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영화부터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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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별빛이 흐르고, 강물이 흐르고, 시간이 흐른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것들이 흐른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물과 공기, 끊임없이 몸안을 순환하는 혈액,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와 맥주처럼 흐를 수 있는 모든 액체와 기체를 합쳐 유체라 한다. 유체에 흐를 류()를 쓰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리고 이런 유체의 특성과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을 유체역학이라 한다. -4p

 

 

지은이 송현수 님은 서울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유체역학에 관한 연구로 공학박사를 학위를 받았기에 좀 더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소개합니다.

 

부제가 영화에서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에서 보여주듯이 이 책은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의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 주변의 폭넓은 분야에서 유체역학과 관련한 내용과 다른 과학과의 협업을 통해서 새로운 과학으로 나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흐름의 과학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1,300년 전 중국의 시성 두보가 노래한 대로

 

끝없는 장강의 물결은 도도히 흐른다.”

 

, 세상은 도도하게 흐르게 됩니다.

 

 

 

 

 

[ 1장 영화 속 흐름 ]

 

한마디로 컴퓨터 그래픽은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얼마나 정확히 계산하느냐에 따라 유동의 자연스러움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체의 흐름을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물리학자, 복잡한 수식을 풀 수 있는 수학자, 그리고 수식으로부터 얻은 해를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컴퓨터공학자들이 모이게 된 것이다. 이들은 다양한 자연 현상에 각각 적합한 수식을 세운 후, 컴퓨터를 이용하여 계산한 결과를 화면으로 나타낸다. 최근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거친 파도나 태풍과 같은 유체의 복잡한 움직임을 표현함에 있어 실제 촬영한 것인지 가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p24

 

 

과학과 영화의 협업으로 언급된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입니다. 경이로운 우주의 모습을 나타낸 이 영화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물리학과 킵 손Kip Thorne교수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손은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평생 우정을 나눈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이며, 중력파 관측에 기여한 공로로 2017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인터스텔라>의 제작 과정에서 웜홀과 블랙홀, 상대성 이론 등에 대해 자문하며 과학적으로 정확한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힘썼다고 합니다.

 

영화 상으로 특히 구현하기 어렵다고 것은 물체의 흐름인데, 대표적으로 디즈니의 <라푼젤>의 머리카락 표현과 <라이프 오브 파이> 속의 호랑이와 파도의 움직임 등은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서 유체를 표현하는 기술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2장 교통 속 흐름 ]

 

 

도로 위의 자동차들 역시 불연속적인 점이지만, 차량의 수가 많을수록 연속체인 유체와 유사하게 행동한다. 자동차들이 빠르거나 느리게 이동하고, 촘촘하거나 성글게 존재하고, 때로는 정체되는 현상은 각각 유체의 속도, 밀도, 유동 저항의 개념과 상당히 비슷하다. 물 분자와 마찬가지로 앞뒤의 차량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병 안의 물을 따를 때 주둥이에서는 물이 천천히 흐르는 병목 현상(bottleneck)처럼 자동차의 행렬도 갑자기 좁아진 도로에서 정체가 일어난다. -p41

 

 

교통이 흐름이라는 생각은 너무나 중요한 개념이라서 우리는 매순간 라디오를 통해서 또는 어느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 지도를 통해 교통의 흐름을 확인하고 출발하게 됩니다.

 

행여 교통 정체 구간을 만나게 되면 뜻하지 않은 시간과 스트레스를 가지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혼잡 통행료를 통해 시내에서 통행량을 제한하는 방법과 교통 신호체계를 개선하여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 결국에는 자율주행차를 통한 흐름의 완벽한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3장 의학 속 흐름 ]

 

 

혈액은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흐르고 있을까? 쉽게 말하자면 혈류는 배관을 타고 흐르는 물의 흐름과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다. 펌프의 압력으로 배관을 통해 물을 운송하듯이, 심장 박동을 통해 분출된 혈액은 혈관을 타고 신체의 구석구석으로 전달되고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심장은 펌프, 혈관은 파이프, 혈액은 유체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러한 유사성을 이용해 인공 심장, 인공 혈관, 인공 혈액 등을 개발하는 연구에 유체역학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72p

 

 

[ 4장 미술 속 흐름 ]

 

 

흐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혈액의 흐름일 텐데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듯이 피는 물보다 점성이 높고,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피는 결국 혈관을 막게 하여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하게 됩니다.

해결책으로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스텐트 삽입술을 하게 되는데 이는 유체의 흐름 즉 원활하게 흘러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드러내는 것입니다.

