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미술사 - 현대 미술의 거장을 탄생시킨 매혹의 순간들
서배스천 스미 지음, 김강희.박성혜 옮김 / 앵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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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거장을 탄생시킨 매혹의 순간들

 

앵글북스에서 출판한 서배스천 스미 지은이 김강희 박성혜 옮긴이의 <관계의 미술사>는 현대 미술의 거장 마네와 드가, 마티스와 피카소, 플록과 드쿠닝, 프로이트와 베이컨이 서로 주고받은 영향이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내밀하게 추적한다.

 

퓰리처상 수상작가라는 명색에 걸맞게 교양서지만 한 편의 추리소설을 풀어가듯 이야기의 흡입력이 대단하다. 미술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19세기, 20세기를 빛낸 8명의 관계를 들을 수 있다.

 

서배스천 스미는 <워싱턴 포스트>의 미술 비평가로 활동 중이다. 이전에는 <보스턴 글로브>에서 미술 비평가로 일했으며, 같은 시기인 2011년에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했다. 2008년에도 같은 부문 차점자에 오른 적 있다.

[ 관계의 미술사 책날개 중 ]

 

서배스천은 2013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기타큐슈로 가는 신칸센을 타고 에드가 드가의 그림을 찾아간다. 미국에서 기타큐슈로 한 점의 그림을 찾아가는 여정은 어떤 기분일까? 기타큐슈에 머무르는 동안 나는 에드가 드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지도 몰랐는데, 역시 세상은 자신이 아는 경계 안에서 상호작용한다.

 

드가의 그림은 마네 부부의 그림이었고 놀라운 점은 그림의 오른쪽 한 켠이 잘려져 있었다.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하는 인상파 화가의 작품에는 유독 절개 되어진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오래되고 보관을 잘못해 작품을 자른 줄 알았는데, 이번 드가의 그림에 구멍을 내고 자른 사람은 마네였다.

 

드가가 그린 마네 부부의 초상화를 받은 마네는 감추었던 부부의 비밀을 드가가 훤히 꿰뚫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마네는 부인 수잔 린호프와 부부로 지내는 동안 수많은 여성과 사이 좋게 지냈다. 그중 빅토르 뮈랑, 베르트 모리조와는 연인 관계였다.

 

마네는 상류층 부르주아였고, 수잔 린호프가 낳은 아들 레옹은 아버지가 마네인지 마네의 아버지 오귀스트인지 몰랐다고 한다. 저자는 마네의 집안을 생각하면 혼외자를 자식으로 들이지 않았던 당시 상류층 가문에서는 일반적인 사례라고 전한다.

 

인상파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네는 낙선재에 출품한 <풀밭위의 점심 식사>, <올랭피아>를 통해 비평가와 대중의 혹독한 비난에 시달린다.

 

1874년 클로드 모네가 <인상, 해돋이>를 전시회에 발표함으로써 규정된 인상주의는 서양 미술사에 가장 큰 변혁을 이룬 화파로 19세기 아카데미 회화의 진부함과 천편일률적인 주제에 반발해 당대의 현실을 표현했다.

 

획기적으로 당대의 현실을 전통적인 기법으로 표현하면서 인상주의의 선구자가 된 마네와 드가는 친구이자 동료였지만 작품에 있어서는 라이벌이었다.

드가는 마네가 가진 현실을 반영한 과감한 표현을 부러워했고, 마네는 드가가 가진 드로잉 실력에 감탄했다.

 

두 사람은 빛에 따라 변하는 사물을 표현하는 인상주의 방식과 당대의 현실을 주제로 삼았지만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

 

마네는 새로운 미술을 열기 위해 전통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당대의 현실을 표현하기 위해 거장들의 작품을 연구했다. 그는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주제에 있어서는 전통을 답습하지는 않았다.

 

마네는 벨라스케스를 따라 습작하길 좋아했다.

 

 

에드가 드가(1834~1917)는 인상주의 화가 중에서도 고독과 소외, 그리고 대중적인 즐거움을 표현해 인상주의의 선구자가 되었다.

 

드가는 특히 인상주의 화가들이 관심을 가졌던 자연스러운 빛의 효과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보이고 사라지는 현장감을 표현해 당대의 생활을 탁월하게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

 

 

 

드가 역시 상류층 출신이고, 루브르 미술관에서 벨라스케스의 그림 앞에 마주한 마네와 드가는 서로 호감을 느꼈다. 드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화가는 마네이지만 작품을 훼손한 사건을 기점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졌고, 후일 사건은 무마되었다. 하지만 둘의 사이는 결코 예전과 같아지지 않았고, 10여 년 후 마네는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뒤 드가는 괴팍한 노인으로 고립되어 살다가 삶을 마쳤다. 드가는 예술적 상업적 성공을 거둔 후, 자신이 존경하던 앵그르, 들라크루아의 작품과 젊은 인상파 화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었다.

