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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MR
공오사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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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방송의 흐름은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것이 유행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최근 가장 인상적인 방송흐름은 ASMR (Autonomous Seneory Meridian Response)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의 약자이다.
주로 청각을 중심으로 하는 인지적 반응에 나타나는 말하기 어려운 심리적인 안정감을 뜻한다.
과자를 먹을 때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한가지 사례가 된다.
바른북스에서 출판한 <CSMR>은 공오사 시인의 연작시이다.
ASMR은 귀를 속삭이는 소리이고, CSMR은 귀를 속삭이는 시라고 한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략하면서도 머리를 맴돌게 하는 통찰력을 선보인다.
하루하루 일상의 소중함과 순간을 기억하라는 의미에서 목차도 11시, 4시, 9시로 나누어져 그 시간대에 느낄 수 있는 시를 싣고 있다.
인조인간
사회에서는 능동적인 생각으로 인생을 살라는데
회사에서는 수동적인 로봇으로 개조를 시켜주네
이혼
이토록 살아가기 힘든 세상 속에서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은 있고?
OX
학교에 다니면 친구를 사귈 때이고
사회에 나가면 친구를 거를 때이다.
청바지
진아 우리 일 년 전만 해도 잘 맞았는데
더치페이
몇 번이나 삼키고 또 삼킨다.
그가 선보이는 시는 이처럼 짧고 유머를 담고 있지만 계속해서 머리 속에 남아서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이혼’은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지 점검해야하고,
사회에 나가야 할 순간이라면 ‘OX’는 이제 친구를 거를 때라는 슬픈 이야기를 전한다.
‘청바지’를 읽는 순간 옷장을 정리하며 작아져 버린 청바지와 바지를 챙기며 속으로 생각한 나의 마음을 들켜버린 듯 하다.
돈=걱정
Don’t worry
맞아
돈은 걱정이지
시선의 관점
내가 잘못해서 싫어진 게 아니야
내가 싫어져서 잘못되게 보이는 거야
진또배기
친구는 굳이 연락하지 않아도
몇 년 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
가장
당신은 가장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신을 가장이라고 부르는 이유인걸
엄마 말 듣고있어?
그때는 귀찮았는데
지금은 너무 듣고 싶어요.
공오사 시인은 가족을 포함해서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 관해 여러 편의 시를 선보인다.
시인은 시를 읽는 동안 독자로 하여금 잠시 근심을 잊고 자신의 시만을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ASMR이 흥행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너무 생각이 많아서 잠시 생각을 쉬고 싶어서이지 않을까?
공오사 시인의 CSMR은 시를 통해 우리 마음이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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