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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한국의 암자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20년 6월
평점 :
우리 땅 우리 강산 아름다운 암자와 이야기 속으로!
오늘 소개할 책은 ‘우리 땅 걷기’이사장인 신정일 선생님이 집필하고 푸른영토에서 출판한 <신정일의 한국의 암자 답사기>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걷기 열풍을 가져왔고, 부산에서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해파랑길’이라는 이름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10대 강가 400여 곳의 산을 오르며 소개할 암자를 발굴해서 책으로 펴냈다.
선생이 소개하는 암자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우리나라의 암자가 역사의 순간을 어떻게 겪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암자 답사기를 통해 아직 내가 가보지 않았던 암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친근감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어떤 장소를 방문할 때 그곳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알고 방문하게 된다면 그곳을 찾아간 감동을 배가해서 얻을 수 있다.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산다는 것은 떠돈다는 것이고, 쉰다는 것은 죽는 것이다.”
그가 소개하는 암자에 대해 알아보자.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은 부석사에 있는 무량수전(1376년)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안동에 있는 봉정사의 극락전은 그보다 13년 전인 1363년에 중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나는 이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고, 무엇보다 봉정사의 극락전이 고구려 양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역사에 가정한다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신라가 아닌 고구려가 통일했으면 우리 역사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봉정사의 영산암은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촬영이 이루어져서 사람들의 방문이 잦다고 한다.
경남 통영의 미륵산에는 고려 태조 21년 도솔 스님이 창건한 도솔암이 있다.
도솔 스님은 암굴에서 수도하는 도중, 호랑이와 친하게 되었고 호랑이는 혼례를 앞둔 처녀를 도솔 스님에게 데려왔다.
스님은 처녀를 고향으로 데려다주고, 그녀의 부모는 엽전 300이라는 거금을 주어 그 돈으로 도솔암을 지었다고 한다.
이 도솔암은 한국전쟁 때 가야총림의 대중들이 피난을 오게 된다.
그때 해인사 방장인 효봉대선사와 금오대선사 등 불교계의 거물들이 이곳에서 피난살이를 했다고 한다.
한국전쟁은 발생한 지 7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당시 북한군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던데 합천의 해인사의 방장이 통영의 도솔암까지 피난을 올 정도인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다시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였고, 500여 년 전에도 이곳 한산도 일대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싸울 힘을 잃고 퇴각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추격한 왜군을 이순신이 거느린 함대가 학익진으로 왜군을 격파한 곳이다.
여수의 돌산도의 끝 지점에는 해돋이 명소로 널리 알려진 영구암이 있다.
금오산 중턱에 있는 이 절은 사람들에게 ‘향일암’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선덕여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을 때는 원통암이었고, 고려 때는 금오암이라 불렸다.
지금은 한려수도 중에서도 가장 넓게 펼쳐진 바다에서 떠오르는 천하절경의 해돋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향일암이라고 불린다고 전해진다.
사진 속으로 보여지는 향일암의 모습을 멋진 경치를 간직하고 있는 듯하고 돌산도에서 내려다본 한려수도, 오동도, 여수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선생은 책에서 소개한 암자 답사도를 마지막에 첨부하는데, 나와 같은 지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척이나 요긴한 자료라 생각한다.
어디로 떠나야 할지 정하지 않고 불현듯 길을 나설 경우, 암자 답사도에 있는 곳으로 달려가 선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보고 공감하고 싶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가진 아름다운 암자가 많다.
장소는 이야기가 덧붙여질 때 기억을 더 오래 붙잡는다.
우리나라 여러 장소에 관한 최고의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신정일의 한국의 암자답사기>를 통해 곳곳에 자리 잡은 암자들에 대해 알아보자.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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