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우스 로마사 3 - 한니발 전쟁기 리비우스 로마사 3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지 않고 로마사를 말할 수 없다.”

 

김덕수 교수님의 말 한마디가 이 책의 가치를 잘 나타낸다.

현대지성에서 출판한 티투스 리비우스가 저술하고 이종인 님이 번역한 <리비우스 로마사 3 한니발 전쟁기>는 역사에 관심을 가진 분은 누구나 읽어보길 원하는 책이다.

 

최근 현대지성 출판사의 현대지성 클래식 책을 많이 구입해 읽고 있는데, 이 책은 서평단으로 참여해 읽은 책이다.

 

 

[리비우스는 누구인가?]

 

북유럽이라는 프로에서 장항준 감독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소개하며 지은이가 46년생이라 해서 웃음을 안긴 적이 있는데, 리비우스는 59년생이다. 그것도 기원전이다.

 

그는 살루스티우스, 타키투스와 더불어 로마의 위대한 3대 역사가로 불리는데, 태어난 시기를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카이사르가 활약하고 로마가 제국으로 완성하기 전 마지막 내전이 벌어지던 시기이다.

 

기원전 49년의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의 내전, 기원전 42년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의 내전이 그의 어린 시절에 벌어졌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그는 정상적인 정계 진출이나, 당대 지식인의 필수코스인 그리스 유학을 하지 못한 채 오롯이 당대 최고의 정치가 키케로 밑에서 수학하며 수사학과 철학에 몰두하고 학문에 자신의 생을 바쳤다.

 

사기를 저술한 사마천과 비슷한 경우이지만 좀 더 안정된 이유로 로마사의 집필에 전념할 수 있었다.

 

리비우스는 로마사를 10권씩을 단위로 해서 140권까지 썼고, 142권까지 쓰고 사망했다. 현재는 로마사를 많이 분실하고 남아있는 것은 35권 정도이다.

 

 

[ 카르타고 vs. 로마 ]

 

리비우스 로마사 3 한니발 전쟁기는 투키디데스 함정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당대 패권국가인 카르타고가 지배하는 지중해로 신흥 강대국인 로마가 동맹을 확보하며 제해권을 차지하려는 시기에 피할 수 없는 충돌이었다.

 

당대 세계 최고의 문명국가인 카르타고의 역사가와 역사기록을 접한 적이 없어 그들의 문명수준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리비우스 역시 팍스 로마나가 구축된 옥타비아누스 재위시절 본격적으로 저술을 시작했기에 지극히 로마의 관점에서 로마사를 서술한다는 점을 고려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두 강대국이 벌이는 포에는 전쟁은 3차례에 걸쳐 벌어지고, 전쟁의 결과 1차 포에니 전쟁의 결과 카르타고는 시칠리아, 사르데냐를 로마에 양도하고 제해권을 상실한다. 2차 포에니 전쟁의 결과 막대한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한다. 3차 포에니 전쟁의 결과 카르타고의 수도는 모두 불타버리고, 카르타고 시민은 20여만 명을 사망하고 나머지 5만여 명은 노예로 팔려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 리비우스 로마사 3 : 한니발 전쟁기 ]

 

로마에서는 한니발은 저승사자와 동급이다. 그는 마치 전쟁의 신이 강림한 듯 로마 안방에서 무려 15년 동안이나 머무르며 로마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우는 아이에게 성문 밖에 한니발이 있다는 말은 울음을 뚝 그치게 하는 이야기였다.

 

한니발 전쟁기는 한니발이 카르타고가 본격적으로 식민지를 구축한 스페인에서 육군을 양성하고 사군툼에서 기원전 218년부터 로마의 스키피오가 카르타고와 아프리카를 정복하는 기원전 201년까지의 17년간의 전쟁기이다.

 

2,000여 년 전의 전쟁기를 이토록 자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대단히 흥미롭고, 전쟁을 당사자의 관점에서 저술하는 방식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점에서 1,000여 페이지에 이루는 도서를 힘있게 끌고 나간다.

 

한니발 전쟁기는 몇 가지 정점을 가진다.

 

가장 첫 번째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알프스 등반이다.

역사상 대규모 군대를 가지고 알프스를 넘은 경우는 3차례 등장한다. 신화 속의 헤라클레스와 포에니 전쟁의 한니발 그리고 다시 2천 년 후 나폴레옹.

 

한니발은 마르세유를 지키는 로마군을 지나치기 위해 알프스산맥을 넘어 북부 이탈리아로 진입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피레네산맥과 알프스산맥을 넘는 동안, 그의 군사는 9만 명의 보병과 12,000명의 기병과 37마리의 코끼리가 이탈리아로 들어서는 순간 26,000명의 육군과 1마리의 코끼리가 남았을 뿐이다.

 

하지만 트라시메네 전투에서 로마군을 섬멸하는 한니발 군의 전술은 놀라웠다. 그는 기병을 양쪽 날개로 둘러싸는 전술로 로마군을 섬멸한다. 그는 전투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장군이었다.