 

물론 마네의 작품도 공개되었는데, 유화 여덟 점과 드로잉 열네 점 그리고 예순 점 이상의 판화 등의 놀라운 규모였다.

 

인상파 화가의 그림이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 많이 소장하고 있는 이유도 흥미로운데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드가가 소장한 작품이 우수한 품질임을 친구 로저 프라이를 통해 확인하고 재정난에 처한 런던 국립 박물관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2만 파운드의 일회성 보조금을 지원해달라며 영국 재무부를 설득했다.

 

드가의 컬렉션이 경매가 열리는 날, 바깥에는 폭탄이 떨어져 경매참가자의 다수가 안전을 위해 경매장 밖으로 피신했다. 케인스와 친구였던 찰스 홈스는 제자리를 지켰고 상당한 작품을 런던으로 가져와 영국 국민이 혜택을 누리도록 했다.

 

드가가 마지막까지 마네의 그림들을 소장하고 있었던 것은 그의 예술사를 대변하는 증거이다.

 

 

그들의 천재성을 깨운 친밀함의 영역을 섬세하게 포착한 가장 지적인 예술사

[ 아담 그랜트 ]

 

 

<관계의 미술사>의 주인공은 남성 화가 8명이지만, 이들의 역경을 극복하고 예술의 경지를 드높이는데 여성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또한 그들은 탁월함을 믿고 지지한 후원자들의 지원은 이들 화가가 재능을 싹틔우는 자양분이 된다.

 

불현듯 당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 고흐의 처지가 떠올랐다. 이 외롭고 고통스러운 화가의 고단했던 예술의 길이 떠오는르건 책에서 소개하는 화가들은 후원자의 믿음이 절대적이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티스와 피카소의 경우, 펜을 늦게 잡았던 마티스에 비해 피카소는 어려서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들을 만나게 한 스타인 가문의 사람들이 관심이 피카소에서 마티스로 옮겨질 때 피카소는 불안했다.

 

마티스는 아내의 부모님이 파리를 넘어 프랑스를 뒤흔든 금융사기에 연루되었다는 죄목으로 결국 길거리에 나 앉게 된다. 피카소의 트라우마는 13살 시절 여동생의 죽음이다. 동생이 디프테리아에 걸려 사경을 헤맬 때 무신론자였던 피카소는 신에게 기도하고 맹세한다. “자신의 동생을 살려준다면 자신은 두 번 다시 그림을 그리지 않겠다고.” 안타깝게도 동생이 사망하고 피카소는 신이 자신의 그림을 선택했기 때문에 동생을 데려갔다는 믿음이 자라난다.

 

피카소가 평생에 걸쳐 젊은 여인과 어린 소녀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피카소의 예술이라는 제단 위에서 희생자의 역할을 맡게 했던이유도 이 일화가 설명해준다고 리처드슨은 말한다.

 

마티스와 피카소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압박하기도 했으며 서로 다른 매력을 인정했다.

 

 

 

잭슨 폴록은 알코올 중독자였고 매일 밤 뉴욕의 거리를 휘청거리던 사람이었다. 이 걷잡을 수 없던 화가는 리 크래스너를 만나고 인생이 급반전한다. 당시 뉴욕에서 추상화가로 활동하던 그녀는 모두가 포기했던 잭슨 폴록을 뒷바라지하기로 했다. 그 후 그녀의 노력으로 잭슨 폴록은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물이 된,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 그리고 콜렉터이자 갤러리스트였던 페기 구겐하임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모인 셋은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이 후에 최고의 화가가 될 것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화가는 루치안 프로이트와 프랜시스 베이컨이었다. 베이컨의 놀라운 작품에 관한 내용이다. 성적 정체성에 대한 갈등으로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방황하는 그의 고통을 드러내는 작품은 한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회화>, <두 사람>이 그려내는 인간 본연의 날 것으로 표현되어 강렬함을 전했다.

 

이들 각각의 관계는 익숙한 하나의 역학 관계에 놓인다. 한 사람이 예술적 또는 사회적 면에서 부러울 정도로 뛰어난데 반해, 다른 한 사람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정체된 관계 말이다. 한 사람이 기꺼이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식이라면 다른 한 사람은 신중함이 지나치거나 이런저런 완벽주의가 뒤섞여서, 혹은 근성이 있거나 심리적으로 가로막히면서 뒤처지는 식이었다. 이렇게 능숙하고 대담한 동료와 마주하면서 다른 한 사람은 깨달음을 얻고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것들로부터 해방된다. 가능성의 틈이 열리는 것이다. 그리고 창작뿐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획득하고,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된다.

[ 관계의 미술사 책날개 중 ]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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