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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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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오늘 소개할 책은 뤼트허르 베레흐만 지은이, 조현욱 옮긴이의 인플루엔셜에서 출판한 <휴먼카인드>이다. 이 책은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인간 본성에 관한 새로운 관점이자 ‘사피엔스’에 도전하는 책”이라는 추천사로 많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책의 특징은 절묘한 책 제목이다.
‘휴먼카인드’ 인류를 뜻하는 영어단어를 분리해서 해석하면 '인간은 선하다'는 말로 나타난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인간에 대한 상식을 부정한다는 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 본성에 관한 담론은 과거부터 존재했다. 동양의 맹자는 성선설과 순자는 성악설을 강조했고, 서양의 루소는 성선설을 홉스는 ‘리바이어던’에서 강조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에서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는 사실은 주장했다. 가장 잘 알려진 내용은 인간 본성의 선과 악이 공동으로 존재하지만, 상황에 따라 인간의 행동은 선한 모습과 이기적인 악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인간은 악한 모습을 가지고 있고 이를 제어하기 위한 방책으로 도덕, 법률이 발달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브레흐만은 이러한 주장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브레흐만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가, 학자는 버트런트 러셀이라고 한다. 러셀의 수학에 기반한 논리적이고 실증적인 사고와 지식을 받아들이는 체계는 브레흐만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인간 본성에 관한 기존의 이론과 실험, 관련 자료를 자신이 인정할 수 있는지 다시 검증한다.
대표적으로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고립된 인간이 나타내는 이기적인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무인도와 같은 밀폐된 사회에서 인간은 협업보다 불신으로 인간 본성이 드러나는 이 작품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인간 본성에 대한 노골적인 사실주의로 평가받는다.
이것은 소설이다. 실재 이와 같은 일이 1965년 6월 호주의 아이들에게 벌어졌다. 성인인 피터와 열다섯 살의 마노를 비롯한 여섯 명의 소년들은 무인도에서 1년 3개월 동안 생활했다. 놀랍게도 그들은 <파리대왕>에서 일어난 것과는 반대로 서로 잘 지냈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 그것인 우리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었다.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네안데르탈인의 관계에서 사피엔스가 생존한 내용은 주목할만한 내용이다.
만일 우리가 네안데르탈인보다 더욱 강하거나 용감하거나 똑똑하지 않은 대신 아마 우리가 더 사악했을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만났을 때 그 결과는 아마도 역사상 최초이자 가장 중요한 인종 청소 캠페인이 일어났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지리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도 같은 의견이다. “살인자들의 정황 증거가 이보다 부족한 경우에도 유죄판결을 받아왔다.” (103쪽)
브레흐만은 사피엔스가 더 사회적인 동물로 진화하면서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더 많이 드러냈다고 한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개체는 모방자들이 배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사피엔스의 사교성은 언어를 발달시켰고, 이는 마지막 빙하기의 혹독한 기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했기 때문에 사피엔스만이 생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브레흐만은 인간이 악하다는 점을 강조한 일련의 실험을 다시 검토한다.
‘루시퍼 이펙트’로 잘 알려진 스탠퍼드 교소도 실험은 실제 일어난 것보다 조작된 내용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스탠리 밀그램의 전기충격 실험은 의도된 결말의 실험 과정이 맞춰졌다고 한다. ‘방관자 효과’로 인간의 이기적인 태도를 잘 드러내는 캐서린 제노비스의 죽음에 얽힌 뒷이야기는 사실과 달리 언론의 의도로 편향적으로 퍼졌다고 한다.
인간은 본성 자체가 이기적이고 공격적이며 공황 상태에 쉽게 빠진다는 신화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네덜란드의 동물학자 프란스 드발이 ‘껍데기 이론’이라고 즐겨 부르는 것이다. 문명이란 아주 가벼운 도발에도 갈라져버리는 얄팍한 껍데기 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33쪽)
2차 대전 이후 무수한 껍데기 이론과 비슷한 이론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했다. 인간의 잔인함이 가장 극적으로 보였던 시기가 한 세대에서 두 번이나 등장하며 인간의 잔인한 면은 내재한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었다. 독일이 보여준 뛰어난 전쟁 실력은 나치에 의한 설득과 그들의 맹신이 아니라 바로 옆의 전우애 대한 동료애로 발원한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나는 궁금해졌다. 인간 본성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인 생각이 실제로 다원적 무지의 한 형태인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358쪽)
저자는 위기의 순간에 처한 인간은 선한 본성에서 가지고 행동한 수많은 사례를 반례로 들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인식하고 있던 인간 본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상당 부분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었고, 인간 본성을 너무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세계적인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인간의 선한 본성이었다. 지금 시기에 희망의 메시지가 되는 <휴먼카인드>는 여러모로 생각할 부분을 제공한다. 인간에 관한 새로운 통찰력이 궁금한 사람은 <휴먼카인드>를 읽어보길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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