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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간, 발칸유럽 - 발칸에서 동서방교회를 만나다
이선미 지음 / 오엘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발칸에서 동서방교회를 만나다
90년대 초, 처음 신문의 국제면에 관심을 두게 된 어느 날, 세계의 다른 한편에서 ‘인종청소’가 일어나고 있다는 전면기사가 눈에 띄었다.
그곳은 유럽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발칸반도에서 벌어지는 일이었고, 보스니아 내전이 무엇인지, 왜 그들은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선미 작가님의 <오래된 시간, 발칸 유럽>은 발칸반도에 있는 도시의 종교와 관련된 기념비적인 장소를 둘러보며 발칸반도의 다채로운 모습을 소개한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발칸반도를 소개하자면 가장 먼저 인종과 종교일 것이다.
발칸이라는 용어가 오스만 제국의 영향 아래 사용되던 말이라, 발칸반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발칸’이라는 용어보다는 ‘남유럽’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고 한다.
이 지역은 1980년 티토의 사망 이후, 유고연방이 해체되고, 1992년 소련의 붕괴 이후 지금의 나라로 굳어진다.
소련의 위성국가 | 구 유고연방 | 신유고 |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
슬로베니아 [류블랴냐] |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
북마케도니아 [스코페] |
코소보 [프리스티나] |
기타 | 알바니아 [티라나] |
불가리아 [소피아] |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
기타 | 그리스 [아테네] |
나라 | 면적 | 인구 | 인당소득 | 인종 | 언어 | 종교 | 비고 |
단위 | km² | 천명 | usd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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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100,296 | 50,983 | 29,743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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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 20,793 | 2,080 | 23,598 | 슬라브 | 슬로베이낭어(91%) | 카톨릭(57%) | 유고연방 |
크로아티아 | 56,594 | 4,190 | 13,295 | 슬라브 | 크로아티아어(96%) | 카톨릭(86%)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 51,197 | 3,508 | 5,181 | 슬라브 | 보스니아어(53%) 세르비아어(31%) | 이슬람(51%) 정교(31%) |
몬테네그로 | 13,182 | 629 | 7,670 | 슬라브 | 세르비아어(43%) 몬테네그로어(37%) | 정교(72%) 이슬람(19%) |
세르비아 | 77,474 | 8,791 | 5,900 | 슬라브 | 세르비아어(88%) | 정교(84%) 카톨릭(5%) |
코소보 | 10,908 | 1,837 | 3,894 | 알바니아 | 알바인아어(94%) | 이슬람(95%) |
마케도니아 | 25,713 | 2,085 | 5,443 | 슬라브 | 마케도니아어(67%) 알바니아어(25%) | 정교(64%) 이슬람(33%) |
알바니아 | 28,748 | 2,931 | 4,538 | 알바니아 | 알바인아어(98%) | 이슬람(58%) 카톨릭(10%) | 소련 위성국 |
불가리아 | 110,879 | 7,085 | 8,032 | 슬라브 | 불가리아어(88%) 터키어(5%) | 정교(59%) 이슬람(7%) |
루마니아 | 238,391 | 19,680 | 10,814 | 루마니아 | 루마니아어(91%) 헝가리어(7%) | 정교(81%) 개신교(6%) |
그리스 | 131,957 | 11,160 | 18,614 | 그리스 | 그리스어(99%) | 정교(98%) | |
전쟁이 끝나자 파르티잔 춠낀인 티토가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등 여섯 개 공화국으로 이루어진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유고연방)’을 만들었다.
유고슬라비아는 ‘남 슬라브인들의 땅’이라는 뜻이었다. 학살의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같은 하늘 아래 살게 된 것이다. 이래저래 불안한 공존이었다. (...)
