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는 봄날,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
이창훈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오늘 소개할 시집은 <너 없는 봄날,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이다.

 

저자인 이창훈 님은 남양주 심석고등학교 선생님이다.

 

끊임없이 바람 부는 섬 제주에서 태어난 그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감동과 전율 때문에 주저 없이 그 작가가 다닌 경희대학교 국문학과에 들어가고 현재 어린 벗들과 문학을 공부하고 꿈꾸고 있다고 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그에게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그가 전하는 시는 사랑, 아련함, 그리움이다.

 

 

그가 전하는 인사말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스마트한 기술들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지는 모르지만

우리의 내면을 채워 주지는 못한다.

 

세상은 많은 걸 가져야만 더 행복할 수 있다고

큰 소리로 외치지만

사랑은 많은 걸 주어야만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침묵으로 속삭인다.

 

여전히 나는 학교를 다니고 있고

어린 벗들에게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

나의 삶은 아직도 학교에서 시작해 학교에서 끝난다.

 

쓸쓸하고 외로울 때면 시를 쓰고 또 썼다.

마치 편지를 읽듯 고백을 하듯

어린 벗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사랑의 길을 선택한

한 가난한 영혼의 속삭임을 그러모아 보았다.

 

부디

사랑이 당신을 부르면 주저 없이 따라가시기를

 

 

그가 전하는 문장은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한 알의 약과 같다.

휴식 시간이면 나는 책상 한쪽에 있는 시집을 펼친다.

시인이 정성스레 새겨 넣은 글들을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느낀다.

이 창훈님의 <너 없는 봄날,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 그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을 거라 생각한다.

 

행복한 삶은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사랑이다.

그는 사랑에 대해 그리워하고 다시 올 사랑에 온 몸을 던질 것이다.

 

사랑에 실패하더라도 그 모든 감정은 외부요소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고슴도치의 가시는 내 안의 뿌리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하루 일상을 지내는 나의 모습은 분필이다.

깨끗하게 지워진 칠판처럼 내일이면

사라지겠지만 서서히 작아져가는 줄 알지만 오늘도 우리는 온 몸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이제 그의 시 몇 편을 감상해보자.

 

 

조화 造花

 

꽃이 되고 싶었다

꽃으로 피고 싶었다

 

너만의 꽃이 되어

네 눈 속에

네 가슴 한복판

너만의 꽃으로 피어나고 싶었다

 

물을 주지 않아도

햇살 한 줄기 내려오지 않아도

뿌리내릴 뿌리 하나 없어도

 

밝고 화사한 얼굴을 들어

태어난 빛깔 그대로

그냥 말없이 너를 보고 싶었다

 

너 없는 봄날

너에게 영원한 꽃이 되고 싶었다

 

 

 

고슴도치

 

누군가 박은 못처럼

밖에서 들어와 박힌 것이 아니다

 

가시는

내 안의 뿌리에서 돋아난 것이다.

 

 

 

부메랑

 

던지면

아무리 멀리 던져도

 

내 손을 되돌아오던

부메랑처럼

 

떠나면

아무리 멀리 떠나도

 

내 가슴으로 되돌아오는

너였으면

 

 

 

분필

 

이라는 칠판

 

불태운 적은 없어도

궤도를 벗어난 적은 없지만

나의 길을 가고 또 갔다

 

슬픔을 아는 시를 사랑했고

먼저 간 슬픔의 시인의 시를 몰래 읽고는 했다

부끄러움을 알았고

그 부끄러움이 부끄러워 밤새워 시를 쓰기도 했다

 

이제 막 피어나는 봄날의 아이들에게

의자 하나씩 나누어 주며

함께 문학을 이야기했고

 

여전히 모르는 사랑에 대해

사랑의 시를 써서 들려주기도 했다

보여주기도 했다

 

한 땀 한 땀 새긴 삶의 문장들과

한 발 한 발 디딘 길의 발자욱들은

깨끗하게 지워진 칠판처럼 내일이면

흔적없이 사라지겠지만

 

닳고 닳아

서서히 작아져만 가는

온 몸으로 열심히 살았다

 

오늘도 나는 교탁에 선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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