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뜨기 마을 - 전태일 50주기 기념 안재성 소설집
안재성 지음 / 목선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오늘 소개할 책은 전태일 50주기 기념 안재성 작가님의 소설집 <달뜨기 마을>입니다.
한국 근현대사에 관해서는 근래 읽었던 조정래 <태백산맥>과 황석영의 <수인>으로 어느 정도 마음의 충격 흡수대가 생겼을 거라 짐작했다.
하지만 안재성 작가의 달뜨기 마을을 읽으며 여전히 울분과 당대를 살아나왔던 민초들의 어려움에 공감대를 느꼈다.
이데올로기는 과연 인간에게 어떤 광기를 허락하는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이승만 정권에서의 토지개혁이 농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현실성이 뛰어나 상당한 부분이 사실에 기초한다고 여겨진다.
소설은 1부 이천의 모스크바, 두발 자전거, 달뜨기 마을
2부 첫사랑 순희를 찾아서, 팬데믹의 날, 37년 만에 맞춘 퍼즐
3부 그들은 성자를 보았다, 스무 명의 성난 여자들, 캐디라 불러주세요로 이뤄진다.
사실을 상당한 근거를 둔다고 여긴 점은 1부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인물 이현상은 사실 태백산맥의 주인공이다.
나는 가공의 인물이라고 이제껏 여겼는데, 달뜨기 마을에서 두 편이나 등장인물로 나와 검색창으로 검색해보니 실존 인물이었고, 두 소설에서 말하는 바와 행적이 일치했다.
1부의 한국 전쟁을 기점으로 펼쳐지는 시골 마을에서 펼쳐지는 한민당과 남로당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펼쳐지는 이야기다.
당시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한 집에서 국군과 공산군이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이천의 모스크바에서도 공산당 마을로 몰리게 되어 겪는 수난을 이야기한다.
달뜨기 마을에서는 여맹의 간부인 한연희를 중심으로 90살이 넘는 동안 그녀가 겪는 일대기를 서술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첫 사랑 순희를 찾아서'이다.
순간의 선택으로 평생 동안 첫사랑 김순희를 못 잊는 주인공 이야기이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오해와 그에 따른 선택은 두 주인공을 평생 떨어져 지내게 한다.
3부는 현대사에 벌어진 노동운동 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서비스노조에서 벌어진 노사 항쟁에 대해 다루고 있다.
회사에서 수 십 년 근무한 근로자에게 회사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사용자는 회사의 수익을 위해 언제든 근로자를 해고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올바른가?
회사가 고용 해지를 위해 용역을 동원해 근로자와 쟁의를 벌이는 것은 과연 온당한가?
우리나라의 근로 환경과 고용의 유연성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3부의 소설을 읽으면서 50년 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길 외치며 한 몸 불사른 전태일 열사가 남긴 의미와 현재 우리의 고용 시장 및 근로 환경은 얼마가 변화했는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전 세계 많은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가 이룩한 민주화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이것이 얼마나 지키기 힘든 가치인지도 생각한다.
달뜨기 마을은 우리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달뜨기마을 #안재성 #전태일 #목선재 #책과콩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