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무명 지음 / 율도국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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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은 무명작가의 장편소설 <404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입니다.

소설을 읽는 동안 오늘날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어려움을 공감하는 기회가 되었다.

방송에서 부모 세대와 비교해서 더 잘 살기 힘든 세대라는 표현을 듣곤 하는데, 소설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 역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

두 주인공인 노아와 안나는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비슷한 감정으로 빠르게 서로에게 교감한다.

갑작스레 아버지의 죽음으로 방황하는 노아는 어머니의 부탁으로 교회에 참석하고, 그곳에서 자기와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안나를 만난다.

성모 마리아 엄마의 이름이라는 안나는 가능한 상대방에게 배려하고 맞춰준다.

안나는 3년 전, 아버지의 자살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다 노아를 만난다.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하지만, 노아의 거침없는 모습에 안나는 위안을 가지게 된다.

노아는 이름을 훔치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재기에 성공하는데...

회사의 성장과 함께 디자이너인 수지를 만나는 동안 안나에게는 무심하게 된다.

수지는 결혼 생활을 하게 되지만, 결혼 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가부장적인 시댁으로 이혼을 하게 된다.

수지는 노아의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말에 그의 회사에 입사한다.

하지만 노아는 나폴레옹의 말의 이름인 마렝고라는 SUV를 타고 그는 별을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이름을 바뀌어야만 하는 사건이 또 생기게 되는데....

이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나는 나의 이름으로 완전해지는가?

나의 이름이 바뀐 다음 나는 누구일까?

주인공들이 겪는 빈부격차, 성소수자 문제, 번아웃 증후군, 군대 내 폭행은 이들의 삶에 조금씩 영향을 미친다.

소설은 흔들리는 청년들의 아픔과 사랑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책 속으로]

평화를 깨뜨리는 미사일이 날아왔다. 낯선 발신자 번호였다. 처음엔 바로 끊었다. 곧이어 같은 번호로 다시 전화가 왔다.

남자였다. 그는, 오늘 저녁 8시에 안나가 차 안에서 자살했다고 건조하게 전했다. -3p

안나를 만나기 전, 노아는 경제적 실패로 인간관계가 파탄 났고, 마음과 지갑에도 메워지지 않는 큰 구멍이 생겼다.

사람이 익은 복숭아보다 약한 것도 자연의 이치였다. 크고 작은 충격들은 알게 모르게 노아의 뇌에 가해졌다.

뇌의 안쪽에는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가 있는데, 이것이 작동하지 않으면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때론 무모한 행동을 가능하게 한다. 노아의 뇌에서 아몬드가 깨졌다. -8p

"전 세계 돈은 다 합치면 얼마나 될 거 같아?"

"80조 달러."

"그럼 지폐나 동전으로 돌아다니는 돈은 얼마나 될까?"

"절반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아니, 5조 달러. 1/16 정도밖에 안 돼. 근데 이것도 줄어들고 있어. 나머지는 컴퓨터에 숫자로만 존재할 뿐이야. 난 불법적인 건 안 해. 가장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름을 훔치는 거야." -10p

월급이 많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안나는 자신의 모습과는 정반대인 그런 노아의 모습을 인정하고 지지해주었다.

안정적인 사람이 보기에 노아의 위태로우면서도 하고 싶은 걸 다 하며사는 모습은 분명 색달라 보였을 것이다.

어쩌면 안나의 욕망을 대신하는 노아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24p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슬픔을 말한 때의 기쁨을 만끽했다. 어느새 마주보며 얘기하던 것이, 옆을 보며 하게 됐다.

나란히 길을 걸을 때도 사람 한 사람이 쑥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서, 날쌘 고양이 한 마리도 지나가지 못할 거리고 좁혀졌다. -53p

합법적으로 이름을 훔치다는 노아의 계획은 한 번에 성공했다.

법원이 인정한 합법적인 이름 도둑질이었다. 단순히 이름을 훔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아온 명성을 훔쳤다.

다른 스타트업들이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고 홍보해봐야, 글로벌 대기업과 소송했던 스타트업이라는 수식어를 이길 수는 없었다. -112p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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