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탄생 - 오늘을 만든 사소한 것들의 위대한 역사
주성원 지음 / 행복한작업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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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만든 사소한 것들의 위대한 역사

 

행복한작업실에서 출판한 주성원 기자님의 <일상의 탄생>은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의 탄생 비화를 들려준다.

오랜 기간 신문 기자로 일하다 뒤늦게 방송으로 옮겨 기자 생활을 이어가고 경제·산업·스포츠·문화부 기자와 논설위원을 지내면서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취재했다고 한다. (책날개 중)

 

그의 경력은 일상에 관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졌고 광범위한 자료를 모을 수 있었다. 이 책은 87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어 역사 분야, 사회 분야에 관심을 가진 독자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가정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의 가지 수가 2만여 개가 넘는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는데 <일상의 탄생>에는 8개의 챕터를 가지고 각각 10개에서 12개의 주제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Chapter1 삶터와 일터

Chapter2 쇼핑과 패션

Chapter3 활동적인 여가 생활

Chapter4 식탁 위의 즐거움

Chapter5 차 한 잔의 여유

Chapter6 편리한 생활

Chapter7 하루의 마무리

Chapter8 일 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많은 주제에 관해 정보를 모으고 책으로 펴낸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챕터1 삶터와 일터

 

수세식 화장실의 기원이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2,600년경 하라파 지역에서 시작된 사실은 놀랍다. 로마 시절의 공동 화장실 모습은 개방된 공간에서 옆사람과 사생활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지금으로 봐서는 놀랄 만도 하다.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유럽의 귀족이 화장실보다 요강을 선호했다는 점이다. 루이 14세는 베르사유 궁전을 건축할 당시 아름다운 궁전에 화장실을 지을 수 없다라고 했다는 점은 요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북촌의 한옥을 볼 때마다 굉장히 세련되고 아름답다고 느꼈는데, 현재 북촌 한옥마을의 원형이 되는 한옥은 대체로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에 주택건설업자들이 대규모로 지어 분양한 집들이라고 한다.

 

마천루의 저주라는 가설이 있다. 마천루는 초고층빌딩을 뜻하는데 실제로 미국 뉴욕에서 크라이슬러 빌딩(1930)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1931)이 완공된 직후 미국에선 대공황이 발생했다.

 

뉴욕의 쌍둥이 빌딩인 세계 무역 센터(1970, 1971)와 시카고의 시어스 타워(1973)이 세워진 직후에는 오일쇼크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

말레이사의 페트로나스 타워(1997)에 세워지고 아시아 외환위기가 왔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초고층 빌딩 건축과 경기에는 어느 정도 논리적 근거가 있다. 한 나라에서 초고층 빌딩 건설 계획이 논의되는 시기는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가 호황일 때다. 빌딩이 완공될 시점이면 경기 과열에 따른 불황이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리게 된다. (31)

 

챕터2의 쇼핑과 패션에 등장하는 편의점, 면세점, 백화점의 기원은 흥미롭지만 이제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등장해 빛이 바랜 느낌이다. 화려한 조명과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던 백화점,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손님의 발길을 잡으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패션과 유행의 중심지는 백화점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최초의 백화점은 1852년 프랑스 파리에서 문을 연 르봉 마르셰로 본다. 르봉 마르셰의 개장은 쇼핑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건이었다. (62)

 

쇼핑에서 흥미로운 주제는 브래지어에 관한 이야기이다. 브래지어는 프랑스어 브라시에르에서 비롯된 단어이고, 군인이 가슴에 착용하는 갑옷을 의미했다.

 

고대 로마의 화려했던 목욕문화를 생각하면 근대 유럽인들이 목욕을 기피했던 사실은 이해하기 힘들다. 이유는 15세기 유럽을 황폐화시킨 흑사병, 16세기 신대륙에서 건너온 매독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역사 저술가 캐서린 애쉰버그에 따르면 18세기 초 프랑스 의사들은 몸에 낀 때가 모공을 막아 병균이 침투하지 못하게 한다는 근거를 들어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을 씻지 말라고 권고했다. 속옷을 빨아 입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한다. (83)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프랑스에서 향수가 발전한 것은 몸에 밴 악취를 감추기 위한 것이었다.

 

 

챕터3은 활동적인 여가 생활이라는 제목에 맞게 스포츠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을 소개한다.

 

영구결번과 관련해서 인종 차별을 극복한 상징적 인물인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이 달았던 42번이 영구결번이다. NHL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의 99번도 전 구단 영구 결번이다.

 

중국 송을 배경으로 한 고전 <수호지>에는 고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건달 출신이지만 축국을 잘해 훗날 휘종이 되는 단왕의 눈에 들어 고위직인 태위까지 올라간다. 소설 속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데, 실존 인물이기도 하다. 고구가 잘했다는 축국은 지금으로 따지면 축구의 원조 격인 공차기 놀이이다. (105)

반면 영국의 세계 최초의 축구 협회가 1863년에 설립되었다. 축구가 오늘날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이유는 규칙의 명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영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의 프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올림픽, 월드컵이라는 축구 대회를 모든 사람이 규칙을 알고 즐길 수 있게 했다.

 

<일상의 탄생>을 읽는 동안 내가 누리는 편리한 생활과 음식, 제품이 그냥 생긴 것이 아니고, 누군가의 발명과 노력 덕분인 것을 알게 되었다. 버스의 기원이 옴니버스에서 나왔고, 파리의 대중 승합마차 체계를 처음 만든 사람이 블레즈 파스칼이란 사실은 놀라웠다.

 

일상에 관해 호기심을 느끼는 독자라면 <일상의 탄생>은 아주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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