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의 심리학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베티나 파우제 지음, 이은미 옮김 / 북라이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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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본격적으로 파헤친 책!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파트리크 쥐스킨드의 소설 <향수>는 냄새가 가지는 치명적인 점을 강조한다. 소설에서 주인공 그루누이는 코를 통해 채취하는 냄새를 묘사하고 보관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향수에 심취한 나머지 나의 아이디는 오랜기간 그루누이였고, 자녀에게 조향사의 직업을 소개하고 화학에 관심을 가지도록 추천하기도 했다. 샤넬에서 버버리와 같은 향수는 나의 외출의 마지막 필수품과 같았다.

 

냄새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독가스가 냄새로부터 시작되었고, 지하철에 풍기는 델리만쥬 냄새와 인위적으로 냄새를 통해 손님을 유인하는 마케팅도 인상적으로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감기를 방치한 결과 한쪽 코에 비염이 온 후로 다른 사람보다 냄새를 잘못 맡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향수를 오래 맡다가 임계치를 넘어버리는 순간, 다중화학물질 과민증이 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향수의 사용을 줄이게 되었다. 가수 김동완 님이 겪고 있는 걸로 알려진 다중화학물질 과민증은 화학물질 냄새를 맡으면 발진과 두통을 동반하는 치명적인 자가면역 질환의 한 종류이다.

 

냄새에 관한 궁금증은 늘 나의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북라이프에서 출판한 <냄새의 심리학>은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 베티나 파우제 교수님이 저술하고 이은미 님이 옮긴 책이다. 평소 궁금하던 후각과 냄새가 가지는 궁금증에 관한 많은 해답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보도 많이 알게 되었다.

 

기존에 우리에게 통용되던 상식으로 알려진 것에 반대되는 새로운 연구결과도 소개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는 인간과 동물의 후각에 관한 비교이다.

 

개가 인간보다 4배 이상 뛰어난 후각 처리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었으나 스웨덴 린셰핑 대학교 동물학 교수인 마티아스 라스카는 25년 넘게 이 연구에 몰두한 결과, 인간의 후각은 여타 동물과 비교해서 전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훨씬 더 뛰어나다고 발표했다.

 

우리의 시각은 겨우’ 500만 개의 색깔을 구분해 낼 수 있다. 이 많은 색깔은 막대 모양 한 개와 원뿔 모양 세 개로 이루어져 있는 네 개의 수용체를 통해 지각된다. 청각적 세계 역시 특정 범주 내에서만 지각된다.

 

반면, 1조 개에 달하는 냄새들은 1,000개가량의 수용체에 의해 구분된다. 각 수용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냄새 분자는 모두 다르다. 후각만큼 우리 뇌를 좌우하는 감각은 없다. 이는 척추동물과 포유동물 그리고 사람의 뇌가 복잡하게 설계된 이유이고, 유전자 가운데 상당수가 후각과 관련된다.

 

지금까지 후각은 다른 감각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후각은 동물에게나 걸맞고 하등의 흥분 상태나 본능, 고통 등과는 별개이자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았다. 관심을 기울이는 사상가, 과학자도 근대에 이르기까지 많지 않았다.

 

현대에 이르러 후각과 관련한 연구와 내용은 놀랄 정도이다.

우리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주목하면 그는 다른 사람의 감정의 변화를 민첩하게 알아차린다. 후각은 변화에 민감하고 코를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화학적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우리가 낯선 장소에 갔을 때 편안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는 화학적 신호들을 통해 구별하기 때문이다. 후각은 인간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은 약 쉰 살이 되면 후각이 약해진다고 한다. 시각과 청각은 보조기가 있어 감각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후각 보조기는 없다. 따라서 후각 훈련을 통해 후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냄새의 심리학>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지만, 놀라운 정보와 이야기로 가득하다. 냄새를 연구한 전문가가 쓴 책이라 후각에 대한 편애가 느껴지기도 한다. 과학은 한가지 주장이 있으면 이를 검증하고 반증을 통해 확립된 주장을 만들어 간다. 그런 점에서 후각에 관한 앞으로의 담론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후각에 관한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냄새의 심리학>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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