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자 사람 검사 - 드라마가 아닌 현실 검사로 살아가기
서아람 외 지음 / 라곰 / 2021년 3월
평점 :
드라마가 아닌 현실 검사로 살아가기
라곰에서 출판한 서아람, 박민희, 김은수 검사님이 함께 저술한 <여자 사람 검사>는 9년차 검사 세 분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학창 시절, 솔로몬의 선택을 시청하며 변호사가 되는게 어떻냐는 부모님의 말에 성적에 맞는 법대에 진학 후 마침내 운명처럼 검사의 길에 들어선 분,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시달리며 오빠의 의동생에 의해 왕따를 벗어나게 되지만 나쁜 사람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검사의 길을 들어선 분, 취업은 하기 싫고, 목표가 없었던 상태에서 시간을 벌어볼 요량으로 발을 들인 로스쿨을 시작으로 검사의 길을 들어선 분.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가장 많이 추천받는 직업은 검사였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우리 부모님도 나에게 검사가 되기를 추천하셨고, 검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우수한 성적을 바탕으로 어떤 길을 거쳐야 하는지 현실을 알았을 때 나의 길을 아니란 걸 깨달았다.
모두 선망하는 직업임에도 우리나라에서 ‘검사’라는 직업만큼 국민이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직업도 없을 것이다.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 사법개혁의 개혁 대상이라며 그들의 가지고 있는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고 자주 거론된다. 종종 영화나 드라마 속 등장하는 검사의 모습은 대중에게 시각화된다. 정의의 사도 아니면 악의 축으로 묘사되는 모습은 실재와는 동떨어졌음에도 이미지가 축적되다 보니 어느새 편견을 가지게 된 직업이다.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기에 일반적으로 검사에 대한 도덕적이고 능력에 있어 기대치는 상당히 높다. 수많은 사건 분석과 읽어야 할 서류는 인간이 어디까지 능력을 발휘하는지 테스트하는 것처럼 보인다.
검사 한 명이 한 달간 처리하는 사건은 적게는 150건, 많게는 300건 이상이다. 그중 30~50건 정도에 대해 정식 재판이 열리게 되는데, 수사도 하면서 재판도 들어가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60쪽, 재판정에 선 검사 중)
하지만 직업인으로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검사 생활은 미드 CSI처럼 매번 사건이 깔끔하게 해결되진 않는다. 수많은 피의자, 피해자를 만나며 그들의 사연에 공감하고, 기소할 부분은 파악한다.
개인 생활에 돌아보면 좋아하는 가수를 위해 콘서트 표를 예매하고, 자녀를 위해 카시트를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중고거래에 사기꾼을 만나 남편에게 질책받는 모습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검사 초입 시절은 상사를 위해 식당을 정하고, 잦은 야근에 시간이 없어 강냉이를 먹으며 일하는 날도 많고, 쌓이는 사건 분석에 제대로 씻을 수 없어 봉와직염(군대에서 주로 걸리는 발 질환)에 걸리기도 한다.
보이싱 피싱을 하는 사기꾼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어린 여자가 무슨 검사냐고 만만하게 보거나 믿지 않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이제는 9년 차에 접어들어 자신들이 맡았던 사건을 떠올리면 만감이 교차하기도 한다. 스토킹을 당해 어쩔 줄 모르는 사람, 허위 신고를 해 무고죄로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바뀌는 경우, 어린 나이에 출산해 갈 곳이 없어 태어난 아기를 성별도 모른 채 창밖으로 던져버린 비정한 어린 엄마....
자신들 역시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게 되어 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발령받은 곳으로 힘들게 집을 알아보면 2년이 지나 새로운 도시로 발령받아 또다시 이사해야 하고, 높은 업무강도와 개인적이고 외부적인 요인으로 사직하는 경우 사내 게시판의 사직 인사를 구경하는 것도 흔하다.
언론, 영상매체에서 그토록 검사를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공정한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검사이고, 내가 억울한 경우를 당하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검사다.
세 분의 이야기를 듣고, 검사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분노할 사건을 배당받으면 나쁜 놈을 제대로 처벌받게 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사람 말이다.
검사에 대해 많은 분이 궁금해할 거라 생각하는데, <여자 사람 검사>는 직업인으로 검사 생활과 그들의 경험하는 사례를 세심하게 소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여자사람검사 #서아람 #박민희 #김은수 #라곰 #검사 #책과콩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