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조선 2 슬픈조선 2
가타노 쓰기오 지음, 정암 옮김 / 아우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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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한일 백 년의 기억

 

오늘 소개할 책은 아우룸에서 출판하고, 일본의 한국전문가인 가타노 쓰기오 작가님이 저술하고 정암 역자의 <슬픈 조선2>이다.

 

되살아나는 한일 백 년의 기억이라는 부제는 나에게는 늘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일본의 중년 이하는 고교 시절 역사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배우지 않은 세대이다.

 

당연히 메이지 시대 이후의 근대 역사에 관해서 일본 국민들 사이에는 언급하는 것이 터부시 되고, 행여 외부 인터뷰를 하게 되면 대부분은 잘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이다.

 

정부 측에서 국민들을 무지하게 만드는 이유는 권력이 지향하고 노리고 있는 바를 대중이 모르고 준비하기 위함이다.

 

829일 이면 한일 병합이 효력을 일으켜 일제의 36년 식민 지배를 시작한지 110주년이 되는 시기이다.

 

일본 내각의 다수를 차지하는 일본회의 출신의 관료들이 추존하는 데라우치와 이토 히로부미에 관한 이야기가 이 책에는 다수 등장한다.

 

그들은 대한제국을 병합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약을 준비하고, 마침내는 이완용 총리대신과 한일병합 조약을 체결한다.

 

 

나는 부끄럽지만 책의 표지에 등장하는 대조전이 창덕궁내 건물이고, 이곳이 대한제국 마지막 왕인 순종이 승하한 장소라는 점을 몰랐다.

 

뒷면의 표지 사진을 장식하고 있는 건물은 창덕궁내 흥복헌이라는 건물이고, 이곳이 바로 한일병합 조약이 체결을 결정한 조선 왕조의 마지막 어전회의가 열린 슬픈 역사의 장소라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저자는 <슬픈 조선>의 제목에 가장 어울리는 장소를 표지에 실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할 점을 알려준다.

 

가타노 쓰기오님은 한국 역사에 관한 다수의 책을 집필하고, 한국과 일본이 맺어온 오랜 선린 관계에 대해 알고 있다.

근대사를 제대로 사과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기려고 하는 일본의 행동에 한국인이 일본에 관해 가지는 반일 감정역시 이해한다.

 

이런 상황에서 갈수록 양국 간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아 아쉽다고 전한다.

 

슬픈 조선을 읽으며 내가 기대한 점은 우리나라에서 출판한 역사서와는 다른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점이었다.

 

참고하는 자료나 도서가 다를 거라 생각했고, 독립운동 사건에 관해 어조도 다를 거라 예상했다.

 

최근에 읽었던 최태성 선생님의 <한국사 현대편>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읽게 되어 더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대표적으로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의 경우, 우리는 안중근 의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어머니와의 마지막 편지와 여순 감옥 생활이 주목하지만, 저자는 이토 히로부미의 마지막 말인 바보 같은 놈이라는 점을 나타내어 그의 마지막 말이 일본 정부가 조선병합을 추진하는데 이용하는 점을 알린다.

 

대한제국과 일제의 왕에 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고종과 순종의 독살 사건이 일어나 커피를 마시는 도중, 커피 맛이 이상함을 느껴 바로 뱉어내는 고종과 달리 순종을 커피를 모두 들이켜 치료를 하였지만 병색이 온 몸에 퍼지고, 이후 건강을 잃어버리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도 메이지 일왕을 뒤를 이은 다이쇼 일왕은 얼마나 강하게 권력을 장악하는지 알 수 없지만, 데라우치는 자신이 일본으로 귀국할 때 권력을 장악하려는 걸 보고 그의 야심이 보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짐작했다.

 

이 책은 독립 운동가들의 활동에 상세히 기술한다.

 

안중근 의사와 간수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지만, 간수인 지바가 안중근 의사에게 계속 글씨를 부탁하고, 사형 집행일에 안중근 의사가 남긴 글은 비석으로 새기고, 이후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반환하였다고 한다.

 

윤봉길 의사의 유체에 관한 내용은 분노를 일으킨다.

 

그의 유체는 공병작업장과 육군묘지로 통하는 비탈길 아래 매장되었다.

잠복하는 조선인 독립 운동가들에게 유골을 탈취당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에도 있었다. 작업장이나 육군묘지에는 병사나 일반 민중이 오르내린다. 그 병사나 일반 민중에게 조선 영웅의 사체를 짓밟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일본인 요인이 다수 살상된 데 대한 한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일본인은 이후 13년간이나 의사의 사체 위를 걸었다.

[ p265 5. 우국지사들 중 ]

 

3.1 운동과 제암리 사건에 관한 자세한 내용도 알게 되었다.

 

의열단이 벌이는 독립운동가와 그들이 수행한 폭탄 사건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새로 알게 되었다.

 

저자와 같이 한일 간에 일어난 역사를 자세히 알고 있는 일본 국민에 관해 야나기 무네요시를 소개한다.

조선총독부를 건축할 당시, 경복궁의 근정전 앞에 광화문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를 건축하려 한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일본인들에게 조선인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것을 이해하고, 일본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지 않다고 알린다.

 

또한 광화문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기사를 요미우리 신문에 실어 여론을 일으켜 광화문이 유지되도록 총독부를 압박한다.

 

일본 내 한국을 이해하고, 과거사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지식인이 많아지면, 한일 관계는 보다 원활하게 풀어갈 수 있을 거로 기대한다.

 

다만 <슬픈 조선>이 일본 내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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