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푸른 눈의 증인 - 폴 코트라이트 회고록
폴 코트라이트 지음, 최용주 옮김, 로빈 모이어 사진 / 한림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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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봉사단 외국인 청년, 광주민주항쟁을 마주하다

 

올해는 1980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41년이 지난해이다. 아직 정확한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아 희생자 유가족의 가슴에 응어리가 남아있다. 오늘 소개할 책은 한림출판사의 폴 코트라이트 회고록인 <5·18 푸른 눈의 증인>이다. 5·18 민주화운동에 관한 회고록과 영상매체가 다수 존재하지만, <5·18 푸른 눈의 증인>은 당시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온 청년 폴 코트라이트가 느꼈던 객관적인 시선이다.

 

그는 전남 나주의 호혜원에서 한센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한국 이름도 가지고 있었으며, 한국에서의 생활이 이전에 자신이 살았던 생활방식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한국인의 본받을 점은 무엇인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던 시기였다.

 

자신이 외부의 뉴스를 통해 들었던 광주항쟁과 본인의 눈으로 확인한 광주에서 벌어진 실상을 너무나 달랐다. 평화봉사단은 정치적인 입장을 피력할 수 없었음에도 그는 현장에서 만난 할머니의 부탁을 잊을 수 없었다.

 

한국 사람들은 지금 목소리를 낼 수 없네. 세상 사람들은 이 나라 군인들이 무슨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 모르고 있어. 미국인인 당신이 증인이 되어 우리를 대변해 주게. 바깥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정을 알려주게.”

 

폴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을 알았다.

노력하겠습니다.” 할머니에게 더듬거리며 말했던 마음속으로 다짐하던 약속은 40년이 지나 기억에 의존해 회고록으로 대신한다.

 

그는 1980514일에서 522일까지 일어난 일을 자신이 경험하고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회고록을 기술하고 있다.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의 눈을 의심하게 했다. 군인들이 무장하지 않은 대중을 향해 총을 발포하고 있었다. 경상도 출신 공수부대원들은 광주의 봉기가 북한 불순 세력의 소행이라고 믿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가 바라본 시민군은 북한의 위협에 무기를 들 사람이었다. 그들은 시골 농민들, 가게 주인들, 운전기사들이었고, 바라는 것은 오직 정의로운 사회였다.

 

군중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기가 필요하다는 측과 군인들의 보복이 우려되기 때문에 무기를 들어서는 안 된다는 측으로 갈렸다.

 

도청 앞 분수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 규모를 짐작할 수 없었다. 군중 위로 비행기가 나타나서 최루 가스를 뿌리자 사람들은 공중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하지만 티비 속에 나오는 광주에 관한 내용은 진실과 달랐다.

 

폭도 학생들이 공공 재산을 파괴하고 있으며 우리 군인들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은 악의적으로 상황을 조작하고 있었다. 방송을 통해서 전국에 전달되고 있는 광주항쟁은 현실에 불만을 가득한 폭력적인 공산 집단에 의한 폭동이었다.

 

, 팀과 데이브는 자전거를 타고 언덕길을 이용해 평화봉사단에 도착하고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리기로 한다.

 

수많은 시민이 총알 앞에 목숨을 잃었다.

 

광주에서 그가 경험한 일을 떠올리는 건 40년 동안 그에게 힘든 고통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학살이 시작된 날인 5·18로 통칭되고 있는 당시의 항쟁이 한국 민주주의 운동의 분수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서구인, 특히 미국인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길 원했다. 미국인들 중에는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광주항쟁 동안 워싱턴주의 헬레네 화산이 폭발해 광주 소식이 미디어에 거의 소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리아에서 일어나는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나라의 군인이 자국민에 총을 발포하는 행위는 막장에 벌어지는 일이다. 과거 내가 살았던 동네의 아저씨 한 분은 5·18 민주화운동에 공수부대로 참여했고, 수많은 경험 뒤로 정신을 잃어버리고 동네에서 실성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나는 성인이 되어 광주에서 벌어진 진상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고, 훨씬 더 많은 희생자와 희생자 가족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5·18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가 있음에도 사건의 총체적인 진상이 여전히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광주에 머물렀던 외국인들의 이야기는 객관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다른 주목할 점은 처음으로 공개되는 사진작가 로빈 모이어의 당시 기록사진이다. 새롭게 공개된 사진 속에는 누군지 모를 관을 자전거 뒷자리에 싣고 가는 사람이 보인다. 체육관 내에 줄지어 있는 관의 행렬은 당시 치열한 현장을 대변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에 관해 궁금증을 가진 분이라면 <5·18 푸른 눈의 증인>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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