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리스트 피아니스트의 탄생
우라히사 도시히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성안뮤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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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강의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의 생애

 

오늘 소개할 책은 우라히사 도시히코 저자가 집필하고 김소영 역자의 성안뮤직에서 출판한 <프란츠 리스트>이다.

 

리스트에 관한 책을 읽고 느낀 소감은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그에 대한 오해였다.

 

내가 클래식에 관심을 끌게 된 계기를 돌이켜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에 그리그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 왠지 멋있어 보였던 기억 때문이다.

 

이후 클래식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동안, 리스트 음악원 앞에서 그리그를 음악가의 길로 인도한 사람이 리스트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는 화려한 공연 자세와 폭발적인 연주로 19세기 당시 파리 살롱 귀부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고, 그로 인해 수많은 음악가의 생활을 도와주었던 거로 막연히 알고 있었다.

 

우라히사 도시히코의 <프란츠 리스트>는 나의 무지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리스트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전해주었다.

 

음악가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그의 음악이 남아있고 이야기와 더해지면 음악 감상이 더욱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리스트는 태어날 때부터 음악에 둘러싸인 환경이었다.

아버지 아담은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궁정의 하급 관리였다.

그는 하이든을 궁정 악사로 고용하고, 하이든이 고별교향곡을 작곡할 정도로 음악을 사랑한 귀족이었다.

 

리스트의 아버지는 토지 관리인이자 궁정 악단의 제2 첼리스트이고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었다.

리스트의 피아노에 관한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빈으로 가서 리스트를 위한 최고의 스승은 만나게 된다.

 

베토벤의 제자 중 한 명인 체르니가 피아노를 가르치고, 우리에게는 모차르트에게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오해받는 빈 궁중 작곡가 살리에리에게 작곡에 관한 가르침을 받는다.

 

이때의 수학은 리스트가 피아니스트로 대성하고, 이후 작곡가로 거듭나는 토대가 된다.

 

리스트는 사실 3세에서 36세까지 피아니스트로 지내고, 36세에서 74세까지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리스트의 아버지는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신동 비즈니스에 자기 아들도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 나이를 속이기까지 하며 리스트의 연주 활동을 독려한다.

 

기대에 부응해 리스트의 공연은 빈을 넘어 파리까지 퍼져간다.

 

수많은 여인과 귀부인들은 그의 연주와 공연 자세, 머리를 쓸어넘기는 모습, 심지어 던지는 장갑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과연 수많은 여인이 매료되고 리스트 인생에서 중요한 3명의 여인과 깊은 사랑을 하게 되는 리스트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생각에 잠겼다.

 

뛰어난 피아노 실력,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그가 여인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화로 이어갈 수 있었다고 추측한다.

 

리스트는 고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점은 독서로 극복한다.

 

그가 존경했던 작가는 괴테, 단테, 페트라르카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 엄청난 사랑 이야기들의 주인공이란 것이다.

 

사랑에 대한 감정과 여인의 마음과 대화를 하는 방법 등 리스트는 아버지의 조언대로 여자 문제는 끝까지 그의 인생을 따라다닌다.

 

리스트는 특히 괴테의 <파우스트>에 깊은 감명을 받아, 괴테가 그랬듯이 파우스트 교향곡을 평생에 걸쳐 작곡하고 다시 수정한다.

 

특히 두 번째 사랑하는 여인인 마리 다구 백작 부인과의 사랑은 그의 인생 전체를 지배한다.

 

그녀는 당시 파리의 모든 기득권과 결혼, 가족 모든 것을 버리고 리스트와 사랑에 빠지고 그들은 파리를 떠나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여행한다.

 

이 기간 동안 그들은 3명의 자녀를 가지고, 여행지에서 경험을 <순례의 해>라는 곡으로 창조한다.

 

파리의 살롱에서 리스트와 마리 다구는 리스트의 절친인 쇼팽에게 조르주 상드를 소개한다.

