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 - 싱가포르의 위대한 도전
리콴유 지음, 송바우나 옮김 / 행복에너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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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위대한 도전

 

20여 년 전 외국인 투자회사를 한국으로 유치하는 지인에게 들었던 말 중 가장 기억이 나는 것은 다국적기업의 아시아 본부를 두고 최종경합을 벌이는 도시 중 싱가포르, 홍콩, 서울이 최종후보로 남을 경우, 종종 싱가포르로 선정되는 것을 지켜본다고 했다.

 

왜 그러냐고 이유를 물어보니,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영어, 중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싱가포르 국민의 언어능력 때문이라 했다.

 

싱가포르와 관련해서 다른 기억이 나는 점은 즐겨 찾는 역사 블로거 히스토리님이 올린 포스트 중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강제로 독립 당한 국가가 싱가포르라는 점이다.

 

196589일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강제로 추방당한 싱가포르 총리 리콴유는 독립 당시,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며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이는 당시 신문에 대서특필되었고, 싱가포르의 운명은 풍전등화처럼 보였다.

 

50년이 지나 싱가포르를 찾아 떠난 나는 평소 궁금한 내용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항공사 순위 1위인 싱가포르 항공, 최고의 공항으로 손꼽힌 창이 공항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싱가포르 국민 대부분이 능숙하게 영어, 중국어를 사용하는 점이었다.

 

여러 나라와 국경을 접하는 유럽의 스위스의 경우, 여러 나라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싱가포르가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나에게는 굉장히 놀라운 사실이었다.

 

사실상 싱가포르를 구성하는 민족은 중국계 76%, 말레이계 14%, 인도계 8%로 이루어져 있어 중국어가 모국어가 되는 것이 당연해 보이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책 리콴유 전 총리의 <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는 리콴유 총리가 싱가포르에 이중언어를 정착시켜 모든 국민이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되기까지 비밀의 여정을 밝히고 있다.

 

리 전 총리가 많은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 것은 살아온 환경 때문이었다. 언어 공부는 순전히 실용적인 이유에서였다. 젊을 때는 훌륭한 변호사가 되려고 마음먹었고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다.

일본이 싱가포르를 점령했을 때는 먹고살기 위해 일본어를 배웠다. 정계에 입문하고서는 중국어밖에 할 줄 모르는 시민들에게 정치적 비전을 설파하기 위해 호키엔어와 하카어를 열심히 배웠다.

그가 표준중국어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사용한 것은 다른 싱가포르인들에게 표준중국어 사용을 권장하려면 모범이 되어야 했고, 중국계 후손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리 전 총리는 새로운 언어를 할 줄 알게 되는 것은 세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창문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21

 

리 총리가 이중언어를 싱가포르에 이식하기까지 맞이하는 첫 번째 도전은 인민행동당 내의 공산주의자와 결별하는 것이었다. 그는 공산주의자들이 싱가포르에서 사라질 때까지 거의 30년을 싸워야 했다.

 

다음으로 그가 주목한 사실은 영어로 공부한 학생과 중국어로 공부한 학생이 졸업 후, 일자리를 얻는 비율이 다르다는 사실과 싱가포르에 투자하는 기업은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을 먼저 선발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영어권 학교를 졸업하길 바랐다. 한국전쟁 때 고무값이 치솟으면서 떼돈을 벌어들인 탄락셰와 같은 중국계 이민자들은 중국인의 정신이 깃든 난양대학교를 설립했다. 25년 동안 운영된 난양대학교는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중국어 대학교였다. 마침내 난양대학교는 싱가포르 국립대학교로 합병되었고, 후일 오늘날 너무도 유명한 난양공대가 새로 만들어졌다.

 

싱가포르에 국민에게 양질의 영어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도 많은 도전이 있었다. 중국계 이민자들은 주로 중국의 남부 지역 출신이라 영어를 사용하는 것도, 표준중국어를 사용하는 것도 그들의 정신을 헤치는 잃어버리는 행위라 생각했다.

 

자녀가 영어를 사용해 싱가포르의 경쟁력 향상되고 더불어 국민소득이 향상되어 어렵게 영어를 모국어로 익힌 부모세대는 후일 리 총리의 언어정책을 감사히 생각한다.

 

싱가포르에는 현대 중국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핵심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다. 핵심 전문가 집단은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정신과 사회문화에 대해 조예가 깊은 이중문화주의자여야 한다. 이중언어 구사는 중국으로 가는 진입로로 들어가는 것이지만, 이중문화주의만이 중국을 속속들이 알고 중국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게 한다. - 166

 

가장 중요하고 리 전 총리가 추구한 싱가포르의 정체성과 방향은 국제화된 중국인이었다. 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먼저 내실을 다지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중국어를 모어로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가 추구하는 싱가포르인은 중국에 대한 이중문화주의자였다. 그는 중국의 성장을 도울 방법과 협업을 통해 싱가포르의 정체성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확인한다.

 

처음 중국어가 아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 것도 중국어를 공용어로 선택할 경우, 일어날 다른 민족의 불만과 정부에 대한 저항이 어떻게 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영어 사용만이 싱가포르의 처한 현실에서 산업 인력을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오늘날 리콴유 총리의 강압적이고 보수적인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불만 어린 시선이 있지만,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이라는 아시아의 네 마리용 중에서 싱가포르가 이토록 독보적인 경제성장과 첨단 국가가 원동력에는 그의 확고한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이 밑바탕이 되었음이 사실이다.

 

<리콴유가 전하는 이중언어 교육 이야기>는 리 전 총리가 작지만 강한 나라인 싱가포르를 만들어가는 그의 이야기를 잘 설명하고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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