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현대 편 - 대공황의 판자촌에서IS의 출현까지 ㅣ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대공황의 판자촌에서 IS의 출현까지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현대 편은 세계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책이다. 다산초당에서 출판한 흑역사는 고대~근대 편에 50가지 사건, 현대 편에 51가지 사건을 수록하고 있어 101가지로 역사에 남을 사건을 기록한다.
빌 포셋을 포함한 11명의 공저자는 자신이 전공하는 분야에 흑역사로 알려질 만한 사건을 소개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때 그 순간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현대 편에서는 1930년 대공황부터 지금까지 이른 사건을 소개하고 개인적으로 2차 대전과 미국과 유럽이 개입한 전쟁사를 많이 다루고 있다.
[ 히틀러의 불면증과 롬멜의 생일 파티 ]
그중에서 가장 흑역사라 여길만한 사건은 2차 대전 연합군이 실행한 노르망디 작전에서 독일군의 대처일 것이다.
1944년 연합군이 시행한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해안에 상륙하는 작전은 성공한 여러 이유가 있다. 그중 사소하지만 가장 큰 결정적인 요인은 독일군을 지휘할 최고 지휘자 2명의 부재였다.
독일 방어군을 지휘하던 롬멜 장군은 노르망디로 연합군이 상륙할거라 예상하고 해안선 방어와 지뢰를 매설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취했다. 하지만 상륙당일 바람은 거셌고 파도가 높았다. 그는 이런 날씨에 상륙하지 않을거라 생각해 ‘깜짝 휴가’를 내고 독일 집으로 가 아내의 생일을 축하했다.
최고 지휘자 히틀러는 당시 불규칙한 수면습관을 가졌다. 그는 마약에 어느 정도 빠졌다고, 한잠도 자지 못할 정도로 치통도 심했다고 알려져 있다. 치통이 심한 사람에게 밤은 끔찍한 고통과의 투쟁이다.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아침에 잠이 들었을 때, 그를 깨우는 건 목숨을 걸어야 하는 행위였다. 실제 그의 아침잠을 잘못 깨웠다간 바로 세상에서 사라지곤 했다.
상륙작전 당일 역시 그는 아침에 잠이 들었고, 이런 중차대한 순간에도 참모진을 비롯한 그 누구도 그의 잠을 깨우지 못했다.
노르망디 작전의 성공은 오늘날 세계 지도를 바꾼 획기적인 순간이라 여길만하다.
[ 실패한 선배들의 전철을 밟은 히틀러의 선전포고 ]
물론 히틀러의 가장 큰 실수는 전임자들이 했던 실수를 다시 한번 저지른 것이 시초이기도 하다. 러시아 침공이 그것이다.
그는 러시아의 슬라브족은 몇 달 내에 함락시키고, 다시 독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전까지 히틀러의 군대는 정복 기계였다. 폴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프랑스, 유고슬라비아, 그리스 등이 제대로 대항하기도 전에 히틀러 군대에 짓밟혀 정복당했다.
러시아로 진격한 독일의 기갑 사단과 162개 사단 병력은 여섯 달 만에 모스크바에서 불과 30㎞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했다. 불과 30㎞라면 맨눈으로 모스크바를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다.
통상 수도를 함락하면 전쟁은 승리로 끝난다. 러시아는 그 상황에서 시베리아에 주둔하던 사단을 모스크바로 불러들여 공격 명령을 내린다. 말 그대로 러시아의 모든 젊은이는 모스크바행 기차를 타고 속속 도착하는 형국이었다. 모스크바를 바로 눈앞에 두고 독일군은 러시아의 겨울이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난다.
시베리아 주둔군은 추위라면 누구보다 잘 견디는 부대이다. 평균 기온 영하 40도 이하에서 지내던 그들에서 모스크바 날씨는 온화한 날씨였다. 하지만 독일군이 맞이한 모스크바의 겨울 날씨는 그들이 동사할 정도였다.
[ 다혈질에 자기중심적이었던 맥아더의 한국전쟁 ]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우리나라와 관련한 맥아더 장군의 진격과 중공군의 한국전쟁 개입을 흑역사로 여긴다.
맥아더 장군은 일본에 항복문서를 받고 일본에서 마치 천황과도 같은 생활을 하고 한국전쟁 소식을 접한다.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전세를 역전시킨 연합군은 평양을 함락하고 중국 국경까지 160㎞ 남아 있었다. 그즈음 트루먼 대통령과 합참 의장은 이 정도에서 진격을 멈추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피와 명예에 굶주렸던 맥아더는 끝장을 보고 싶었다. 마오쩌둥이 원자폭탄을 두려워할 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정작 트루먼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원자폭탄을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
맥아더 장군은 트투먼 대통령에 거친 항의를 하고 마침내 맥아더 장군은 해임된다.
맥아더 장군이 평양을 지나 계속 진군한 것이 흑역사로 꼽힌 것을 보면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은 결정권자의 마음에서 벌어지는 찰나의 결정에 기인한 경우가 다수이다.
[ 완성하지 못한 마지노선, 그리고 아르덴 숲을 비워 둔 대가 ]
그 외 이 책에서는 프랑스와 영국과 관련한 흑역사가 다수 소개된다. 1차 대전 결과 프랑스는 참호전의 수비 전술이 비용적인 면에서 경제적이라 생각하고 마지노선을 만든다.
하지만 독일은 마지노선과 벨기에 방선의 연결 지점이 아르덴 숲으로 기갑 부대를 이끌고 진격한다. 프랑스군은 마지노선에 집중하느라 독일의 전차부대로 대항할 무기가 부족했고, 단시간 내에 파리를 내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프랑스와 영국군이 아르덴 숲을 방어했더라면 2차 대전의 전황을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실수에서 탄생한 세계인의 주전부리인 쿠키를 비롯한 저자는 수많은 흑역사를 이루는 순간을 포착하여 사건의 내막을 이야기하고 있다. 통사를 먼저 익힌 후, 흑역사와 같은 외전은 역사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재료이다.
책을 읽고 드는 생각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어떤 사건도 후일 돌이켜보면 흑역사라 불릴만한 사건일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기행이 세계 제일의 패권 국가인 미국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양안과 같이 이념이 충돌하고 있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지도자 혹은 영향력을 미칠 사람의 특정 행위가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모를 일이다.
흑역사를 읽는 동안, 세계 역사에 관한 호기심이 들어 전편인 고대에서 근대사건도 알아보고 싶다.
세계사를 움직인 순간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현대 편을 확인해보길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101가지흑역사로읽는세계사 #빌포셋 #다산초당 #흑역사 #전쟁 #오만 #넷플릭스 #IS #스타트렉 #역사 #세계사 #책과콩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