 

쇼팽은 조르주 상드와의 연애 기간 동안 불멸의 명곡들을 창조한다.

 

쇼팽과 리스트는 당시의 음악의 중심을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이동시킨다.

 

이들 두 피아노 천재가 동시에 활동했기에 당시 대중들은 그들은 라이벌로 몰아갔지만, 쇼팽과 리스트는 서로를 인정하는 절친이었다.

 

 

리스트는 마리 다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때, 키예프의 공연에서 비트켄슈타인 후작부인을 만나게 된다.

 

그녀를 만나고 리스트는 36세에 피아니스트 생활에서 은퇴한다.

리스트는 독일의 바이마르로 거처를 정한다.

 

그곳은 괴테와 실러의 문화유산이 숨쉬고, 당시 최고 수준의 바이마르 도서관이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그는 바이마르 궁정 악장으로 취임해 작곡, 지휘, 교육 활동에 전념한다.

 

그가 초연한 작품은 바그너의 <로엔그린>인데, 당시 망명 생활을 하던 바그너는 그에게 감사의 편지를 남겼다.

 

니체가 말하길 세상 모든 천재 중에서 가장 예의를 모르는 천재인 바그너를 세상에 알린 사람이 리스트이다.

 

비트켄슈타인은 지성이 넘치는 부인이었고,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인 리스트와의 14년 동안의 연애기간을 끝으로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로마 교황청의 반대로 결혼식 전날 파혼되고, 비트켄슈타인 부인은 다음 25년 동안 평생에 걸쳐 로마 교황청을 저주하며 <로마 가톨릭 교회의 표면에 나타난 약점과 그 내부 원인>이라는 24권의 책을 완성하고 2주 후 세상을 떠난다.

 

리스트보다 2살 아래인 바그너는 세상에 단 한 사람 리스트에게만은 공손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리스트와 마리 다구 사이에서 출생한 딸 코지마는 리스트의 제자와 결혼했다가 바그너를 흠모하여 이혼 후 바그너와 재혼을 하게 된다.

 

리스트 입장에서는 정말 이렇게 배은망덕한 후배이자 사위가 있단 말인가.

 

그는 그들의 결혼식에서 참석하지 않지만, 2년 후에는 그들과 화해한다.

 

오늘날 독일 음악의 대표하는 작곡가는 베토벤과 바그너이다.

 

리스트는 그 둘을 이어주는 중요한 가교 역할뿐 아니라 수많은 곡을 작곡하지만 연주되는 곡이 베토벤과 바그너에 비해 많지 않다.

 

리스트는 천재는 사회에 봉사한다는 신념으로 그를 찾는 사람에게 음악과 피아노를 가르치고 음악에 헌신한다.

 

왜 그런 길을 선택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가 태어나서 들었던 하이든도 재정적으로 독립하지 못했고, 스승의 스승인 베토벤조차 음악가로서 험난한 길을 걸었다.

 

그는 연주 활동을 통해 성공을 거둔 경험과 지식을 후대의 음악가들에게 전달하고 대중들이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도록 온몸이 부서지라 헌신했다.

 

피아니스트 시절 1000번 이상의 연주회와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을 소년원, 요양원에 기부한다.

 

노년 시절에는 1년에 1,000통 이상의 편지를 써서 대중과 소통한 리스트는 진정으로 음악에 헌신한 천재이다.

 

그를 천재라 일컫는 이유는 수많은 곡을 암보하고,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들도 수 주 또는 수개월을 연습해야 하는 곡들은 리스트는 악보를 받아들고 한눈에 해석하고 연주하는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리스트의 곡 <향수>를 듣는 순간 그 음악이 전하는 장중하고 무거움이 전해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부다페스트, 바이마르, 로마의 세 집 생활하며 건강을 잃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제는 한 명밖에 남지 않은 딸 코지마가 세상을 떠난 바그너를 위한 음악 축제를 준비하는 바이로이트로 향하는 리스트의 마지막 모습에 가슴이 먹먹하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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