 

일본 에도시대 목판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후지산을 배경으로 거센 파도가 내뿜는 거품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파도는 바닷물이 바람이라는 강한 충격으로 인해 미세한 물방울과 공기 방울로 부서지는 과정의 반복이다. 이때 새하얀 물거품이 우리 눈에 관찰되는 것은 바닷물의 유기물이 일종의 계면 활성제surfactant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바닷물의 표면장력이 민물에 비해 거품이 잘 터지지 않도록 하여 물거품을 오래 관찬할 수 있다. -96p

 

 

우끼에요의 대표작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파리 박람회 동안 일본에서 파리로 들어가는 칼이나 도자기를 포장하는 종이로 사용되는걸 인상파 화가인 모네에 의해서 발견되고, 모네는 다른 인상파 화가들에게 알려주게 되어 오늘날 인상파를 유명하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기존의 원근법과 비교한 강렬한 원근 표현은 마네, 모네, 고흐 등에 영향을 주게 자포니즘의 영향이 키우는데 큰 역할은 하게 됩니다.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의 모습이 실재적인 표현이었는지 과장된 표현이었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는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실제로 파도를 재현하는 데 성공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 5장 경제 속 흐름 ]

 

 

1613년 세계 최초의 증권 거래소인 암스테르담 거래소가 설립된 이래 주가는 단 하루도 고정되지 않았다. 주가는 과거에도 변하였고 현재도 변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변할 것이다. 그렇기에 물리학 중에서도 유체역학은 주가의 흐름이라는 현상과 맞물려 금융 시장의 해석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시간에 따른 변화, 즉 움직임에 대해 연구하는 동역학dynamics은 유체역학의 주요 분야로 주식 시장을 분석하는 훌륭한 도구다. -127p

 

 

[ 6장 건축 속 흐름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로마 제국은 고대의 서양 문명을 대표하는 나라였다. 로마 제국이 2,000년 넘게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상하수도의 발달 때문이었다. 일찍이 설치된 공공 수도는 도시의 문명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가를 다스리는 일은 물을 다스리는 치수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나폴리만 연안에 자리 잡은 폼페이에는 아직까지 남아 있는 수도교aquaduct가 도시의 혈관 역할을 담당했다. 고산지대의 수원지에서 도시로 물을 운송하기 위해 지어진 수도교는 항상 일정한 경사도와 수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54p

 

 

, , 바람의 흐름을 관측하고 건축에 적용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특히 난방을 위해서 불을 사용한 것은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서양의 경우 벽난로를 사용해 집 안의 공기를 데우는 방식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예로부터 온돌을 통한 열을 전달하는 세 가지 방식인 대류, 전도, 복사를 이용해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해 왔습니다.

 

 

[ 7장 스포츠 속 흐름 ]

 

 

골프공의 딤플은 유체역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매끈한 공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면 큰 와류vortex가 발생하고 공기 저항 역시 커진다. 물체 주변을 흐르는 공기는 표면에서의 속도가 0이다. 이때 압력이 커지면 공기는 표면에서 떨어져 나가는데, 이를 유동 박리flow seperation라 한다. 딤플은 유동 박리가 공의 뒤편에서 천천히 일어나도록 도와주어 표면 근처에서 작은 와류만 발생한다. 이로 인해 결국 공기 저항이 줄어들고 공의 비거리는 증가한다. -203p

 

 

스포츠에서의 유체의 흐름은 2000년 호주 올림픽에서의 전신 수영복의 착용이 대표적입니다.

수영 용품 회사인 스피도의 패스트 스킨은 상어 껍질의 미세 돌기를 모사한 전신수영복으로 물과의 저항을 상당히 줄였습니다.

 

전신수영복의 기술이 우수한 나라의 선수들은 기록을 단축할 수 있었기에 국제수영연맹은 이를 도핑으로 간주하여 전신 수영복의 착용을 금지시켰습니다.

 

 

[ 8장 전쟁 속 흐름 ]

 

 

197310월 이집트군은 중동전에서 바레브 선Bar Lev Line이라 불리는 이스라엘의 거대한 모래 방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물을 이용했다. 폭탄으로도 부수기 어렵고, 돌파에 최소 이틀은 걸릴 것이라 예측되었던 방벽은 독일에서 수입한 워터 제트 펌프의 강력한 물줄기에 의해 단 9시간 만에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 창의적인 전술로 인해 이스라엘은 믿었던 바레브 선의 붕괴를 허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집트에게 참패를 당했다. -220p

 

 

[ 9장 요리 속 흐름 ]

 

 

스테이크는 어떤 조리 기구를 사용해 굽느냐, 한마디로 열의 흐름이 어떠한가에 따라서도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팬프라이pan-fry 방식은 열이 직접 전달되는 전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겉면을 바삭하게crispy 익힐 수 있는 반면 숯불 구이의 경우 열의 복사를 이용한다. 숯불은 가스불에 비해 약 4배의 적외선을 만들어 내는데, 이 원적외선far infrared ray으로 육류의 내부까지 고루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40p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이렇게흘러가는세상 #송현수 #유체역학 #MID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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