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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모독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6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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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언어 실험을 통해 글쓰기의 새 영역을 연 작가 페터 한트케
배우를 위한 규칙들
가톨릭 성당에서 신부와 신자들이 번갈아 올리는 기도를 귀 기울여 들을 것.
축구장에서 외쳐 대는 응원 소리와 야유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것.
데모하는 군중들의 구호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것.
안장이 땅을 향해 거꾸로 세워진 자전거에서 돌아가는 바퀴살이 조용해질 때까지 그 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멈추어 설 때까지 바퀴살을 자세히 관찰할 것. -11p
여러분은 생각 없이 앉아 있습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앉아 있습니다. 여러분은 함께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함께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자유롭습니다. -19p
너희들은 뛰어난 연기자들이다. 멍청하게 서서 구경하는 꼴통들아, 조국도 없는 불쌍한 작자들아, 사이비 혁명가들아, 찌꺼기 같은 작자들아, 자기 나라를 헐뜯는 작자들아, 내면세계로 이민 간 작자들아, 패배주의자들아, 수정주의자들아, 보복주의자들아, 군국주의자들아, 평화주의자들아, 파시스트들아∙∙∙∙ -62p
과감한 언어 실험으로 희곡의 형식을 빌어 조국의 대중들에 대해 한바탕 욕설을 토해낸다.
기존의 관념과 형식을 파괴하는 상징적인 글쓰기를 통해 2차 대전 이후, 우왕좌왕하는 오스트리아 국민들에게 일갈하는 작품이다.
왜 작가는 그토록 관객을 모독하려 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내 생각은 2차 대전 동안 고국 오스트리아의 처신과 당시 기존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체계에 대한 성찰하는 모습을 가지도록 관객에게 충격요법을 사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규범을 깨고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사회가 한 단계 변화하는데 기폭제가 되듯이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음으로써 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자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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