1980년 티토가 세상을 떠나자 물밑에 가라앉아 있던 각 공화국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세르비아는 코소보 알바니아인에 대한 폭정으로 연방을 지배하고자 한다는 의혹을 키웠고, 1990년 선거에서 승리한 크로아티아의 투지만은 세르비아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헌법을 제정했다. 1991년 크로아티아가 연방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자 크라지나 지역에서는 이를 반대하며 크리지나-세르비아 공화국을 선포했다. 1989년 ‘대 세르비아주의’를 주창하며 세르비아 사회주의공화국 초대대통령이 되었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가 결국 크로아티아의 세르비아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공격을 개시했다. 몬테네그로가 이에 동조하고 있었다. - 17쪽
<오래된 시간, 발칸유럽>은 최근에 방송된 ‘꽃보다 누나’ 편에서 방송된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모습이 방영되어, 많은 한국 관광객이 두브로브니크, 스플리트, 플리트비체를 방문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슬로베니아는 발칸 반도 국가 중 일인당 GDP가 한국에 근접하는 국가이고, 가톨릭을 믿는 나라이다.
슬로베니아의 피란과 이탈리아의 트리에스테, 크로아티아는 20킬로미터 이내에 국경을 맞대고 있다.
우리는 헝가리 여행을 하게 되었을 때, 오스트리아와 크로아티아의 경로를 두고 오스트리아로 선택한 기억이 있다. 다음에 발칸반도와 터키의 여정을 생각하며 발칸반도에 대해 아쉬움을 남겨두어야 했다.
30년 전 전쟁으로 전세의 요청으로 참화를 면한 두브로브니크와 블레드 섬의 성모승천성당의 이야기는 안개가 덮인 블레드 호수에 모습을 드러내는 블레드 섬처럼 신비로웠다.
고대 로마제국이라는 거대한 세계에서 그리스도교는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웠다. 이 신흥종교는 저마다의 역사와 문화에 이식되었다. 그러니 결코 균일할 수 없었고 당연히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동서로마가 나뉜 후 상황은 좀 더 위태로워졌다. 7세기경에 비잔티움 제국의 헤라클레이오스 항제는 국가 전체를 그리스화하고자 했다. 그는 라틴어 대신 그리스어를 국가와 교회의 공식 언어로 채택했다.
결국 비잔티움 세계와 라틴 전통은 점차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서로 다른 언어 사용에서 야기된 크고 작은 오해들과 서로마와 비잔티움 제국의 정치적 상황, 우위를 점하려는 견제와 갈등이 깊어지면서 교회는 1054년 결정적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그 후 양 교회는 남보다 못한 관계일 때도 많았다.
가장 참담한 일은 1204년 제4차 십자군이 저지른 악행이었을 것이다. 이슬람을 향해 가던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로 쳐들어가 약탈과 범죄로 도시를 초토화시켰다. 그때 초토화된 것은 도시만이 아니었다. 비록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어도 ‘그리스도교 형제’였던 관계조차 끊어버린 사건이었다.
2001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는 십자군이 저질렀던 침략과 약탈, 학살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 99쪽
십자군이 성지에서 보여준 만행은 차마 입에 담기 힘들 정도였다. 십자군 전쟁 초기 성지순례를 회복한다는 종교적 신념은 횟수를 거듭할수록 차츰 변질하였다.
제4차 십자군은 가톨릭과 정교회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은 넘은 것이었다.
발칸반도를 오스만제국이 500여 년 동안 다스린 지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슬람을 믿는 나라와 무슬림 세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가톨릭교회와 정교회의 수도원 위주의 주요 도시에 있는 종교적인 성지를 소개한다.
발칸반도 국가들의 종교가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에 새겨진 모자이크와 같이 조각조각 맞춰진 유기체라 여기면, 이 책은 한 조각씩 퍼즐을 맞춰가는 안내서와 같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등장하는 로마 교황청, 프란체스코 수도회와 로욜라 예수회에 관한 이야기는 궁금하던 내용을 쉽게 설명한다.
종교에 대한 믿음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은 발칸반도에 있는 성지순례지를 찾아갈 때 필수적인 책이 될 것이다.
종교를 믿지 않거나, 일신교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진 사람도 테슬라와 마더 테레사에 관한 이야기와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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