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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비밀 대리모 시설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본격 임신 출산 육아 스릴러
오늘 소개할 책은 창비에서 출판하고 조앤 라모스 작가님이 저술, 김희용 번역가님의 <베이비 팜>이다.
여성이 주연하는 여성에 관한 가장 내밀한 이 소설의 저자 조앤 라모스는 필리핀에서 태어난 필리핀계 미국인이다. 6세에 미국으로 이민와서 프린스턴대학교 문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계와 ‘이코노미스트’지 경제 기자를 거쳐 소설가로 등단했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민자로 아이비 최고인 프린스턴대 졸업을 했다는 점은 엄청 열심히 공부했다는 뜻이고, 금융계를 거쳐 경제 전문지 기자 출신이라 사회에서 경제 문제로 일어나는 사건을 픽션으로 제대로 펼쳐낼 것이라 기대감을 준다.
이 소설은 그런 기대를 제대로 충족하는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고,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가장 내밀한 소설이라 칭할 수 있는 임신과 출산을 둘러싼 스릴러 소설이다.
인류를 유지하는 여성의 출산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까?
[ 메이 ]
소설 속 주인공인 메이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이것이 앞으로 성공하는 비즈니스가 될것이라 확신한다.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고 사업에 몰두하면 가임기간으로 놓치는 최상위 계층의 의뢰인 (대리모 신청자)가 나타날 것이며 그들에게 출산을 위한 지출은 필수적일 것이다.
그녀는 골든 오크스라는 베이비 팜 (아기 농장)을 운영하며 대리모 사업을 위한 호스트 (대리모)를 모집하고 운영에 나선다.
“채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에 승진을 해서 – 최고로 부유하고 최고의 인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회원제 클럽이자 홀리웨이 홀딩스의 최초 사업 분야인 – 뉴욕의 홀러웨이 클럽을 운영하게 되었을 때, 메이는 <비즈니스 월드>의 명단에 들어가려고 머리를 짜냈다. (...) 메이의 계획에 따라 골든 오크스는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골든 오크스의 본질, 다시 말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남성과 여성들 – 세상을 움직이는 거물, 판을 뒤흔드는 실력자, 리더, 인습 타파주의자들 – 의 출산을 위한 최고급 원스톱 숍이라는 본질을 아우르게 될 것이다!”
< 베이비 팜 p.204, p,206 메이 >
[ 제인 ]
소설 속 주인공 제인은 필리핀계 미국인으로 남편과 이혼한 후 최저시급을 받으며 양로원 청소 일을 하는 등 힙겹게 살다 딸인 아말리아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는 일념으로 사촌인 아테 에벌린이 소개한 대리모 일을 선택한다.
“제인은 형편없는 판단력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 제인은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성적도 꽤 괜찮은 편이다. 그러다가 아! 가출하고 임신하고 결혼한다! 빌리 같은 변변찮은 놈팡이와!
제인은 카터 부인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돈도 두배나 받는다. 카터 부인은 그녀를 마음에 들어한다. 그러다가 아! 다시 합숙소로 돌아온다. 해고당했다!
영상통화를 하며 아테는 제인에게 조언을 건네려고 애썼다. 아닌 게 아니라, 그녀에게 조언을 할 사람이 달리 누가 있겠는가?
조심해야 해. 더 이상 실수하면 안돼!
< 베이비 팜 p.242 아테가 제인에게 >
[ 레이건 ]
골든 오크스에서 제인의 룸메이트인 레이건 명문 듀크 대학을 졸업하지만, 아버지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자신만의 돈을 벌기 위해 골든 오크스의 대리모에 신청한다. 임신하지 못하는 의뢰인을 도울 수 있다는 윤리적 보상은 그녀를 프리미엄 호스트로 선택하고자 하는 메이의 바람으로 그녀의 기꺼이 골든 오크스 생활을 받아들인다.
“그거 대리출산이잖아! 그런 식의 대리출산은 상품화고, 인간 생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야! 신성한 모든게 외부에 위탁되어 일괄적으로 거래되고, 결국 최고가 입찰자에게 팔려 나가는 거라고! (...) 넌 어떤 낯선 부자가 널 이용하게 내버려두고 있는 거야. 삶의 근원적인 무언가에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거라고”
< 베이비 팜 p.147 레이건의 친구 메이시 >
[ 아테 ]
마지막 주인공인 제인의 사촌 아테 에벌린은 필리핀 이민자로 미국 내 상위 계층의 갓 출산한 영아의 수면 시간을 맞춰주는 특별함으로 상류층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는다.
그녀가 영아의 수면 습관을 들이기 위한 노력은 실로 엄청나 그녀는 밤새 아이를 얼래고 매일 먹는 것과 배변 활동을 기록하는 공책에 기록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만든다.
“제인, 제발 잘 들어. 중요한 얘기니까. 아마 가장 중요한 얘기일 거야. 최고의 신생아 보모가 되려면 아기 부모한테 네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해. 아기가 울거나 토할 때, 산모가 돌처럼 딱딱한 젖가슴을 하고 너무 아파 소리를 지를 때, 너는 깜짝 놀라면 안돼. 모든 해답을 가지고 항상 통제해야 해.
이 공책은 그냥 공책이 아니야. 알아들었어?”
< 베이비 팜 p.49 아테 >
이들 네 명을 중심으로 골든 오크스에서 벌어지는 메이의 임신과 출산 프로젝트는 도중에 많은 사건과 도전을 겪게 된다.
필리핀 이민자는 종교와 언어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미국 사회에서 주류사회에 비교적 쉽게 정착할 거로 기대되는데, 현실은 아직 많은 필리핀계 이주노동자가 필수노동직으로 전전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인 조앤 라모스는 누구보다 그런 현실을 어린 시절부터 경험하고 뉴욕이라는 다양의 층위의 사람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곳에서 여러 계층의 사람이 임신과 출산의 어려움을 보며 이 소설을 집필한 듯하다.
소설이라고 하기에 너무나 사실적이고, 마치 기사로 보도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대리모에 관한 주제로, 우리 사회가 가지는 공정, 불안, 여성의 사회 참여에 관한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간다.
문학이 가지는 힘이 생각을 통한 반성과 행동을 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많은 생각거리와 앞으로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을 제안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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