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돈
안계환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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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돈을 향한 욕망이 역사를 움직였다!

 

클라우드나인에서 출판하고 안계환 독서경영포럼대표님의 <세계사를 바꾼 돈>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가 즐겨 읽었던 책은 헤로도토스의 <역사>, 사마천의 <사기>, <삼국지>, <로마인 이야기>에 지리를 좋아한다고 한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현장에서 확인하며 과거 사건을 돌아보는 답사 활동을 즐겨한다고 한다.

 

저자의 도서 목록과 활동을 보고 이번 책 <세계사를 바꾼 돈>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주제를 논하는 책임을 알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동의하겠지만 인간의 역사를 바꾸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돈이라는 점이다.

 

 

1장 고대, 돈을 찾아 떠나다

 

지금까지 마라톤 전투에서 승리한 아테네 병사 페이피데스 마라톤 평원을 달려 승전보를 전하고 숨을 거두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따르면 페이피데스가 달린 거리는 아테네에서 스파르타까지 240킬로미터였고 시간도 23일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것도 승리를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원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가 직접 대군을 이끌고 아테네 원정을 간 이유는 에게해의 패권 다툼 때문이고,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아티카 반도 남쪽에서 거대한 은광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금은 유통하기 어려웠고, 화폐로서 통용되었던 것은 은이었기에 은광의 발견은 주도권 경쟁뿐만 아니라 반드시 손에 넣어야 했던 이권이었다.

 

아테네가 제국이 된 것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과 관련 있다.

전쟁에서 승리한 아테네는 델로스 동맹을 결성하고, 델로스섬에 있는 금고에 그리스 도시국가로부터 전쟁 분담금을 모아두었고, 병사와 함선을 받았다.

 

도시국가들은 분담금을 지급하고 함대 운영에 관한 권한을 아테네에 넘겨 주었다. 아테네는 강력한 권한을 바탕으로 다른 도시국가에 대한 내정 간섭과 델로스 동맹에 가입과 탈퇴를 주도하였다.

 

델로스 동맹 자금을 아테네가 주도적으로 운영한 결과, 아테네에서 열리는 민회, 재판정에 참석하는 배심원에 대한 급료를 지급하고, 페리클레스 시절 건축하는 아크로폴리스 신전 건축자금도 동맹 자금으로부터 나온다.

 

문제는 살라미스 해전 이후, 페르시아의 침입이 느슨해지자 델로스 동맹의 분담금을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폴리스가 생기게 되었고, 이탈하려는 폴리스를 막는 과정에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생했다.

 

 

2장 고대 동양, 돈으로 통일하다

 

서양은 상업 문명이 주였고, 동양은 농업 문명이었다.

지중해 지역은 밀 재배가 가능한 곳이 시칠리아, 이집트 삼각주, 흑해 연안 등에 한정되었다. 식량 자급자족이 되지 않았기에 외부와 교역하거나 싸움을 벌여 남의 물건을 빼앗아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서양 고전 <일리아드>에서 드러나듯 단체로 부자 도시를 정벌하여 전리품을 빼앗는 것은 흔히 일어나는 것이었다.

 

반면, 농업 문명은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가장 치명적 약점은 군사력이다. 위진남북조 시대를 포함해 북송과 명나라가 북방인에게 농락당했던 역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

 

저자의 설명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수문제, 수양제가 탁발 선비의 후예라는 점이다. 수 양제가 형을 대신해 태자가 되었고 아버지를 살해한 후 황위에 오르고 아버지의 후궁을 가로채는 패륜도 선비족에서는 자연스러운 문화였다.

 

수 문제와 양제가 대운하를 건설하려는 이유는 남북 간 물산 이동을 쉽게 하여 남부를 정치적으로 장악하고 장강 인근의 식량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수나라는 고구려 침공과 대운하 사업으로 국력을 탕진하지만, 대운하의 혜택은 당나라에 이르러 빛을 발한다.

 

당대 초기에 수도로 들어오는 곡식의 양이 20만 석이었는데 최대 전성기였던 현종 시대에 이르면 700만 석에 이른다.

