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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니체를 말하다 - 니체의 작품으로 본 니체 ㅣ 니체 아카이브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21년 6월
평점 :
니체의 작품으로 본 니체
오늘 소개할 책은 책세상에서 출판한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 지은이, 김정현 옮긴이의 <살로메, 니체를 말하다>이다.
니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책세상에서 출판한 강렬한 빨간색의 니체가 세상을 내다보는 듯한 얼굴을 표지로 니체 전집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가 많다. 니체의 철학이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고 문학, 종교, 정치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된 배경에는 니체 전집의 역할이 크다.
그런데도 니체의 철학을 재해석하고 발견하는 열정은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그가 가장 사랑했던 루 살로메에 의해 니체를 낱낱이 분석한 책이다.
저자인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는 1861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장군의 딸로 태어났으며, 스위스 취리히대학교에서 신학, 철학, 예술사를 공부했다. 1882년 21세에 로마에서 니체를 만나 청혼을 받고 거절했으나, 그해를 니체와 더불어 지냈다. 이후 26세에 독일의 동양학자 프리드리히 칼 안드레아스와 결혼했다. 당대 유럽의 최고 지성인 파울 레, 릴케, 톨스토이, 부버, 프로이트 등과 만나며 소설, 저서, 논문 등을 통해 시대를 기록하고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유럽 지성사의 길을 밝히는 역할을 했다. 니체를 철학사의 무대에 올리고 릴케를 대시인으로 만드는 역할을 했으며, 프로이트와 만난 이후 정신분석가로 활동했다.
[ 살로메, 니체를 말하다 책날개 중 ]
루 살로메에 관해서는 연애의 대상으로서 팜므 파탈로 바라보는 내용만 접하다 그녀가 저술한 책을 읽고 니체가 사랑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신에 대해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진정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었던 여인이 살로메였다.
니체와 가장 친한 친구인 파울 레가 동시에 사랑한 여인이었던 살로메는 두 사람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고 함께 동거할 것을 제안한다. 그녀에 대한 사랑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두 사람은 이 제안을 수락하고 구설에 오르는 ‘성삼위일체’라는 동거를 시작한다. 이 책은 그동안 살로메가 니체와의 대화를 통해 분석한 내용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 그 외 니체가 정신병원에 입원한 동안 1894년까지 니체의 저서를 꼼꼼히 읽고 분석한 내용이다.
살로메가 베를린대학교 교수였던 안드레아스와 결혼하자 파울 레는 그들의 추억이 담긴 강의 절벽 아래 몸을 던진다. 살로메에게 청혼을 거부당한 니체는 당시의 분노를 에너지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저술한다.
살로메에 반한 릴케는 유부녀였던 그녀에게 끝까지 구애하고 죽을 때까지 그녀에게 가장 먼저 자신의 시를 보내고 애정을 표현한다.
살로메가 프로이트의 애제자 중 한 명이고, 프로이트 역시 자신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악마적 재능을 가진 사람을 살로메로 생각한다. 프로이트의 책상 위에는 그녀의 사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정신분석학을 배우는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것을 잘 알았던 프로이트는 그녀 모르게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살로메는 최초의 여성 정신분석가가 살로메가 되었고, 그녀의 강점은 이 책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은 당대 지식인들도 복잡하고 난해하다고 여기는 니체의 철학을 저서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니체라는 존재 편에서는 니체의 개인적인 모습이 잘 드러난다.
1844년 뤼첸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니체는 가족이 니움부르크로 이사한 후, 그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당시 유명한 문헌학자 리츨이 가르쳤던 본대학에서 고전문헌학을 공부하던 학생이 되었다.
1865년 라아프치히대학에서 니체는 바그너와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1868년 바그너의 누이이자 브로크하우스 교수 부인의 집에서 그를 만난다. 1869년 바젤대학교는 스물네 살의 니체에게 문헌학과 학과장 자리에 초빙했다. 라이프치히대학은 박사학위 논문 없이도 그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궁금증투성이였다.
바젤대학교에 재직하는 교수들은 니체의 역량을 바로 알았다. 그가 강의하는 그리스어 강의에 교수들도 배웠다. 그들은 니체가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영향력과 재능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바젤에서 처음 나타난 선생님이라 칭했다.
1869년에서 1879년까지 10년 동안 니체는 바젤에서 교수활동을 했다. 이 문헌학적 활동은 시기적으로 보면 그가 바그너의 문하에 있던 10년과 거의 완전히 일치하며, 쇼펜하우어의 형이상학에 영향을 받아서 작품들을 출판하던 시기와도 일치한다. (32쪽)
“모든 경우 정지보다는 순환이 있을 수 있다.” (78쪽)
자기 안으로 되돌아오는, 결코 정지하지 않는 운동은 니체의 정신적 특징을 표현하는 것이다. 순환의 모습 – 영원한 반복 속에서 영원한 변화라는 모습은 그의 저작의 입구에 걸려있는 놀라운 상징이자 비밀 기호처럼 있다.
살로메는 니체의 저작을 추적하며 그가 어떤 내면적 강박 속에서 자신의 사상을 점점 더 가혹한 결론으로 첨예화해가는지, 어느 정도의 자기 극복으로 이러한 일이 매번 일어났는지를 분명히 느낀다.
1882년 가을에 니체는 이후 10년 동안 모든 저술 활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1880년대에 오히려 끊임없는 생산력을 발휘했지만, 그가 전제했던 10년이 지나기도 전에 침묵하게 되었다. 1889년에는 두통이 난폭하게 덮치면서 니체의 모든 정신적 작업은 급작스럽게 종착점에 도달했다.
살로메는 이 책을 통해 니체의 정신세계와 철학사상의 변화 과정을 그의 저서를 중심으로 상세히 분석하고, 더 나아가 니체 사상의 체계를 그 사상의 발전 과정과 변화 과정을 고려하며 철학적 주제로 정리하고 있다.
아직 니체의 저서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니체의 다른 작품을 보는 동안, 니체의 다른 작품도 읽고 싶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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