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뒤흔든 한국의 골프 여제들
오상민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여자골프 실종된 역사를 찾아서

 

소명출판의 오상민 저자의 <일본 열도를 뒤흔든 한국의 골프 여제들>은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한국의 골프 여제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선구자 역할을 했던 JLPGA에서 활약한 선수를 돌아보는 책이다.

 

오상민 기자님은 스포츠·레저 전문기자이다. 주로 골프를 가장 오랫동안 취재했다. 일본 골프 전문지 <슈퍼골프> 발행인과 편집장을 맡으면서 일본 골프계에서 활약한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의 활약상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고 이제는 잊혀진 선수를 기록으로 남김으로써 한국 여자골프의 역사를 제대로 남기길 원한다.

 

한국 여자골프 역사엔 실종된 기록이 있다. 여자골프가 걸음마 단계였던 1980년대 초반 일본으로 건너간 1세대 선수들의 위대한 도전이다.

 

한국의 골프 시장은 미국이나 일본의 시장에 비해 규모도 작았고, 산업이라 불릴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골프에 대한 시선 역시 부자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었고, 환경을 파괴하는 골프장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았다.

 

이런 인식들이 바뀌게 된 건 IMF 시절 미국에서 들려온 박세리 선수의 우승 소식이었다. 그녀가 연못에 빠진 골프공을 치기 위해 신발을 벗어 던지고 발을 걷어붙여 페어에 공을 올려놓고 우승하는 장면은 전 국민에게 깊이 각인되었다.

 

이후 박세리 키즈 열풍과 여자에게 골프를 가리켜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괜찮다는 인식이 퍼지고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의 우승 소식은 차례로 들려왔다. 우승을 차지하기까지 얼마나 인고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을지 생각하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겨낸 선수들의 노력에 박수를 기울이고 싶다.

 

박세리 선수의 미국 진출 이전에 한국 여자 골프 선수가 해외에 진출한 사례는 쉽게 짐작이 가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과거 티비상으로 구옥희 선수가 일본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소식을 접하며 막연하게 자랑스럽다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일과 완벽하지 않지만 진심 어린 행동으로 다가가 일본 여자 골퍼 그룹에 끼어들어 그들과 친교를 나눈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특히 일본 진출 1세대 선수 중 구옥희 선수가 일찍 세상을 떠난 일은 아쉬움이 남았다. 처음 일본에 진출한 선수들은 한국 선수는 언어도 잘 안되고 약소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언어폭력은 기본으로 당했다.

 

1985년 구옥희 선수의 JLPGA 투어 한국인 첫 우승은 기념비적인 사건이지만, 이제는 많이 잊혀진 역사다.

 

골프 한류의 숨은 조력자인 김애순 선수의 일본 진출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는 대기만성형의 노력파였고, 첫 우승까지는 무려 14년이 걸렸다. 프로 데뷔 이래 이토록 오랜 기간 만에 우승한 사례는 거짓말 같은 기록이고 이 기록은 12년 동안 깨지지 않았다. 김애숙 선수는 일본인 트레이너인 야마다 게이이치와 결혼했다. 김애숙 선수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미래가 불투명한 선수였지만, 일본인과 결혼하면서 모든 것이 술술 풀렸다. 대회 성적이 안정됐고 일본 사회에 완전히 융화되면서 다른 인생이 열렸다.

 

그녀는 완벽하게 일본 사회에 적응하며 일본에 진출한 한국 선수의 매니지먼트 업무에 눈을 뜬다.

 

2004JLPGA 투어 통산 6승의 신현주 선수와 만남이 그랬고, 이후 2014년 신지애의 JLPGA 투어 데뷔와 함께 KPS 매니지먼트 회사를 설립했다.

JLPGA 투어에서 활약한 신현주, 신지애, 안선주, 김하늘, 김영, 배희경, 강수연, 정재은, 강여진, 이 에스더, 김소영, 배선우 등이 KPS 소속으로 활동했다.

 

근래에도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여자 골프 선수로 이보미 선수가 선정되어 깜짝 놀란 적이 있다. 2012년부터 일본 투어에 진출해 JLPGA 투어 판도를 흔들었다.

 

신지애 선수는 LPGA를 뒤로하고 JLPGA 투어에 참가해 경이적인 기록을 만들었다. 그녀는 한국, 미국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적이 있고, 일본에서 상금왕을 차지하면 한미일 3국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한 선수가 된다. 신지애의 기록과 업적은 일일이 나열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한국 골프의 어머니 구옥희, 김만수, 김애숙, 이영미 선수를 1세대로 구분한다.

 

원재숙, 신소라, 고우순, 한희원, 이지희 선수를 2세대로 구분하고, 일본 투어 개방에 따른 신현주, 전미정, 김소희, 송보배, 임은아, 황아름, 이나리 선수를 3세대로 구분한다.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 최강으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인비, 안선주, 김영, 강수연, 이보미, 신지애, 김하늘 선수도 3세대로 구분한다.

 

한때 한 해 동안 열리는 JLPGA 대회 30여 개 이상의 대회에서 외국인 선수가 절반 이상 우승을 차지한 때도 있고, 이들 중 대부분은 한국 선수였다. 일본은 자국 골프 시장의 침체와 시청률 하락, 골프인의 관심이 적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외국인 선수에게 불리한 규정을 점차 도입한다.

 

이런 사정에도 한국 선수의 활약을 오히려 더욱 빛을 발한다.

 

지금도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의 활약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이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선배들의 뿌린 씨앗을 돌아본 시간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일본열도를흔든한국의골프여제들 #오상민 #골프 #소명출판 #책과콩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