 30년 전쟁의 시발점이 되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보헤미아 (프라하)의 겨울왕 프리드리히와 페르디난트, 발렌슈타인, 스웨덴의 구스타프를 만나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평화로운 죽음보다 더 좋은 게 뭔지 알아?
죽지 않는 거야. 그게 훨씬 좋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힘없는 나라의 국민이 느끼는 기분도 공감할 수 있었다. 독일인 민담 속에 존재하는 존재 ‘틸’을 그들의 가장 어려웠던 시절인 30년 전쟁 시기로 소환해 역사의 현장을 소설로 소개하는 다니엘 켈만의 이야기에 독일이 반하는 이유를 완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나라 비슷한 시기인 영화 <왕의 남자>의 공길(이준기)이 떠올랐다. 백성을 대변에 왕에게 고변할 수 있는 자리지만 그들이 건네는 말이 왕에게 제대로 전달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틸 #줄위의남자 #다니엘켈만 #박종대 #다산책방 #역사소설 #30년전쟁 #독일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