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 -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다
금수현.금난새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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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현, 금난새님의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을 읽게 되었습니다.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지휘자 금난새가 아버지와 함께 써 내려간 삶과 음악 이야기라는 부제가 알려주듯이 이 글은 한 부자의 교향곡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1악장에서 3악장까지는 아버지 금수현님이 기고한 글들 100여 편중 자제들이 뽑은 75편의 글을 모았고, 나머지 4악장은 금난새님의 글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을 읽으며, 지휘자님에 대해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과 지적인 면, 음악에 대한 열정은 어떻게 가지게 되었을 까 궁금해 했던 적이 있는데, 이제 보니 지휘자님도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라고 알게 되었습니다.

 

금수현님의 글을 통해서 한국전쟁을 전후한 사회에 대해 어렴풋이 경험하게 되었는데요. 특히 음악, 문학, 영화를 좋아하셔서 당시에 유행하는 사회상을 전해 들으며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새로운 경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란 참 묘한 물건이다. 1분에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사람도 아프면 입원하여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하며, 그 속에서도 수술을 받을 때는 1분에 얽매이게 된다. 결국 시간의 가치란 상대적인 것이므로 시간으로 돈을 사라라는 표어가 옳을는지 모른다. (중략) 시간으로 돈은 사되 자객은 사지 말자. -20p

 

금수현님이 보여주는 사물에 대한 성찰과 관념에 대한 이야기들을 유머를 가지고 풀어내는 점들은 인상적입니다.

 

시간으로 돈은 사되 자객은 사지 말자. 곱씹어볼수록 시간에 대한 상대성과 여러 가지는 생각하게 하는 말입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던 사물에 대한 철학, 굉장히 책을 많이 읽으셨고, 영화를 많이 보신 점들이 잘 드러나는 듯합니다.

음악은 그 중에서도 항상 삶의 중심이었던 것은 분명하구요.

 

하지만 그것이 인류의 생장生長이다. 박람회의 진열품은 문화산업을 대변하며 경쟁의식이야말로 발전의 모체다. 또 하나 발전의 형태는 선전PR이다. 이 선전이라는 건 직접적이고 노골적이면 효력이 없다. 버나드 쇼는 스스로 쇼의 회견기를 썼다. 그 글에서 그는 기자에게 갖은 공박을 받는다. 당시 독자들은 그렇게 참을성 있는 친구를 탐지하려고 애썼다. 그래서 쇼는 유명해졌다는 것이다. -72p

 

박람회에 대한 이야기나 당대의 인기작가, 영화배우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인상적인 부분들은 일본에서 학교를 다닌 적이 있어서인지 일본과의 비교도 흥미로운 점들이 많습니다.

 

이웃 일본에서는 소학생에게 강제 급식을 해서 2센티미터 가까이 평균 신장을 높였다고 하니 이제 라는 말을 면하게 된 셈이다. 급식이란 식량이 없어서가 아니라 뼈를 크게 하는 칼슘을 먹이려는 것이다. 우유에도 칼슘이 있지만 조개껍데기를 필요량대로 빵에 넣어버리니 안 먹을 수 없는 것이다. -95p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정말 살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구한말에 태어난 분들과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는 그 고통이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본인도 성을 김씨에서 금씨로 바꿨다는 점과 자녀분들의 이름을 다 한글 이름으로 작명할 것을 보면 일제치하에서 한글을 사용할 수 없었을 때의 고통을 얼마나 잊기 힘들었을지 감히 헤아려봅니다.

 

어려운 시절을 보낸 우리나라가 100년 동안 평균 신장이 가장 많이 큰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분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궁금합니다.

 

올해는 금수현님이 태어나신지 100주년이 된다고 하는데, 그 어려운 시절을 관통하시는 동안 음악에 대한 열정과 예술을 사랑하시고 그 사랑을 자제분들에게 전하게 되어 오늘날 우리가 금난새 지휘자님 같이 훌륭한 음악인이 곁에서 보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아버지와 아들의 교향곡은 대단히 훌륭하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김말봉님의 글에다 금수현님이 작곡한 그네입니다.

 

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

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보더라

 

한 번 구르니 나무 끝에 아련하고

두 번을 거듭 차니 사바가 발아래라

마음의 일만 근심을 바람이 실어가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아버지와아들의교향곡 #금난새 #다산책방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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