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 - 문학인생 반세기
박경범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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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한국인의 체험 현대사를 증언하는 이문열 문학의 재발견

 

이문열의 사상 궤적을 목격한 후배작가의 평론소설

 

북스타에서 출판한 박경범 작가님의 <(문학인생 반세기) 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는 평론소설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이용하여 이문열 작가님의 작품을 설명한다. 1980년대 우리나라 문학에서 이문열 작가님은 그야말로 대스타였다. 그가 발표하는 소설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오랜 기간 자리했고, 다수의 소설은 영화화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적으로 학창 시절 그의 소설은 학생들에게 영웅이 무엇인지 방향을 제시했고, 그의 번역작품인 <삼국지>는 서울대 추천도서로 알려지며 2,000만 부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나의 학창 시절을 함께 두 작품은 역시 김용의 <영웅문>, 이문열의 <삼국지>였다. 그의 작품이 출간되면 항상 읽어보던 중 어느 순간 아마 기억하기로 <선택>을 발표했을 때와 <아가>를 기점으로 등한시하게 되었다. 당시 엄청난 논쟁거리를 불러일으켰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나는 그의 일신에 벌어진 일을 알지 못한다.

 

다시 한번 이문열 작가님의 작품에 관심을 끌게 된 사건은 프랑스의 문명 비평가인 기 소르망의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세계적인 석학인 기 소르망은 한 나라의 문명을 파악할 때, 그 나라의 문학 작품 속 작중 인물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보는 것을 선호하는데 자신이 한국을 바라보는 문학이 바로 이문열 작가님의 작품이라 했다.

 

돌이켜보면 그의 대표작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웅시대>를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그처럼 유려하게 풀어나가는 작가는 드물었던 기억이 났다.

 

이문열 작가님에 관한 또 다른 프레임은 그가 보수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대중은 이문열 작가와 황석영 작가를 대척점에 두고 비교하길 좋아했고 그가 보여주는 많은 행동과 표현은 보수적이라 알려져 있다.

 

황석영 작가의 <수인>을 통해 드러난 황석영 작가와 이문열 작가의 관계는 그렇게 경원한 관계가 아니라 두 사람이 어려운 처지에 처하거나 도와줄 일이 생기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고, 오랜 시절 교류해 왔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이문열 작가가 학교 교육을 제대로 수료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당신의 유능한 아버지께서 월북하게 되어 당시 월북한 아버지를 두고 있다는 것을 한 동네에서 버텨내기 어려웠던 시절이라 한다. 그런 아픔을 가지고 작품으로 투영한 것이 <영웅시대>였고, 한국이라는 곳이 미국과 소련이라는 회색지대에 위치한다는 개념에서 나오게 된 소설이 <변경>이었다.

 

<수인>에서 등장하는 두 작가의 이야기에는 황석영 작가가 북한에 다녀왔기에 이문열 작가는 자신의 아버지에 관한 소식을 알 수 있을지 미국 뉴욕의 호텔에서 만나 문의하였고, 황 작가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북에서 새로운 부인을 얻어서 5명의 자녀를 두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문열 작가는 오열했다고 기록한다.

 

시대의 아픔을 오롯이 경험한 그의 작품은 한국의 현대사회를 되새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소설 중 하나인 것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영웅시대>를 살펴보자.

 

주인공 이동영의 어머니는 남편인 동영의 아버지가 일찍 죽자 천석의 살림을 떠맡아 여걸의 면보로 집안을 경영했더. 동영이 대학 시절 결혼한 아내 조정인은 딸처럼 대하는 시어머니와 점차 친부모와 같은 정을 쌓는다. 이후 정인의 삶의 주된 동반자는 남편이 아니고 시어머니다. - 60

 

동영은 수원에서 농대학장으로 재임 중 유엔군이 들어오자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어린 자식 삼남매를 남겨두고 북으로 간다.

북에서 훈련을 받고 정치부대대장으로 배속받아 가던 산길에서 인민군여간부 안나타샤를 만나 동행한다.

 

한편, 정인은 서울 생활이 어려워 예전에 자기에게 신세를 진 친척들을 찾아보지만, 동영이 이미 빨갱이로 소문나 있어 모두 외면한다. 정인의 가족을 감시하던 경찰과 동네 청년들에게 붙잡혀 정인과 시어머니는 수용소에 갇힌다.

 

동영은 이념의 갈등을 맞이해 혼란스러운 군생활을 이어가고, 정인은 대구 친정에서 동영의 고향으로 향한다.

 

고향에 온 가족은 남은 재산으로 살아가며 생활의 안정을 위해 기독교인으로 탈바꿈한다. 정인은 다시 빨갱이로 몰려 징역을 살고, 시어머니는 고향 땅을 팔아 장사를 하지만 친척에게 사기를 당하고 간신히 끼니를 이어간다.

 

시어머니가 죽은 후 유언에 따라 기독교 세례를 받고 남편 없이 홀로 아이들을 키우기로 한다.

 

동영은 안나타샤의 정보에 따라 숙청을 면하기 위해 교직원을 희망하여 원산의 농대 부교수로 임명된다. 교수 생활을 하는 동안 사회주의 이념에 회의를 느끼던 중 남로당 계열이 모두 숙청된다. 동거 중인 정치부장 안나타샤를 통해 일본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지만 스스로 포기한다.

 

동영과 정인이 살았던 시대는 한국전쟁을 전후로 하는 격변기였고, 개인의 선택에 따라 가족의 운명은 앞을 알 수 없었다. 이러한 혼란한 정국을 우리는 영웅이 알려지는 시기라 하지만, 소설은 휴머니즘과 민족주의를 추구하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집필한 박경범 작가는 이문열 작가를 존경하는 선배로 그가 지금껏 발표한 주요한 작품에 대한 설명한 각 소설 속 등장인물과 작품이 가지는 의미를 영세 문필가이자 철학자인 주인공을 내세워 서희라는 여자에게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이 책을 읽고 그의 지난 작품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와 지난 40여 년간 같이 활동한 민음사를 떠나 이제는 알에이치코리아와 계약한 거로 화제가 되었고, 그의 작품이 새롭게 재출간되고 있다.

 

<(문학인생 반세기) 이문열의 삶과 작품세계>는 이문열 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던 사람에게 추억을 되살려준 도서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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