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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웨이브 델리에서 상파울루까지 - 실리콘밸리 너머 더 나은 세상을 열망하는 스타트업들의 울림
알렉산드르 라자로 지음, 장진영 옮김 / 프리렉 / 2020년 11월
평점 :
실리콘밸리 너머 더 나은 세상을 열망하는 스타트업들의 울림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그리고 북아메리카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카세이 이노베이션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인 알렉산드르 라자로가 집필하고 장진영 님이 번역한 <스타트업 웨이브 델리에서 상파울루까지>는 코로나 정국으로 가리워진 2020년 저변에서 흐르고 있는 또 다른 물결에 주목한다.
우리나라 드라마 <스타트업>이 인도네시아에서 열광적인 성원을 얻고 있는 사실이 놀라웠던 나는 다른 나라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코로나’에 가려 있지만 지금 세계를 선도하는 또 다른 흐름은 ‘스타트업’이다. 과거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른 ‘실리콘밸리’는 더 이상 스타트업의 메인스트림이 아니다. 저자인 알렉산드르는 탄자니아의 스타트업회사인 ‘졸라’의 자비에 헬게센이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에게 거절당할 때 그 회사의 성장성을 직감했다. ‘졸라’의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그는 신흥시장의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공부하고 실리콘밸리가 아닌 지역에서 일어나는 스타트업 웨이브를 확인한다.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 중, 알파벳(구글), 애플, 페이스북이 한때 스타트업 기업이었다. 실리콘밸리에는 약 4만 개의 스타트업과 1,000여 개의 벤처캐피털 회사, 32만 명 이상의 기술 종사들이 있다. 과거 벤처 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미국에 있었지만, 현재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현재는 런던과 베를린,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리, 텔아비브 같은 도시들이 세계적인 스타트업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중국은 혁신 열풍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선전과 베이징, 상하이에는 10만 개 이상의 스타트업(실리콘밸리의 2배)과 9,000개 이상의 벤처캐피털 회사(실리콘밸리의 10배)가 분포한다. 현재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의 500개 사의 35%가 중국에 위치한다. 2014년에는 불과 4%였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혁신은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환경은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다. 전 세계 130만 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존재하고, 디트로이트, 벵가루루, 푸에르토리코, 나이로비, 상파울루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존재하는 스타트업 허브는 480곳 이상이다.
저자는 실리콘밸리와 그에 상응하는 지역에서 벗어난 혁신 중심지들을 통틀어 ‘프런티어’라 정의하고 혁신의 세계는 이미 프런티어에서 충전되고 있다.
이 책은 프런티어 혁사가들이 성공하기 위한 12가지 모델을 제시한다.
1. 창조하라
실리콘밸리는 기존 사업을 와해하는 과정에서 성장을 맛보았다면, 프런티어 혁신가들은 비즈니스가 일어나지 않은 분야를 새롭게 창조할 것을 조언한다.
케냐의 스타트업 ‘오케이하이’에 관해 설명할 때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주소 없이 살고 있고, 케냐에는 주소가 있는 건물이 고작 2%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이 수치는 현재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고, 세계적으로 대략 40억 명이 주소가 없이 생활하고 있다. 공공서비스의 기초가 되는 주소를 발급하기 위해 설립된 케냐의 스타트업 ‘오케이하이’는 디지털주소와 GPS를 기반으로 주소를 발급하고 있다.
신흥시장에서 거의 20억 명의 사람들은 ‘금융소외층’에 속한다. 이들은 은행계좌, 수표, 직불카드, 주식 거래 계좌, 보험을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자체가 없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은행이 현지에 지점을 열고, 현금 지급기를 설치하는 것은 효율성을 떨어지는 비즈니스이다.
케냐의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엠페사’는 최저가 휴대폰을 이용해 문자를 주고 받는 것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여 혁신을 이루어냈다. 케냐의 20만 가구는 엠페사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 덕분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 풀스택을 조성하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피하는 데는 오토바이 만한 것이 없다. 저가 오토바이택시 오젝은 비공식적 수단이어서 플랫폼은 물론, 규제나 최소한의 안전기준조차 없다. 인도네시아 그랩과 같은 ‘고젝’은 시장에 규제를 만들고, 승객과 기사를 연결해 수익을 창출했다. 인도네시아 2,500만 명 이상은 ‘고젝’을 이용하고, ‘고젝’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프런티어에는 혁신을 가능케 할 기술이 부족하거나 대체로 전무하다. 그래서 일부 프런티어 혁신가들은 자신들의 혁신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주변 기술이나 인프라를 직접 개발하고 통합한다.
3. 낙타를 길러라
실리콘밸리를 상징하는 동물은 유니콘이다. 2013년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에일인 리가 사용한 이 용어는 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이 되는 스타트업은 유니콘처럼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했다.
알렉산드르는 프런티어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는 ‘낙타’라고 생각한다. 낙타는 다양한 기후대에서 생존하고 몇 달 동안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시지 않고 생존할 수 있다.
스타트업은 기업이 아니다. 초기단계의 스타트업은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몰두해 그들에게는 고객이 없다. 고객을 만들고 상품과 서비스를 팔기까지 스타트업은 자금을 투자를 받아야만 한다.
스타트업은 운영비를 감당할 정도로 충분한 매출을 올릴 때까지 마이너스 현금 흐름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죽음의 계곡이라 하고 이를 빠져나와 수익분기점에 도달할 때까지 생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4. 타가수분하라
아마도 타가수분이라는 용어가 낯설 것이다. 타가수분이란 한 식물의 꽃가루가 다른 식물의 암술머리로 이동하여 꽃가루받이가 일어나는 것을 타가수분이라고 한다.
프런티어 혁신가는 ‘타가수분형 기업가’이다. 그들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이디어과 콘셉트를 함께 엮어 새롭고 더 좋은 것은 만들어내는 행위를 한다.
인도의 온라인으로 중매를 주선하는 웹사이트인 ‘바라트매트리모니’는 다른 도시로 이주하거나 국외 이민을 통해 인도인 배우자를 찾으려 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타가수분형 기업가는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여 사업 확장에 유용한 글로벌 네트워크에 접근하고 혁신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자본과 인재를 확보한다.
저자는 또한 세계를 지향하는 ‘본 글로벌 하라’와 세계 인재를 활용하기 위한 ‘분산 조직을 구성하라’, ‘리스크를 관리하라’, ‘금융을 재창조하라’와 같은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한다.
책을 읽는 동안 세계 각국의 프런티어 혁신가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해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도전하고 있는 현장을 보았다. 스타트업이 되기 위한 조건을 크게 아이디어, 자본, 인재라는 점을 확인했다. 스타트업의 기반 조건이 우리나라는 잘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차량공유서비스가 무산되는 사례도 동시에 지켜보며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이 어떻게 발전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혁신가들이 머무르는 프런티어에 기반을 둔 미래에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 책은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 현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알아보는 규정집이라 할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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