 

 

[ 칸나이 전투 (기원전 216) ]

 

티키누스, 트레비아, 트라시메네 전투에서 로마의 주력군을 박살 낸 한니발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투인 칸나이 전투에서 로마군을 섬멸한다.

 

그는 로마의 두 집정관인 파울루스와 바로의 성향을 파악하고 무모하고 조급한 성격의 바로가 군대를 지휘하는 날을 택해 회전을 벌인다.

 

파울루스는 로마의 전 집정관인 파비우스와의 면담으로 시간을 지연하며 로마군의 힘을 회복하여 장기전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로마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적을 제압하고 싶은 것은 로마 시민의 뜻이고 바로의 의지이다.

 

한니발은 양쪽 날개에 장군을 맡기고 이례적으로 중간의 보병을 자신이 맡아 로마군이 중앙으로 밀고 들어올 때마다 조금씩 후퇴하는 전술을 사용한다.

 

양쪽 날개의 기병 장군이 로마의 기병을 이긴 후, 다시 한번 로마군을 둘러쌈으로써 트라시메네 전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군은 로마군을 둘러싸고 무자비한 살육을 벌이는 것이다. 로마군은 이때 거의 전멸하지만 집정관 파울루스가 이끄는 기병 부대 만이 탈출에 성공하고, 당시 한니발의 전술을 온몸으로 체득한 스키피오가 거기 포함된다.

 

한니발의 가장 큰 아쉬운 순간은 칸나이 전투를 성공한 이후에 벌어진다.

 

그는 로마로 진격하자고 휘하 장군의 말을 거부한 채, 칸나이 지역에 자리를 잡고 계속 머루르는 선택을 한다.

그는 로마의 동맹 도시들이 차례로 이탈해서 자신과 동맹을 맺고 로마를 압박할 거로 생각하는데, 이는 한니발이 잘못된 판단이었다.

 

이탈리아반도에 있던 수많은 도시는 로마의 시민권을 얻어 로마군과의 동맹에서 쉽게 이탈하지 않았다.

 

개인의 역량으로 보면 한니발이 대단히 훌륭한 장군인 것은 틀림없다. 15년에 걸려 이탈리아 동남부의 부룬디시 지역에 머무르는 동안 한 명의 카르타고군이 탈영이나 반역을 꾀하지 않았다는 것은 한니발 장군을 흠모하는 병사들의 마음과 그가 보여준 지도력의 결과이다.

 

칸나이 전투에서 로마에 진격하지 않았을 때, 남은 병사로 카르타고에 대항하고자 병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는 바로 스키피오였다.

 

 

[ 자마 전투 (기원전 202) ]

 

한니발의 전술을 몇 차례 체험한 스키피오는 보병 중심으로 상대방을 진격하는 로마군의 기존 전술에 보병과 기병을 유기적으로 움직여 상대방을 제압하는 한니발의 전술을 선보인다.

 

그는 먼저 스페인 지역을 차례로 점령해 마침내 스페인과 아프리카를 점령한 스키피오는 이제 마지막 남은 곳은 카르타고 본진이란 걸 확인한다.

 

카르타고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자마에서 회전을 벌인다.

 

한니발은 양쪽 날개에 있는 기병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반대로 스키피오가 이끄는 로마군의 기병에 의해 포위된다. 로마 인들의 공격은 수와 무기의 힘으로 적을 압박하면서 견고하게 밀고 나가며 대열을 무너뜨린다. 최전선이 무너지자 카르타고군은 공포에 휩싸인다. 물러나는 외인부대와 후퇴하는 전열은 카르타고군을 더욱 공포로 몰아넣는다.

 

기병대를 포함한 로마군은 완벽하게 카르타고군을 포위하고 섬멸전을 벌인다. 한니발은 소수의 기병과 함께 하드루메툼으로 도망쳤다.

 

 

 

 

리비우스의 로마사는 전쟁사라기보다, 한 편의 역사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독자가 전장의 한 가운데로 몰아넣는 서술의 힘은 한번 읽는 순간 빠져나오기 힘들게 만든다. 포에니 전쟁 이후로 로마는 지중해를 자신의 안마당으로 만드는 제국으로 거듭난다.

 

한니발과의 전쟁은 로마가 시스템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쟁이 한창이지만 집정관 선거를 통해 새로운 집정관을 선출하고 경험이 많은 집정관을 보유함으로 여러 전장에 장군을 파병하는 모습은 로마 안에서 고립된 한니발과는 차별화되었다.

 

원한과 복수의 관점에서 본 한니발 가문과 스키피오 가문의 대결도 흥미로웠고, 자신의 가족의 사망과 시신을 대하는 두 장군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로마는 자신의 국가 방위는 기본적으로 로마 시민을 주축으로 하고, 외인병사를 추가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카르타고군은 외인 병사의 비율이 더 높아 전투가 불리해진 이후의 결정적인 장면에서 전투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리비우스 로마사를 읽으며, 4권까지 완성한 그의 다른 로마사도 읽고 싶었다. 로마사와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리비우스 로마사는 대단한 충격과 놀라움을 선사할 거로 생각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리비우스로마사 #한니발전쟁 #리비우스 #로마사 #역사 #리뷰어스클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