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마키아벨리 한비자 리더십 - 중국 고전에서 배우는 위기 돌파의 지혜
임재성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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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마키아벨리

 

왜 최고 경영자들은 한비자를 읽는가?

 

조선시대 왕들이 몰래 읽고, 대한민국 리더들의 필독서가 된 <한비자 리더십>에 대해 알아보자.

 

평단에서 출판하고 임재성 작가님의 <한비자 리더십>은 처음 접하게 된 한비자에 대해 요약 발췌 후 작가님의 설명을 추가한 도서이다.

 

장점은 한비자의 내용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의 사상을 오늘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상세히 설명한다는 점이다. 물론 아쉬운 점은 한비자 원본 전체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일단 한비자에 관한 입문도서로 <한비자 리더십>을 읽어본 후, 한비자 원전을 찾아서 해석본과 같이 보면 한비자 사상을 더욱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한비자를 왜 동양의 마키아벨리라 부르고, 조선시대 왕들이 몰래 읽었던 이유를 책을 읽고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기존의 공맹을 필두로 하는 유가 사상가의 도서와는 다르게 한비자는 백성들의 믿음을 얻는 것을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설정하고, 백성의 믿음을 얻는 방법론에 있어 법치주의와 실리주의를 강조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한비자 <이병> 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살펴보자.

 

무릇 호랑이가 개를 복종시킬 수 있는 까닭은 날카로운 이빨을 지녔기 때문이다. 만일 호랑이에게서 발톱과 이빨을 뽑아 개에게 붙여 주면, 호랑이가 도리어 개에게 복종할 것이다. 군주는 형()과 덕()으로 신하를 통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군주가 형과 덕을 신하에게 내준다면, 군주는 도리어 신하의 통제를 받게 될 것이다. - 144

 

호랑이의 이빨과 발톱은 군주에게는 형과 덕이다. , 상과 벌의 권한은 군주가 쥐어야 하며, 상과 벌은 곧 옥새와 같다고 한비는 주장합니다. 이는 마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통하는 부분이 있어 그를 이르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이해할 수 있다.

 

<한비자>의 저자 한비(기원전 280~233)은 전국 시대 한()나라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할 기회가 많아 학문과 문장력이 탁월해다. 그가 장성하여 자신의 정책을 주장하기 위해 여러 나라의 왕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였다.

 

이를 유세라 하는데 한비는 말더듬이였던 까닭에 유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이에 실망하여 글을 써서 자신의 정책을 유세하였다.

 

당대의 가장 주효하게 받아들여 지던 유학자들의 사상과 다른 법가 사상을 주장한 그의 사상은 진나라의 젊은 왕 정()이 그의 글을 보고 감복하여 만나길 원했다. 그 왕은 훗날 진시황이 된다.

 

천하통일을 꿈꾸던 젊은 왕 정은 그를 만나기 위해 그의 고국인 한()을 멸망시킨다. 자신의 고국의 부국강병을 위해 <한비자>를 작성한 한비의 바램과는 달리 그의 글로 인해 고국이 멸망하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진나라의 신하가 된 한비는 순자에게서 같이 배움을 가진 동문 이사라는 신하를 만나게 된다. 이사는 한비의 글 솜씨와 학문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군주가 한비를 총애하자, 이사는 결국 한비를 모함하여 죽게 만든다.

 

한비는 사라졌지만, 그의 사상은 기록으로 남아 진나라가 천하통일을 이루는 근본 사상으로 자리매김하였고, 역사의 지배계층은 유가 사상을 숭상하면서도 통치 이면에는 법가 사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다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일이 많고 번잡한 시대에 일이 적었던 시대의 수단을 쓴다는 것은 지혜로운 자의 준비가 되지 못한다. - 한비자 <팔설>

 

무데뽀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 무모하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이 말의 어원은 임진왜란 전후로 일본 기마부대와 관련있다.

 

다케다 카쯔요리라는 불패의 장군이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오다 노부나가장군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오다 장군은 조총, 일본말로 데뽀로 무장한 군대를 이끌고 있었다.

 

어느 날 두 장군은 나가시노에서 결전을 벌였다. 다케다 장군은 15천 명의 기마부대를 이끌고 자신만만하게 전장에 도착한 반면, 오다 장군은 3천 명의 조총부대를 세 줄로 배치해 결전에 돌입했다. 조총 없이, 즉 무데뽀로 돌격한 다케다 장군은 여덟 시간 만에 여섯 명의 부하를 남기고 전원 사망하기로 이른다. - 103

 

불패 신화에 도취돼 조총부대를 무시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었고, 이 전투 이후로 무데뽀라는 말이 생겨났다.

 

한비는 변화무쌍한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도의를 지키는 자애로운 군주가 아닌, 강력한 힘을 지닌 왕이 엄격한 규율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그래야 나라도 백성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면 거기에 맞는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한비자>를 읽는 동안 책의 내용이 오늘날의 현대 국가를 이루는 법치주의와 실용주의의 바탕을 이루는 정신과 통하는 면이 무척 많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지금까지 유가 사상을 동양 사상의 정수라 여기고 그것을 공부하는 것을 최우선 했지만, <한비자 리더십>을 읽는 동안 변화를 대처하는 시기에는 한비자의 가르침도 유용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한비의 사상을 상앙의 법(), 신불해의 술(), 신도의 세()의 장단점을 종합해 법가 사상을 집대성하였다. 한비가 주장한 법가 사상은 군주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군주가 강력한 법과 권세를 바탕으로 상과 벌을 적절히 활용해 부국강병을 이루도록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대통령제를 시행하는 우리나라는 한비자의 내용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코로나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지금의 상황에서 <한비자 리더십>은 리더를 위한 통찰력을 나타낸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한비자리더십 #임재성 #동양철학 #평단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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