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
야마우치 마리코 지음, 박은희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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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는 일본 소설가 야마우치 마리코의 단편 12편이 엮어서 만든 작품입니다.

 

 

소설이지만 기본적으로 작가의 경험을 통해 느껴지는 부분은 10, 20대 여성이 대도시가 아닌 근교도시에서 자라면서 느끼는 쓸쓸함이 많이 느껴집니다.

 

 

단카이 세대(일본의 베이비부머)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한 일본의 경제는 세계를 다 사 버릴듯한 기세였고, 이 시기에는 지방의 쇼핑몰들도 북적거리고 붐볐습니다.

 

 

소설 전반에 느껴지는 도시를 나타내는 처연함은 일본의 경제 활황기를 지나고 잃어 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시기에 청소년과 20대를 보낸 저자가 느끼는 도시의 모습일거라 생각됩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또한 주로 차별을 받는 여성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뛰어난 감수성을 가진 저자가 그녀들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변화를 다루는 장면들을 보고 그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 책 속으로 ]

 

 

못생긴 외모로 이지메를 당하고 난후 못생긴 남성을 만나서 헤어짐을 당하는 사요짱.

 

 

추녀를 대하는 남자들의 냉정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유대인을 대하는 나치의 태도와 같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남자들을 멀리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대로 평생 남자들을 피해 사는 것은 왠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8p

 

 

 

수능을 앞두고 있는 아리사는 남자친구인 타쿠짱이 시험 당일 하코네로 여행을 가자는 제안에 같이 여행을 가지만, 그는 수능 시험일인 줄도 모르고 알고 보니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었습니다.

 

 

타쿠짱이 내가 수능 시험을 못 보게 하려고 일부러 이 타이밍에 나를 꾀어낸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내 눈에는 왠지 그가 확신범으로 보였다. 내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수 있는 천재일우의 찬스가 오늘. 미련한 나는 덫에 걸렸고, 완벽한 너의 승리. 타쿠짱은 그런 게임을 하고 있었다고 나는 생각했다. -92p

 

 

남의 기억을 훔지지 마라에서는 주인공인 여고생인 비디오 대여점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거기 일하는 동료들이 보기에는 서로 다정하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서로 시기하고 질투를 하는 관계임을 알게됩니다.

 

 

그 중 츠지이라는 여성이 들려주는 과거 고헤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 해안과 그으 방에서 가지고 온 G쇼크 시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이야기 해준 해안을 찾아서 언니와 형부와 함께 찾아가게 됩니다.

 

 

차창 밖을 내다봤다. 언니에게 저렇게 비웃음을 당하고 있는 동네.

나는 과연 이 동네를 떠나게 될까. 이 동네를 떠나서 어딘가 도시에 살게 되면, 언니처럼 이 동네 사람들을 촌놈이라고 바보 취급하게 되는 걸까.

나는 이곳에서밖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가 시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는 여기다. -154p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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