 

 

 

3장 중세 종교, 천국 가는 티켓을 팔다

 

우리는 중세를 생각하면 암흑의 시기를 떠올리지만, 중세의 중심을 잡고 화려한 역사를 만들고 있었던 곳은 동로마의 콘스탄티노플과 아랍의 메카였다.

 

중세 초기는 동로마의 전성기였고, 점차 힘을 잃으며 유라시아 중심부를 차지한 아랍 이슬람이 중세의 주역이 되었다.

 

평소 기독교 세력권에서 이슬람 세력이 급속도로 확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저자는 지중해 동부의 기독교권이 아랍 이슬람 세력에 쉽게 넘어간 것은 세금의 이득이 컸다고 한다.

 

당시 동로마제국 신민들은 교회에 내는 십일조뿐만 아니라 토지세와 인두세 등 과도한 세금에 짓눌려 있었다. 콘스탄티노플의 황제를 위한 충성심도 높지 않았다. 당시 침략자 이슬람이 개종하면 세금을 면제해준다.’라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 개종한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개종하지 않더라도 인두세는 상인들에게만 부과됐고 농민들은 내지 않아도 됐다.

 

 

 

4장 근대 왕권, 사업하듯 지배하다.

 

근대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헨리 8세가 왜 영국국교회를 만들었던 지이다. 부왕 헨리 7세는 에스파냐왕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캐서린과 헨리 왕자를 정혼 시켰다. 당시 10세였던 헨리는 부왕의 사망 후 왕위에 올랐고 캐서린과 결혼했다. 그녀가 형의 아내였고 정략결혼이었지만 그는 캐서린을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22년의 결혼 생활 동안 그녀가 낳은 다섯 아이 중 겨우 딸 하나만 살아남았다는 것이 불행이었다. 헨리는 정통성 있는 후계자를 남겨야 했다.

 

당시 메디치 출신의 클레멘스 7세 교황은 캐서린의 조카인 신성로마제국 카를 5세 황제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었다. 결혼 무효화는 불가능했다.

 

헨리 8세는 교황과 관계를 단절하고 자신이 영국국교회의 수장이 되면 교황과 같은 권위를 가지고 왕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과 당시 가장 많은 돈을 갖고 있던 교회와 수도원의 재물을 획득할 수 있었다.

 

교황에게 보내는 재물 또한 자신이 가진다는 의미다.

 

이혼이 좋은 명분이 된 것이다.

 

영국국교회를 탄생시키고 수도원을 해산시킨 왕은 수도원의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킨다. 그는 막강한 경제력으로 해군을 창설한다. 가톨릭에서 분리되었으니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침공할 가능성이 커졌다.

 

10년 동안 군함을 건조하며 새로 만든 갤리언선 40, 갤리어스선 15척을 거느리게 되었다.

 

다시 10여 년이 흐른 1558년 엘리자베스 1세가 25세의 나이로 대관식을 치렀다. 여왕은 아메리카산 보물을 운반하던 에스파냐 대형 범선을 약탈하던 해적 프랜시스 드레이크를 정식 해군에 포함한다.

 

1588년 도버해협 칼레 해안에서 에스파냐 아르마다해군과 잉글랜드해군은 일전을 벌인다. 이 싸움의 결과는 대영제국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역사에 남았다.

 

이러한 승리의 원동력은 함선을 확충하고 신형 대포를 제조해 국력을 신장시킨 아버지 헨리 8세의 유산에서 비롯되었다.

 

 

 

이 외에도 <세계사를 바꾼 돈>에는 돈과 관련한 역사를 바꾼 다양한 사건이 소개된다. 지금도 우리는 돈에 관한 이야기를 너무 드러내고 말하기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인 사건에서 돈이 얽히는 문제는 가능한 돈이 아닌 다른 명분의 문제로 여기게끔 노력한다.

 

저자의 역사 속 사건을 의심하고 질문하는 습관으로 사건이 일어난 동기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돈과 관련한 사건이라 생각한 것들은 근거와 함께 소개한다.

 

역사와 세계사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세계사를 바꾼 돈>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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