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 - 주류 경제학이 나아갈 길에 관하여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장진영 옮김 / 안타레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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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경제학이 나아갈 길에 관하여

 

안타레스에서 출판한 로버트 스키델스키 교수님이 저술한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제시한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인 내가 보기에 이렇게 많은 제도권 경제학파를 이 정도로 비판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그동안 세계 경제학사의 주류, 비주류의 거의 모든 경제학파에 대해 작심하고 강도 높게 비판하신다. 책에 등장하는 경제학자는 최근 300년 동안의 180명에 이른다고 하니 원문은 이 책보다 훨씬 방대한 저작이었을 거로 생각된다. 이 정도면 자신에게 가해질 비판도 감수하겠다는 마음이 보여 살짝 걱정될 정도다. 그의 신념은 오로지 인류를 위한 더 나은 삶을 위한 경제학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다른 학문과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경제학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당황스러운 사실은 자신은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외부인의 시선을 경제학파를 바라본다고 강조하는 점인데,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교수님의 대표적인 전기로 알려진 <존 메이너드 케인스>30년 동안 저술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교수님 역시 경제학자로 여겨진다. 저자는 케인스주의자라 알려져서인지 모든 제도권 경제학파 중에서 그나마 가장 우호적인 시선을 주고 있는 것은 경제 주체를 개인에서 국가의 역할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케인스학파 정도이다.

 

주류 경제학을 선도하는 고전주의 경제학파, 신고전주의 경제학파가 가장 큰 비판의 대상이다. 이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학파, 슘페터학파, 제도주의학파, 행동주의학파, 시카고학파, 종속이론학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진다. 읽는 동안 깜짝 놀라면서 이 정도로 해도 되냐고 계속해서 되뇌이게 된다.

 

저자인 로버트 스키델스키 교수는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영국의 경제사학자, 국제관계 전문가, 상원의원이자 워릭대학교 정치경제학 석좌교수이고, 옥스퍼드대학교 지저스(Jesus) 칼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너필드(Nuffield) 칼리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스런던대학교의 전신인 노스런던폴리테크닉에서 역사학 교수로 지내다가 1978년 워릭대학교 국제관계학 교수로 임용됐으며, 1990년 정치경제학 교수로 적을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의 정치적인 행보도 예사롭지가 않다. 노동당 소속이었다가 사회민주당 창당위원이었고,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코소보 공습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문화, 재정위원회 위원장에서 해임되었다.

 

그가 가진 신념은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경제학을 추구한다.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는 세계적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는 것을 지켜봤고, 주류 경제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 책을 저술한 거로 판단된다.

 

고전주의, 신고전주의 학파의 가장 큰 착오는 경제학적인 모델을 너무 단순화했고, 경제 주체를 개인으로 한정했다고 한다. 이는 경제학이 권위를 가지기 위해 예측하기 위해 수학적 모델을 통해 설명하려 했기 때문이다.

 

2008년 경제 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이유도 경제학의 방법론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제한적인 범위에서 실제 경제의 열린 시스템을 닫힌 시스템에서 분석하다 보니 불확실성을 제외했다.

완전 경쟁이란 잘못된 가설은 경제 모델과 현실 세계의 동떨어지게 만든다.

 

 

행동경제학의 경우 현실주의에 근거해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지만, 시작에서 합리적 계산과 반대되는 가설을 근간으로 삼았기에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에 관한 내용도 흥미롭다. 마르크스는 메리 셸리가 1823년에 발표한 <프랑켄슈타인:현대의 프로메테우스>에 매료되었다. 널리 알려진 대로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창조한 괴물이 자신의 창조주를 증오해 그의 동생과 아내를 죽이고 가는 곳마다 아수라장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나는 메리 셸리 본인의 삶을 투영한 피사체가 프랑켄슈타인 괴물이라 생각했는데, 마르크스는 프랑켄슈타인 괴물을 자본주의의 은유로 보고 엥겔스와 함께 쓴 <공산당 선언>에서 부르주아지는 앞선 세대들보다 비대하고 거대한 생산력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생명체인 자본주의는 제 역할을 마치면 반드시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경제학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노벨상이 수여되는 유일한 사회과학이 경제학이란 점은 자연과학과 함께 할 수 있는 학문이 경제학이라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진정한 과학에 대한 궁극적 찬사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원래 노벨경제학상은 없었다. 노벨경제학상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노벨 재단에 거금을 지원해 1969년 처음 생긴 것이다. 정식 명칭도 다른 노벨상과 달리 알프레트 노벨을 기리는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 과학상이다. 한마디로 스웨덴 중앙은행이 주는 것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중립적인 기관이 아니다. 경제 연구를 재정적으로 지원해 기업이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자문하면 경제학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경제학에 기대하는 것은 인류를 빈곤에서 구원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에 가장 적합한 학문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경제학은 윤리학, 사회학, 역사학, 정치학이 필요한 부분은 소통해야 한다. 통계의 이용과 한계에 적절한 이해가 필수지만, 수학적 필수조건은 최소한이 되어야 한다.

 

경제학은 다른 사회과학과 손은 잡아야 한다. 그리고 사회과학의 군주로서가 아니라 서도 동등한 위치에서,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파트너로서 경제 현상을 분석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필수적 도구를 계속 제공해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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